김현희 KAL기 사건 재조명
산사람의 산중한담 에서 담아왔습니다. http://blog.hani.co.kr/sansaram/16590
그동안 종적을 감추었던 김현이가 갑자기 국내에까지 나타나 언론쇼를 벌이고 있다. 왜 갑자기 이런 일이 누구의 기획으로 벌어지고 있을까? 이것은 용산사태나 재판개입사태 등으로 궁지에 몰린 쥐박정권의 강호순사건에 이은 또 하나의 관심돌리기 수법인가? 아무튼 이 기회에 858기 사건의 진실을 되짚어보자.
지난 1987년 대선 전에 일어난 KAL 858기 폭파사건은 아직도 사건의 진실에 대해 논란이 되는 사건이다. KAL기 폭파사건으로 수혜를 입은 측이 군사독재정권이었기에 그 정권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믿을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상식에 기초해 그 사건을 해석해야한다. 그 사건의 허점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보자.
1) 그 사건으로 이득을 본 집단 이 누구인가?
그 사건의 덕택에 정권을 재창출한 전두환, 노태우 정권이다. 북한은 오히려 오명만 뒤집어 썼다. 남한의 민주화세력은 대선에서 패배했다. 북한에서 남한독재정권에 이득을 주고 자기들에게 해가 되는 사건을 왜 저지르겠는가?
2) 왜 시기가 대선 직전이었나?
남한의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북한이 사건을 저질렀다는데 왜 하필 올림픽을 한참 남겨놓은 대선직전에 저질렀을까?
3) 858기의 상태는?
858기는 20년이 넘은 707 기종으로 대한항공에서 곧 폐기할 낡은 항공기였다. 그리고 탑승객들 중에 외국인은 거의 없고 대부분 중동노동자들이었다. 이런 선택은 우연이었을까? 북한이 남한의 올림픽을 방해하려고 저질렀다는데 왜 외국인이나 고위층이 아닌 무지렁이 노동자들이 타고 있는 항공기를 폭파했을까?
4) 왜 구조신호도 없이 사라졌나?
KAL 858기는 위험상황을 알리는 아무런 교신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전투기보다도 훨씬 큰 여객기는 미사일을 맞고 추락하더라도 추락전에 위험을 알리는 시간은 충분하다. 그 한 예로 83년 사할린에서 KAL007편은 미사일에 격추되었으나 약 12분간 활공하면서 긴급 구조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858기는 아무런 신호도 없이 홀연히 사라졌다. 이것은 기체가 한 방에 분해 될 정도의 강력한 폭발을 당했거나 납치됐을 경우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이 정도의 폭발을 이끌어 내려면 얼마나 많은 양의 폭탄이 필요할까? 아무리 고성능 폭탄이라도 승객이 휴대품에 숨겨 들어갈 정도의 폭약의 양으로는 불가능하다.
5) 김현희가 사용한 폭탄은?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사건 당일 김현희 일행은 폭탄은 비닐 쇼핑백에 넣어 기내 선반에 놓고 내렸다고 한다. 당시 김현희 일행을 기내에서 목격한 KAL 박길영 사무장은 남자는 짐이 없었고, 여자는 숄더백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고 진술했다.(87년 12월 2일자 조선일보) 즉 목격자의 진술에 따르면 안기부의 발표에서 나온 비닐 쇼핑백은 애초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88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김현희 일행의 소지품을 화학적 시험법 등 정밀감정을 한 결과 화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88년 1월 15일자 동아일보)
6) 항공기 잔해는?
안기부는 사건 발생 2년 반 만에 안다만 해역에서 비행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안기부는 이 잔해에 남아있는 88올림픽 표기 및 태극마크 표시로 보아 폭파된 KAL기 잔해가 틀림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14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115명이나 되는 탑승객의 유해 또는 유품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세계 여객기 사고사상 탑승객의 유품 또는 유해가 발견되지 못한 사건은 한 번도 없었다.
7) 블랙박스는?
블랙박스(비행기록 장치)만 발견돼도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잔해탐사팀은 원인규명의 가장 중요한 증거인 블랙박스를 찾기 위해 필요한 장비(수중공명위치탐지기)를 갖추지도 않은 채 수색하는 등 의도적인 소홀함을 보였다고 한다.
8) 결론은?
위에 나타난 자료를 논리적으로 해석해보면 전두환정권이 발표한 것보다 더 설득력 있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나온다.
12.12 쿠데타 및 5.18 학살 등 반인륜적 죄를 많이 저지른 전두환 일당이 대선에서 패배해 권력을 잃을 경우 죄의 대가를 받을 게 두려워 어떻게든 대선에서 이기려고 다양한 공작을 꾸몄을 것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858 사건일 것이다.
그럼 김현희는 누구일까? 안기부가 해외공작을 위해 비밀리에 키워온 공작원일 수도 있고, 안기부 말대로 북한의 공작원일 수도 있다. 김현희가 안기부 공작원이라면 858사건은 안기부의 단독 범행일 것이고, 북한 공작원이라면 남북합작 공작이 된다. 남북합작 공작일 가능성이 더 커보이므로 그쪽에 초점을 맞추어보자.
과거 신문기사를 보면 민정당과 그 후신인 한나라당은 대선을 이기기 위해 대통 령 선거 때마다 북한과 큰 거래를 해온 걸로 드러났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대선을 이기는 것이 민정당의 궁극적 목적이라면, 북한은 큰 돈이나 다른 반대급부를 받기 위해 남한독재정권을 도와온 것이다.
김현희는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쇼핑백을 들고 탔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항 검색대에서 폭탄이 발각되지 않은 걸로 봐서는 김현희가 들고 탄 것은 폭탄이 아닌 무해한 물질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김현희는 상부에서 건네준 것을 폭탄으로 믿고 지령대로 행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항공기를 한 방에 날려버리기 위해선 항공기의 아주 중요한 부위에 상당히 위력적인 양의 폭발물을 상당량 장치해야만 한다. 그러면 누가 그 폭탄을 858기에 실었을까? 그런 양 의 폭약을 항공기의 중요한 부위에 공항검색을 피해서 장착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안기부에서 서울에서 부터 858기에다 폭파 장치를 했다고 봐야한다. 그리고 타이머를 이용해 폭파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현희는 단순히 북한에서 저지른 것처럼 꾸미기 위한 조연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리고 김현희를 동행한 노인은 내용도 모르고 김현희를 따라 다니다 김현희에게 속아 앰플을 먹고 김현희에게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김현희는 아직까지 폭파사건을 자기가 저지른 걸로 믿고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가능한 가설은 안기부와 북한의 공작에 의해 858기가 인도양 상공에서 납치된 후 북한에 비밀리에 도착하여 승객과 승무원들이 북에서 아직 살고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이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둘 중 어떤 경우가 됐든 이 시나리오들이 안기부에서 발표한 수사결과보다는 훨씬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