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소통하다11.
좋은정치시민넷 손문선 공동대표
▲ "성숙한 시민사회를
위한 역할을 다 할 것"
무소속 3선 시의원 경력의 인정받는 지역구 정치역량.. 도의원 낙선 후
시민단체로 돌아가 성숙한 정치역량 갈고 닦으며 미래의 역할을 준비할 계획.. “지역 주민 사랑에
보답하겠다”
손문선 전 익산시의원은 두말할 필요 없는 익산시의 정치 스타다. 2002년 4대 의회에 무소속으로 입성해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을 정도로 시민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았으며, 의정활동에 있어서도 전문성과 성실성을 겸비한 날카로운 활동으로
독보적인 의원상을 보여 줬다. 이에 소속을 뛰어넘는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확고하게 받았던 정치계의 스타였다.
그랬던 그가 오래 활동했던 정치권에서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의원에 출마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낙선했기 때문이다. 항상 무소속 후보였던 그가 당내 경선에 참여하게 된 과정과 경선 절차에서도 여러 가지 복잡한 일이 있었지만 그는
깨끗하게 물러서 자연인으로 돌아갔다. 책임을 지는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자신의 책임을 변명하고 입장을
번복하는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안타까운 시선이 주를 이뤘다. 한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안타까운 탄식으로 터져 나온
셈이다. 그는 이러한 지지자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워낙 성실이 몸에 배어 있어 선거에서 물러난 이후 휴식도 없이
익산시를 위한 공부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손 전 시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선거가 끝나고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근황이 궁금한 시민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손= 초선의원 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초선의원들을 위한 강의도 했고 참여연대에서 주최하는 사회적기업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맡기도 했다. 또 평소처럼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며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의원으로 활동할 때보다 시간에 여유가 생겼으니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협동조합과 관련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자치단체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대안으로 협동조합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외부 의존에 의한 일자리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협동조합과 같이 지역 내에서 일어나는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 3선을 지내면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을 텐데 낙선한 이후에도 여전히 연구 중인 것
같습니다.
손=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을 위한 과제와 고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경제 활성화와 부가가치 생산, 일자리창출
문제와 쏠림현상 가속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고민들이 생겼다. 개발을 통한 경제 활성화의 시대는 지나갔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익산시도 마찬가지다. 오로지 대기업의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 노력은 그 기업이 흔들리면 지역이 흔들리는 위험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도시 경제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협동조합에 대해 연구하는 것도 그러한
지역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셈이다. 그렇게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서 소통하며 공부하는 것이 내가 아는 휴식이다. 워낙 놀 줄 모르기도
하고.
◇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경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여론조사에서는 앞섰기에 더욱
억울한 면도 있을 것 같은데.
손=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언젠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그 결과가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깨끗하게 물러났으며 처음 출발했던 마음으로 끝까지 가지 못했던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무소속을 버리고 신당에 참여했던 것은 지방정치의 문제인 독점구조를 깨기 위해서였는데 결국 양당통합으로 인해 명분이
상실돼 버렸다. 그래도 정치인으로서 유불리를 따져 노선을 변경한다거나 함부로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깨끗이 승복했고 새로운
준비에 나섰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스스로 더 성숙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였던 ‘새정치’를 위해 앞장섰던 정치인으로서 이번 지방선거를
돌아본다면.
손= 새정치에 대한 개념은 각자 다르겠지만 기존 정치 문화를 깨뜨리고 바꾸자는 것엔 기본적인 공감대가 있을
것이다. 영·호남 지역의 해묵은 문제인 특정정당 독점을 깨야한다는 요구로 새정치에 대한 열망이 일었다.
국회의원과 당대표에 대해 줄서기와 파벌문화의 혁신으로 왜곡된 정당문화를 바꾸는 것, 돈과 조직을 동원한 선거가
아니라 세밀한 후보자 검증을 통한 선거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요구됐지만 통합이 되면서 세 싸움을 벌이고 원칙과 룰을 저버리는 등
실망스러운 꼴을 보이고 말았다.
시민들의 새로운 기대가 무너진 것이다. 그런 실망이 무소속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돌아보면
이번 지방선거는 대한민국 정치역사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변화의 기회였다. 하지만 통합이라는 선택에 의해 결국 변화는 통한의 물거품으로 사라졌다.
동력이 상실된 이 땅에서 어떻게 다시 변화를 얘기할 수 있을지 정치인으로서 가져야 할 고민이다.
◇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 몸담고 있는데 정당정치의 어떤 변화를 보여줄 것인지.
손= 책임정당이다. 정당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분명히 하고 민주적인 운영시스템 아래에서 정치적인 사안에는
책임을 지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정치적 판단으로 중도에 사퇴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안 된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일꾼을 육성하는 역할을 정당이 해야 한다. 지역주민과 호흡할 수 있는 일꾼을 훈련시켜 정치신인을
발굴하는 것도 정당의 역할이다. 올바르게 지역주민들 사이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정당이 없다.
또한 정치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한 시민의식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정치가 주민과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관건인데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성숙히 이야기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틀이 있어야 한다. 그런 네트워크가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고 정치변화를
가져오는 동력이 될 것이다.
◇ 박경철 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손= 시민이 시장이라고 소통을 강조한 것처럼 모든 사안에 대해 서로 토론하고 협력을 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시민이 주인이 되고 다양한 문제들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의회나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본인이 강조한 대로 거버넌스(협치) 형태를 추구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항이나 무관심으로 익산시가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손= 낙선 후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일선에서 물러나니 오히려 시민들이
아쉬워하며 다가왔다. 선거에서 떨어지고 그런 사랑을 받는 정치인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아껴주고 지지해준 것에 감사드린다. 30만
익산시가 경쟁력 있는 도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도시가 되려면 시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꾸준히 관심을 갖고 여러 사안을 지켜보는 것이
잘못된 일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결과에 대한 비판에만 나서지 말고 과정에도 관심을 갖고 시민단체 활동 등에 참여하는 등 시민으로서의 의식을
찾아나가길 부탁드리고 싶다.
정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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