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제주도 이야기를 풀어볼까한다.
지난 여름휴가를 어찌 보내야하는지 참 고민이 많았었다.
제주도는 우연찮은 기회에 미니벨로이야기라는 카페 회원들과 가려다가 시간이 안맞아 포기...
그러나 내게 포기란 배추셀때 쓰는 단어..ㅋㅋ
또 다른 멤버를 구성했다.
사실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하는 것이 처음 목표였다면
출사여행으로 바뀌어버린 또 다른 의미의 여행이 되었다.
광고사진을 찍는 도반과 영화 조명감독을 하시는 도반(여기서 도반이란 같은 길을 가는 사람...)과 함께 했다.
두분 모두 자전거로 생활하시던 분들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출발은 좋았다.
지인을 통해 제주경찰청에 근무하시는 분의 관사에서 머물기로 했고(사실 차를 가져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가서는 조명감독님 친구분이 계시다길래 별 생각없이 무계획으로 출발하게 된 제주여행..
비행기로는 자전거를 분리해서 실어야하기에 우린 배를 탔다.
3등실이라 불편할거란 생각도 잠시.. 자전차를 배 화물칸에 실고 줄 끝에 가서 따라 들어간 배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3등실이 최소 100여명이 들락거릴거라 생각했었는데 약 3~40여명이 함께
취침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뉘어있었던 게다.
입구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늦게 오른 덕이다.ㅋㅋ
그래서 아침에 일어날 때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다.
ㅋㅋㅋ
배를 타는 가장 즐거운 일은 갈매기와의 대화다.
사진기를 들고 사람들이 모여 새우스낵을 들고 팔을 높이 올리면 어느샌가 날아와 콕 집어 입에 물고 간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람과 함께 놀이는 하는 듯 하다.
먹을까말까 고민하는 갈매기의 눈빛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날아다니며 사람들과 친분을 과시한다.
먹이를 잘 받아 먹는 녀석들은 정말로 몸집에 제법 튼실하다..
못 받아먹고 바닥을 찾아 다니는 녀석들은 왠지 외소하고 힘이 없어보여 애처롭기까지 했다.
갈매기와의 시간도 잠시 저녁식사 시간이 8시까지로 한정되어 있어 급히 식당으로 갔다.
생각보다 맛난 식단이었다.
배가 무지 커서일까? 흔들림이 없었다.
출발전에 혹시 몰라 멀미약을 먹었는데 같이 가신 조명감독님은 그러잖아도 배탈이 났었던 터라 약발이 무지
잘 받아서 거의 마약을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갑판위로 올라가 멀어져가는 육지와 끝없이 펼쳐진 칡흙빛 바다를 바라보았다.
어느 순간 그리 많던 갈매기들도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고 배의 엔진 소리만이 광활한 바다의 정적을 깨웠다.
그리고 9시가 될 무렵부터 선상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예전에 1박2일에서 봤던 그 불꽃놀이와 디스코타임..^^
저녁을 씻고 난 터라 화장도 다 지웠는데...이런 이벤트가 있을 줄 알았다면 아무리 어두운 밤일지라도
화장을 지우지 않고 즐기는 건데하는 짧은 후회도 잠시...
정말 까맣게 물든 바다위 하늘에 터져오르는 불꽃들은 심장에서 튀어오르는 환희같았다.
녀석들의 모습을 휴대폰카메라에 담아 보여드릴 수 없음이 안타깝다.^^
(다음에 수정하면서 올려볼께요..^^)
신나는 음악이 나오기 무섭게 4~50대 아주머니들의 화려한 무대가 시작되었다.
난 귀퉁이에 서서 난간을 잡고 혼자 살짝쿵씩 흔들어 줬다.
ㅋㅋ
동행한 두분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른다..ㅋㅋㅋ
후에 알았는데 한분은 주무시러..다른 한분은 더 높은 갑판에서 누가 춤을 젤 잘 추는지 구경하고 계셨다는..ㅋ
아웅 창피해..ㅋㅋ그렇게 밤바다의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1시간 가량을 보냈더니
잠이 쏟아진다...
레스토랑에서 라이브호프를 하고 있으니 많은 애용바란다는 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제 주위에 많은 분들은 올림픽 중계를 보느라 잠을 잘 이루지 못하시더군요.
그리곤 아침이 밝았습니다.
왠일입니까? 7시가 좀 넘었을 시간인데...
한복판에 우리 셋만 아직도 꿈나라인 듯 싶습니다.
저 구석에 한 가족 빼고 말이지요..ㅋㅋ
일어나서 씻고 화장을 하고 식사를 마치고 갑판에 나가 살짝 바람을 맞고...
그랬더니 9시 40분쯤 제주항 도착을 알려옵니다.
신기하게도 제주항엔 갈매기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갈매기가 인천에만 있는걸까요?
배에서 내리며 자전차를 찾고 숙소를 향해 출발 했습니다.
어딘지 모릅니다. 주소하나 달랑들고 찾기로 했습니다.
오기전에 차를 가지고 오려고 했었기 때문에 네비로 지도만 살짝 봤는데 그리 멀어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동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생각보다 가파른 언덕길에 사진작가님 거의 떡실신상태에 이릅니다.
그래도 암말 안하시고 묵묵히 따라와 주십니다.
동사무소에서 주소가 표시된 지도와 안내지도를 받아들고 그 길 따라 쭉 가다보면 나온다는 공원을 찾아
출발했습니다. 다행이도 내리막이어서 편안했습니다.
헌데..한참...뭐 그리 멀리 말고요..내려가시면 된다더니...왠지 공원이 안보입니다...
조명감독님 이상하다고 어디까지 가냐고 묻길래 공원 나오면 서면 돼요..그렇게 가다가 아무래도 이상해
친구분께 길을 묻고 동네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는데..우리가 엄청 내려왔다는 거다...
이를 어째? 사진작가님 짐이 장난이 아닌데..다시 고개길을???
결국 친구분이 이쁜 티코를 이끌고 백마탄 기사님처럼 나타나셔서 짐을 차에 몽땅 실고 자전차를 타고
출발합니다. 대략 어디쯤인지 안다고 하시길래 근처까지 갔습니다.
아...이제 다와가나봅니다..헌데 거기서도 우린 약 30분 이상을 헤맸습니다.
그 와중에 미니벨로이야기 카페에 펜션일꾼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제가 있는 곳으로 오시겠다고...도착하실 즈음 다시 연락하기로하고 주소 알려주었습니다.
그나저나 대체 어디에 하얀색 아파트처럼 생긴 관사가 있는지...동네사람들도 아무도 모릅니다.
중국집 아주머니도 구멍가테 할아버지도...
결국 주소를 둘러봤는데..신주소들 뿐입니다...
우체국에 전화하고 다시 동사무소 전화했더니 신주소로 가르쳐줍니다.
제가 서있는 그 곳이 바로 그 곳이더군요..
이렇게 허무할 때가?ㅋㅋㅋ
그렇게 우린 숙소에 짐을 풀고 맛집을 찾기로 했습니다.
집 찾는데만 2시간 가까이 시간을 허비하고..ㅋㅋㅋ
그 근처에 바다식당이라는 곳에 국수가 유명하다길래..
그리고 식당에 도착할 즈음해서 펜션일꾼님 다시 전화...오셔서 바다식당하니 금방찾아옵니다.
그래서 우린 고기국수를 맛나게 해치웠습니다.
이 사진은 제 똑딱이로 담은 건데..조우의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한컷 했습니다..ㅋㅋ
처음 만났는데..늘 보던 사람처럼 반가웠고 그렇게 반겨주시고 무지 감사합니다.
더구나 전 아무것도 준비한게 없었는데 글쎄..맛난 한라봉을 선물로 주시는 겁니다...
어찌나 고맙던지...^^저 한라봉 무지 좋아라하거든요..^^
그거 그날 다 없어진거 아세요? 제가 다 먹었어요..ㅋㅋ
그렇게 만나 다음 행선지까지 데려다 주셨어요..
왜냐구요?
저랑 함께 가신 두분 결국 자전거포기하시고 스쿠터로 이동하신다기에 그려려니 했더니
것도 포기...친구분 티코빌려서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모펜션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저와 떨어져 전 펜션일꾼님을 따라 해안도로로 갔고
두분은 친구분 댁에 자전차 주차하고 차로 오시기로 했지요...
내려준 해안도로에서 만날 목적지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는 친구분 이야기에 알았으마하고 출발...!!!
바쁜 와중에도 펜션일꾼님은 저를 해안도로까지 안내해 주셨습니다...^^
하늘이 흐려서 살짝 걱정을 됐지만 설마했지요..^^
그렇게 펜션일꾼님과도 헤어지고 혼자 해안도로를 달려봅니다..
중간중간 이렇게 사진도 찍고 풍경도 구경하면서 슬슬 달렸습니다..1시간만 가면 된다..그럼 내가 쉬엄쉬엄
가고 있으니 한 20분 플러스 해서 가볼까?ㅋㅋㅋ
흐린 하늘 아래 바다는 잿빛 물감으로 물결을 그린 듯 아름다웠습니다.
바다 저만치 있는 섬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길가에 나와 달리는 사람들도 있고 사진찍으려고 잔디밭으 누비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마주치고 지나가는 차량들은 소리를 질러주기도 했습니다.
홀로 다니는 모습이 안타까웠을까요? 아님 부러웠을까요?^^
한참을 갔습니다.
이렇게 생긴 곳에서 많이들 사진을 찍더라만...삼각대도 없이 홀로 라이딩 중이라 풍경만 한컷!^^
그렇게 달리고 달려 가는데..이젠 해안도로가 아니라 동네로 굽이쳐 들어가야하는 도로가 나왔다.
그래도 시간상 아직 더 가야하기에 고고씽!!
헌데..가다보니 무슨 해수욕장이 있다는 거다..이상하네..지도에선 오는 길에 해수욕장 못봤는데..
지도를 펼치니 한참을 지나쳐 오고 말았다..에구..다시 돌아가야겠구나..하는 찰라..
나보다 먼저 떠난 미니벨로이야기카페의 분홍라때님의 메세지가...우도에 들어갔는데..폭우로 인해
엄청난 경험을 하셨다고..ㅋㅋ뭐..여긴 맞을만하게 와요라고 메세지 날리고 되돌아 가는길..
갑작스레 마구 쏟아붇는 빗방울들은 앞을 볼 수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한참을 지나 어느 담 옆에 비를 피했습니다.
제주도의 비는 바람을 동반해서인지 바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내리더라구요..그래서 처마도 없는
건물 옆인데도 비를 피할 수 있었지요..
임시 방편으로 1000원짜리 우비를 펼쳐들었습니다.
가방에 카메라가 있어서 위험했거든요..
그렇게 우비를 입고 달리고 달렸습니다.
일행을 만나기 위해 아직 더 달려야했습니다.ㅋㅋ
헌데..잘 가던 차량 한대..물이 고인 제 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제 온몸과 얼굴고 고인 빗물강타를 합니다.
그 상황에 앞이 안보이고 길이 미끄럽고 물은 한강인 도로를 가려니 죽을 뻔했습니다.
나쁜 차량..같은니라구...흥!
달리는 그 몇분이 몇시간 같더라구요..ㅋㅋ
가다가 일행을 만났습니다..ㅋㅋ등대사진을 찍고 오겠다며 휴게소에 가서 쉬고 있으라네요..ㅋㅋ
가다가 비를 피해 정자에서 또 한장 찍습니다.ㅋㅋ
저렇게 갑판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그 놈의 비가 뭔지..ㅋㅋㅋ
고글에 저 빗방울 보이시나요? 고글 안으로도 비가 내리쳐서 앞이 안보일 정도였답니다..ㅋ
그리고 휴게소에 도착해서 보니 모 펜션 앞이더라구요..헌데 내려올때는 굽이치는 비탈길이어서 위험한 코스라
제가 신경써서 길을 보고 내려와서 그 펜션을 그냥 지나친 거 같더라구요..
앉아서 물과 요거트로 허기를 달래고 있자니 일행이 도착합니다.
억수로 쏟아진 빗물을 온몸으로 맞은 나의 애마 꽃순이를 내가 닦은 수건으로 다 닦아 주었습니다.
제가 말고요..일행분이..ㅋㅋ
그렇게 꽃순이와 저를 태우고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친구분이 똥돼지생갈비집으로 안내해 주셔서 씻고 옷 갈아 입고 갑니다.
근데...옷은 있는데..신발이 문제입니다. 아쿠아슈즈가 아닌 이상 그 날의 비는 제 신발에서 배를 띄워도
될 정도로 다 젖어 버렸거든요..오는 길에 운동화 한켤레 샀습니다.
1만5천원...ㅋㅋ아까비..
그리고 맛난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엔 한라산이라는 소주가 있더라구요.
제가 소맥을 좋아하는지라..ㅋㅋ 같이 가신 두 분은 술을 전혀 못하십니다. 저만..ㅋㅋ
그래서 그 조명감독님 친구분이랑 둘이 짠짠해가며 맥주 한병 반에 소주 반병을 비웠습니다.
제 주량보다 반명의 맥주를 더 마셔서 일까요? 알딸딸합니다..ㅋㅋ
그리고 로렐라이의 언덕이라는 카페로 향합니다.
바다가 보이는 해안도로에 있는 예쁜 카페였습니다. 어둡고 알딸딸한 정신으로 다 볼 수는 없었지만
친구분 가족과 여럿이서 어울려 팥빙수를 맛나게 먹었지요.
그리고 귀가하여 숙소를 제공해 주신 경찰관 아저씨와 귤로와인인가 하는 귤로 만든 와인을 얼음 동동 띄운 잔에
따라 한라봉과 함께 즐거운 담소로 마감하였답니다.
여기서 하나..ㅋㅋ조명감독님이 예전에 운동하셨던 분이셨는데요..용인대를 나오셨다네요...
근데..우리의 경찰관 아저씨도 용인대 출신..ㅋㅋ동문이셨던 거죠..^^
세상은 참 좁고도 넓은 거 같습니다.^^
-1부끝-
첫댓글 다시 보는 옛~글이 새록 새록~~새롭 습니다~~..감사 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