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소설의 어조
어조란 작품에 나타나는 작가의 태도이다. 즉 인물이나 소재 혹은 독자에 대한 작가의 태도를 의미한다. 작가는 한 인물에 대하여 동정적인 태도를 보일수도 있고 랭소적인 태도를 보일수도 있다. 이러한 작가의 태도가 곧 어조이다. 즉 소설에서 언어의 기교적인 배렬로 인해 전달되는 화자의 정서적태도와 느낌, 문학작품에서 언어 에 의해 나타나는 분위기, 기분을 의미한다.
소설에서 어조는 문체와 긴밀하게 관련되여있다. 흔히 문체에서 연유하는 어떠한 효과도 문체가 어조설정에 기여하는만큼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리하여 문체가 수단으로 어조가 목적으로 취급고있다.
어조는 작품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분위 기는 작품의 총체적의미나 주체의식을 간접적으로 밝혀주는 기능을 한다. 즉 어조는 작품의 주제와 깊은 련관은 갖는다.
어조에는 여러가지 양태가 있다. 이를테면 반어적어조, 풍자적 어조, 객관적어조, 랭소적어조, 락천적어조, 해학적어조, 비극적태도 등을 들수 있다, 오 헨리는 풍자적어조를 즐겨쓰며 체호브의 소설에 는 해학적인 어조가 많이 나타난다. 반면에 로신은 반어적인 수법을 많이 쓰고 또 능란하게 쓴다.
특히 오 헨리는 소설《경찰과 찬송가》에서 눈물겨운 웃음으로 악렬한 사회환경속에서의 쏘피의 비참한 처지, 정신풍모와 지향을 보여주면서 그를 동정하였다. 동시에 그를 비극적처지에 밀어넣은 미국사회의 현실을 풍자하였다. 미국생활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리우는 그의 소설에는 익살과 해학이 중심을 이루고있다. 소설에는 유모아 적이고 익살스러운 언어표현들이 아주 많다.
례를 든다면 《치안판사가 나머지 일은 처리해줄테니까》,《먹히 울번했던 오리의 운명은 무사하게 되였다.》,《쏘피는 말썽많은 구두 와 바지를 디밀었다.》,《그는 목수의 접는 자막대기처럼 관절 하나 하나를 펴면서 오또기동작으로 일어났다.》,《그자들의 포승에 얽히 기를 원했건만 자기를 마치 과오를 범할수 없는 임금이나 되는것처럼 그자들은 생각하고있는것이다.》등등, 이런 례를 더 들어보자.
례: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듯하던 눈은 아니오고 얼다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였다. 이 날이야말로 동소문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좋은 날이였다.
…그러자 산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의 똥같은 눈물이 죽은이의 뺏뺏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였다. 문득 김첨지에게는 미칠듯이 제 얼굴을 죽은이의 얼굴에 한데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해설 :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이다. 아침부터 벌이가 좋아 '운수좋은 날'이라고 여긴날 저녁,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죽어있었다. 여기서 '운수좋은 날'이란 말은 가장 참혹하고 비통한 날의 반어로서 그 참모습이 드러난다.
부정적인물에 대한 비판적이고 공격적이며 풍자적인 어조를 보자.
례: 초리가 길게 째져 올라간 봉의 눈, 준수하니 복이 들어 보이는 코, 뿌리가 추욱처진 귀와 큼직한 입모, 다아 수부귀다남자 (壽富貴 多男子)의 상입니다. 나이?…올해 일흔두살입니다. 그러나 시삐 여기진 마시오. 심장비대증으로 천식기가 좀 있어 망정이지, 정정한 품이 서른살 먹은 장정 여대친답니다.
무얼 가지고 겨루든지 말이지요. 그 차림새가 또한 혼란스럽습 니다. 옷은 안팎으로 윤이 지르르 흐르는 모시진솔것이요, 머리에는 탕건에 받쳐 죽영(竹纓)달린 통영갓이 날아갈듯 올라앉았습니다. 발에는 크막하니 솜을 한근씩은 두었음직한 흰버선에 운두 새까만 마른신을 조그맣게 신고, 바른손에는 은으로 개대가리를 만들어 붙인 화류개화장이요, 왼손에는 서른네살박이 묵직한 합죽선입니다.
이 풍신이야말로 아까울사, 옛날 세상이었더면 일도(一道)의 방백(方伯)일시 분명합니다. 그런것을 간혹 입이 비뚤어진 친구는 광대로 인식착오를 일으키고, 동경·대판의 사탕장수들은 캬라멜 대장 감으로 침을 삼키니 통탄할 일입니다.
(해설 : 채만식의 '태평천하'이다. 이 작품의 풍자는 반어를 통한 부정적 인물의 희화화(戱畵化)에 의해 이루어진다. 겉으로는 추켜올리면서 실제로는 격하시키는 반어적표현으로 윤직원영감을 웃음거리 로 만들고있다.)
소설의 경우, 토운은 작가가 취하는 시점이나 서술의 각도를 언어질서로 구체화한것을 뜻한다. 그런데 토운은 실제작품에서는 작품전체를 지배하는 분위기의 형태로 나타난다. 작품전체의 분위 기는 그 해당작품의 총체적의미나 주제의식을 간접적으로 밝혀주는 장치가 될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토운은 서술방법이나 시점에 관한 보충개념이 되면서 동시에 주제와도 깊은 련관을 갖게 되는것이다.
시골에서 머슴사는 주인공을 나레이터로 설정하고 있는 김유정의 《봄, 봄》은 투박한 시골말을 다수 사용하여 익살과 소박성을 지배 적인 토운으로 깔고있다. 그런가 하면 여섯살 난 소녀를 관찰자로 내세움으로써 주요섭의《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일단 순진성의 토운을 드러내는데 성공하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여섯살 난 소녀의 눈과 감수성의 망에 잡혀 들어온 내용만을 다루고 있음으로써 이 소설은 자동적으로 과부인 어머니와 사랑방 아저씨와의 관계를 랑만적인 토운으로 설명할수밖에 없었던것이다. 이에 비한다면 최서해의《탈출기》가 유지하고 있는 토운은 일면 비장하면서도 엄숙한 느낌마저 준다.
이 작품은《봄, 봄>과 마찬 가지로 일인칭 주인공 화자의 시점을 취하고 있긴하지만 주인공이 고통을 만나는 방법의 면에서는 《봄, 봄》과의 '장마'는 작가가 친구로부터 비극의 이야기를 듣고 시대의 아픔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여기서의 동기는 친구의 가족사적인 비극이 주는 아픔이라고 할수 있다.
7. 소설문체와 주제
문체는 문학의 용어일뿐만아니라 예술전반과 생활, 그리고 행동 양식에 이르기까지 두루 쓰이는 말이다. 즉 문체란「저자를 둘러 싸고 있는 세계의 개인적인 려과의 반영」이다. 개인적인 려과란 선택의 문제와 직결된것은 물론이고 작가가 어떤 문체를 선택할 때 그 선택속에는 이미 작가의 세계관이 들어온다.
하드보일드문체 현대의 작가들이 즐겨 구사하는 문체양상의 한 가지이다. 흔히 헤밍웨이에 의해 확립되었다고 말하는 이 문체는 사건을 냉정하고 극적으로 부각시키는데 유효하다. 이런 문체에 의존하는 이야기에서 화자의 개입은 철저하게 배제되고 행동과 사건 들을 주로 대화와 묘사에 의해서만 제시된다. 작가 자신의 역할을 피사체를 포착하는 카메라의 눈으로 제한시킨다는 원칙이 따른다.
핵심적사건이란 서사물에서 이야기의 주요한 흐름을 이끌어가는
서사적계기들을 일컫는다. 그것이 제거될 경우 서사적흐름에 치명 적인 손상을 입히게 된다. 서술에 의한 주제의 요약적제시, 묘사나 대화에 의한 주제의 극적제시 등 소설의 주제는 문체에 따라 효과 적으로 표현된다.
주제의 의미로 말하면《이 소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라고
질문을 한다면 그 물음이 바로 소설의 주제를 묻는것이라 할수 있다. 소설에서 주제의식은 어떤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수 있는가를 모색한것으로 또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려는 모습을 제시하려 한것이다. 즉 소설의 주제는 휴머니즘(인문주의)로 귀납된다.
소설은 사실의 진술에 머무르지 않고 그 사건의 리면에 숨은 의미를 나타내려고 한다. 이 의미가 바로 작가가 하고싶은 말이며 이 하고싶은 말이 곧 주제이다. 주제는 제재, 인물, 상황, 이야기의 뒤에 숨어서 그 모든것을 지배하는 작품의 통일원리이기도 하고 따라 서 작품의 모든 요소는 주제의 구현에 도움이 되고있다.
소설의 주제는 작가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뜻하는것이다. 소설의 주제는 작가가 자신의 삶과 이 세계에 대해 지니고 있는 문제의식을 구현한것이다. 소설의 주제는 작품속에 구체적으로 용해되어 나타 나는 중심사상이요, 핵심적인 의미이다. 주제와 제재의 관계로 말하 면 주제는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그 무엇에 해당되는것이며 제재는 주제를 낳기 위해 동원되는 재료나 근거라 할수 있다.
제재가 특수한 상황이나 경우를 일러주는것이라면 주제는 이러한 제재의 속성을 일반화, 추상화한 끝에 얻은것이라 할수 있다. 주제는 추상화의 산물이지만 제재는 구체적인 과정으로 비유할수 있다. 문 학작품은 주제를 교묘하게 숨기고 작품의 인물과 플롯, 분위기, 배경 등등 여러가지 소설의 요소를 통해 표출한다.
이때에 가장 중요한것은 동기이다. 동기는 작가가 어떤 소재에 대하여 처음에 받은 감동인데 이 동기의 구체화가 바로 주제인것이다. 례를 들어 고골리의 유명한 소설《죽은 넋》의 소재는 원래 뿌쉬낀에 게서 넘겨받은것이라고 한다. 고골리는 뿌쉬낀의 이야기를 듣고 창작 동기가 생기고 그 소재를 구체화하여 무거운 주제를 담은 풍자기법 의 명소설을 창작하였던것이다.
작가는 소설에서 치치꼬브가 죽은 넋을 사는 이야기를 통해 일부 로씨야지주계급의 형상을 성공적으로 부각하였다. 형형색색의 로씨야 관료와 신흥자산계급에 대해 심각한 폭로와 신랄한 풍자를 하였고 실감있게 그들의 몰골을 그려냈으며 날따라 와해되는 농노제의 추세 를 까밝혔다. 작가의 창작동기가 낳은 주제는 그처럼 무거웠다.
가령 현진건의《빈처》를 례로 들자면 제재는 일제 때 어느 소설가지망생의 무능과 가난, 아내의 희망 등이 될것이나 주제는 지식인의 궁핍정도로 그 륜곽을 잡아볼수 있다. 좀더 추상화해 본다 면《이 소설의 주제는“예술가지망생의 의욕과 현실사이의 거리 ” 란 말로 표현가능하다. 주제가 반복되는것이라면 제재는 끊임 없이 바뀌는것이라 할수 있다. (조남현 《소설원론》》
주제는 쉽사리 명료하게 파악할수 있는 주제와 작품속에 잠입해 있는 함축적인 주제로 나누어진다. 리광수의 《흙》, 리기영의 장편 소설《땅》같은 소설들은 주제를 겉으로 드러내고있다. 허숭과 곽바 위 등의 주인공들이 지닌 의식과 발언내용은 작품전체의 주제와 직접 적으로 닿아있다. 말하자면 그들 주인공은 작가가 지닌 사상과 감정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그것은 곧 문학적 형상화의 미숙성을 의미한다. 주제를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그것을 외부로 드러나게 언급한다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소설에 이르면서 주제의 내면화가 이루어져 왔으며 이런 현상을 현대소설의 특징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단일한 주제를 제 1의 원칙으로 삼고있는 단편소설에서는 주제를 파악하기 쉬우나 작가의 개성, 생활감정, 인생관, 가치관 같은것이 좀더 광범위하게 반영되는 장편소설에서는 주제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소설에서 주제가 행동을 통하여 나타나는것이 가장 보편적인 현상이며 어느 작품이든지 그 작품의 주제는 행동을 매개로 하여 독자에게 전달된다. 행동을 통한 주제를 파악하는데 있어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부차적스토리의 전개상황에 대하여 필요이상으로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부차적인스토리는 행동을 보조해 주는 구실밖에는 해주지 않는다.
어조를 통하여 주제가 전달될수도 있다. 어조를 통한 주제파악은 작품에 나타난 작가의 태도를 중시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어조라는 것은 소재와 독자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작품속에 반영된것을 말한다. 하나의 사물을 작품에 나타낼 때에도 그것은 작가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편차를 가지고 다가오고 주제도 달라지는것이다. 이상의 소설 《날개》는 역설적어조를 가지고있다.
그것은 첫부분에 나타나는 프롤로그에서도 알수있지만 서로의 대립항을 설정하여 “골방”의 이미지와 날고싶다는 “자유”의 이미 지 등의 역설적인 상황설정으로 주제를 암시하고 있는것이다. 손창 섭은 랭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자신의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들의 행동을 조소하듯 그리고있다. 현대작가 가운데 어조를 가장 잘 살린 사람은 채만식이라고 할수 있는데 그의 《태평천하》같은 작품 은 거의 어조에 의해서 풍자성을 표출하고있다.
례: 허리를 안아본다면, 아마 모르면 몰라도 한아름하고도 반은 실히 될까 봅니다. 그런데다가도 알맞게 다섯자 아홉치는 넉넉합니다. 얼핏 알아듣기 쉽게 빗대면 지금 그가 타고 온 인력거가 장난감 같고 그 큰 대문간이 들어서기도 전에 그들먹합니다. 얼굴도 좋습니다.
여기서 작가는 등장인물의 외형을 정확하게 묘사하기보다는 그 인물에 대한 작가의 태도를 암시하는데 력점을 두고있다. 허리둘레가 한 아름하고도 반이 된다든가, 키가 알맞게 다섯자 아홉치라든가 대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꽉 찬다든가 하는 표현은 그 의도가 묘사에 있는것이 아니라 윤직원 영감을 희화화하면서 작품전체를 풍자적으로 전개하려는데 있는것이다.
분위기를 통하여 주제를 전달할수 있다. 분위기는 배경이나 인물, 정황 등에 의해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정조를 말하며 이것은 한편으로 심리적인 측면을 내포하고있다. 작가립장에서 분위기를 고양시키려면 독자로 하여금 어떤 배경 또는 장면에 관하여 읽고 련상작용을 일으키게 유도하는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독자립장에서는 작가가 의도하는 심리적인 련상작용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리해하여야 한다. 최서해의 단편소설《기아와 살륙》,《박돌이의 죽음》등 작품들은 분위기가 주제의 륜곽을 암시 해 준다.
현대소설의 주제를 대략적으로 귀납한다면 주요하게 합리적판단 에 근거한 인간의 본성 탐구와 환상적, 심리적기법에 의한 인간의 본성탐구, 인간의 사회관계 즉 넓은 의미의 풍속에 대한 해석과 비판 이라고 말할수 있다.
8. 구성과 주제
작품의 주제는 결국 작품의 내용을 하나의 통일된 정체로 만드는 작품의 전반적인 조직과 배치로서의 구성에 의해서 드러난다. 구성은 작품의 내용을 표현하면서 주제를 나타내는 주요한 예술수단이다. 구성은 작품의 내용, 작가의 구상, 창작개성, 체재들의 다름에 따라 그 방식도 다르게 될수밖에 없다.
최서해의 《탈출기》의 경우, 순행적으로 이루졌던 탈가의 감정 구조에 역행적회상의 구조를 사용함으로써 주인공이 겪어온 심각한 극적체험과 심리적고통을 통하여 그가 더는 타협할수 없는 현실을 반대하여 항거해나서지 않을수 없었던 생활의 론리, 성격발전의 론리 를 자연스럽게 효과적으로 도출해내였다. 핍진한 서술에 의한 주제의 요약적제시, 묘사나 대화에 의한 주제의 극적제시 등 소설의 주제는 문체에 따라 효과적으로 표현된다.
시점과 주제도 불가분리적이다. 서술자의 위치와 성격은 작품과 독자의 거리와 작가의 인생관 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주제를 형상화한다. 배경은 등장인물의 활동공간이라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서서 주제를 향하여 통일성있게 배치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한다
9. 소설의 갈래
길이에 따라 단편소설, 중편소설, 장편소설, 벽소설 등으로 분류한다. 단편소설은 보통200자 원고지 100매 내외의 분량이다. 분량이 짧은 만큼 압축의 기교, 기지, 해학 등이 필요하다. 단일한 주제, 성격, 사건을 긴밀하게 구성하여 통일된 인상을 준다. 인생의 한단면을 제시하며 주인공은 평면적인물이 적합하다.
중편소설은 보통 200자 원고지 300매 내외의 분량이다. 단편 소설처럼 구성의 긴밀성을 유지하나, 인물성격, 주제, 사건의 발전 등은 장편소설과 비슷하다. 사회와 인간을 전체적으로 그린다.
장편소설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그려내므로 규모가 크고 구성이 복잡하다. 인간에 대한 통찰, 곧 사상성이 요구된다. 상황에 따라 성격이 변하는 입체적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장편대하소설도 있다. 한 인물의 성장과정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포괄적으로 그리거나 한가족이 세대를 이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해 나가는 대하장편소설이다. 장구한 시간의 흐름속에서 이루어 지는 인물들의 복잡한 삶의 양상을 형상화함으로써 사회의 변화양상 및 인간삶의 전체상을 포착하려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다. 긴 시간의 흐름 및 많은 인물들에 의해 복잡다단하게 얼크러지는 사건의 제시를 통해 사회의 변화상과 인간의 삶에 대한 총체적조명에 그 초점을 맞추고있기때문이다.
수대에 걸친 오랜 기간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대체로 서술상 완만한 속도를 가지면서 이야기의 서두에서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순차적계기성에 의해 사건이 제시되는 기법적특징을 가진다.
벽소설을 미니소설이라고도 하는데 가장 짧은 형식의 소설로 200자 원고지 20~30매 이내의것, 아주 작은 이야기를 함축성 있게 표현하는것이 특징이다. 통상적으로 꽁뜨(conte)라고도 한다.
의도에 따라 본격소설, 통속소설로 나누어 보기도 한다. 본격 소설은 장르의 개념도 아니고 통속소설과 그 개념이 대립된다. 작품의 예술성을 추구하는 소설로서 당파적의도나 상업적의도가 개입 되지 않은 소설을 가리킨다.
우리의 비평적전통속에서는 이 용어 보다는 순수소설이라는 개념 이 좀 더 선호되였다. 그러나 이 개념 속에는 반정치주의, 혹은 탈력 사주의가 슴배여있다는 점에서 순수 소설이라는 용어는 본격소설이 라는 용어와 부합되지 않는다.
비평적담화가 어떤 이야기의 현상을 지칭하여 통속소설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그 말속엔 경멸의 감정이 담긴다. 그러나 이 감정 은 대개는 주관적인것이다. 통속소설은 본격소설에 대립하는 소설의 존재방식으로 간주되지만 이 대립적인 소설적류형을 엄밀하면서도 객관적으로 구분해 줄 론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대중소설은 (흥미본위의 소설로 흔히 풍속소설이라 한다. 예술 성은 별로 고려하 지 않으며 상업적성격을 띤다. 특히 남녀간의 적라 라한 애정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는 소설)을 말한다.
화자의 위치에 따라서 1인칭 소설 ( 화자가 '나'로서 작품속에 등장한다.), 신변소설, 심경소설, 일본의 사소설 등과 3인칭소설 (화자가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로 분류하고있다. 인물의 묘사방식 에 따라 성격소설 (인물의 성격묘사를 주로 한 소설),심리소 설(인물의 내면의식의 흐름을 주로 묘사하는 소설)이 있다.
이외 추상적 리상주의소설이라는 양태도 있다. 복잡한 세계와 련결된 주인공의 행동 양식이 아주 좁은 의식, 즉 맹목적신앙에 가까운 의식의 지배를 받고 있는 소설형태를 말한다. 이 경우 주인공 은 자기 나름의 일정한 가치를 추구하는데 거의 광신에 가까운 형태 를 취한다. <동키호테>, <붉은것과 검은것> 등이 좋은 례가 된다.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제재에 따라 나누기도 한다.
1) 농민소설: 농민과 농촌의 문제를 소태로 하여 씌어진 소설 이다. 그러나 농민소설은 전원적이고 향토적인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배경으로 하거나 단순히 농민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농촌소설과는 달리 당대의 농촌이 안고있는 구조적인 모순이나 농민의식의 성장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 특성이 두드러진다.
2)농촌소설: 도시는 현대 문명의 온갖 병폐와 생존의 갈등이 분출되는 비인간적인 삶의 공간이며, 농촌은 미풍양속이 상존하는 인간적이고 목가 적인 삶의 환경이라는식의 생각은 더 이상 농촌과 농촌적인 삶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이라고 볼수 없게 되었다.
농촌소설이란 서정 적이며 목가적인 삶의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배경삼아 '농자천하 지대본'이라는 중농주의적세계관을 자족적으로 수락한 사람들의 소박 하면서도 따뜻한 삶의 얽힘을 주된 이야기의 골격으로 삼는 소설을 지칭한다고 보기때문이다. 이제 농촌을 배경삼 고 농촌의 삶을 문제삼는 대부분의 소설들에게 부여되는 류형적 명칭은 농촌소설이 아니고 농민소설이여야 옳다.
3) 도시소설: 도시는 농촌과 함께 이제까지 인간 사회가 만들어
낸 가장 특징적이고 복합적인 생활 환경이면서 동시에 인간경험의 범위와 성격을 규정하는 지리적, 문화적공간을 이루고있다. 따라서 소설에서 도시가 배경으로 쓰이는것은 극히 자연스런운 일이다.
산업화와 도시화를 특징으로하는 근대사회의 역동적 변화가 삶에 가져온 희망과 환멸, 충족과 결핍에 대하여 특출한 통찰을 보여 준 근대소설의 걸작들에서 도시는 종종 인간의 운명에 깊숙이 개입하는 자극과 충격의 불가시적 세계로 나타난다.
4) 모험소설: 모험이란 위험과 난관을 무릅쓰로 어떤 어떤 일에 용기있게 도전하는 행동을 가리키며 모험소설이란 따라서 그러한 행위들이 이야기의 골격을 이루고있는 소설을 가리킨다고 볼수 있다.
이 개념이 확대되면 거의 모든 소설문학을 포괄할수도 있다. 왜냐하면 순탄한 삶의 래력만을 이야기화하는 소설을 찾기란 어렵고 소설에는 례외없이 시련과 난관에 봉착해서 그것을 딛고 일어서려는 용기있는 인물의 행동이 그려지게 마련이기때문이다.
5) 메타소설 (Metafiction) 20세기 소설에 나타난 주요특징가 운데 하나는 소설이라는 문학형식에 대한 반성적의식, 소설을 쓴다 는 행위자체에 대한 반성의식이 극히 첨예화되었다는 점이다. 자의 식적경향이 강한 소설에 있어서 일차작인 관심사는 소설의 형식을 빌어 무엇인가를 재현하는것이 아니라 소설의 인공적성격을 드러 내는것, 소설제작의 과정 자체를 로출시키는것이다.
이처럼 소설창작의 실태를 통하여 소설의 리론을 탐구하는 자의식적경향의 소설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즉 메타소설은 허구의 의의를 극대화시켜 거기에서 일상적 현실을 넘어선《가능한 세계》 를 찾고자 하는 상상적모험의 문학이라고 해도 무방할것이다.
6) 모델소설: 현실에 실재하는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들을 허구 적기술속에서 재현, 구성해 내는 소설의 종류를 가리킨다. 재현이라 는 추상적 론리가 실증가능한 사실에 류사하게 근접해가는 허구적 산문양식을 일컫는다. 류사한 서사양식으로 기록소설과 사소설을 꼽을수 있다. 기록소설은 실제 사건의 전말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기술하기에 력사로서의 특징과 문학으로서의 특징을 공유한다.
사소설에서는 대체로 작가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이 작가화자에 의해 진술된다. 이러한 분류의 준거는 그 경계가 다소간을 애매하고 임의적이며 대체로 재현의 정도에 따라 개념을 규정하고 구분한다. 모델 소설은 실제 인물이나 사건을 차용해 오기때문에 사회 소설 로서의 특징을 강하게 나타낸다는 사실도 주목할만하다.
7) 무협소설:대표적인 통속대중소설의 일종이다. 무예에 출중한 기인(奇人), 강호의 호걸들이 펼쳐보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능력, 의리와 사랑 등을 주로 다루며 사필귀정과 권선징악 등을 주제적 양상으로 취급한다.
특징으로는 플롯의 류형성을 들수 있는데 대체로 하늘에 의해서 란세를 구원할 영웅으로 점지된 소년이 일찍이 부모와 스승을 원수에 의해 잃고 절치부심하여 무예를 닦아 청년고수가 된 다음에 복수를 함으로써 이야기가 종결되는 구조를 가지고있다. 독자들은 자신의 허무와 권태를 무협소설을 통해 달래거나 갈앉힌다.
8) 문제소설: 이 용어는 주목되는 당대의 사회적쟁점을 문제 삼음으로써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특수하면서도 제한된 목적에 에 좇아서 씌어지는 소설일반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문제소설이 기대하는것은 독자의 심미적반응이 아니다. 문제 소설은 좀더 구체적인 목적, 당면한 문제적국면에 대한 독자의 인식을 확신시킴으로써 제기되는 쟁점에 독자들의 능동적이며 실천 적인 참여를 요구하여 위해 씌여진다.
9) 목적소설: 교훈의 제시를 목적으로 씌어진 소설전반에 적용되는 용어로서 관념이 형식을 구속할 경우 그 작품은 교훈적이며 관념과 형식이 상호구속하면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경우 그 작품 은 예술적이다.
10) 산문형식으로서의 소설: 소설은 산문형식의 문학이다. 률문(律文)에 비해 덜 비유적이자 더 서술적인 양식이다. 그러면 소설이 이러한 산문을 표현형식으로 택한 리유는 무엇인가? 그 하나는 복잡한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알맞은 형식이 산문이며 다른 하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자연주의적경향때문이다. 이러한 근대사회의 산문화 요구에 부응하여 탄생된것이 근대소설이다.
근대사회는 자연과학적인 합리성, 사실성, 실증성을 중시한다. 그리하여 근대문학도 지적인 표현, 사실적인 표현을 요구하게 되였 으며 이러한 요구에 알맞은 형식이 바로 산문이었다. 시민사회의 새로운 문학양식인 근대소설은 사회의 복잡한 사상이나 감정, 까지도 그대로 반영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평이하며 동시에 유기적인 표현방식을 선택하지 않을수 없게 되였다. 그러나 소설을 쓰는 목적은 공리성에 있고 도덕적교화를 주는데 있지 심심풀이를 하게 하는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