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백(Chesskim)
이제 서울살이도 3년째 되어 갑니다. 어느 새 시간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짧은 시간인 것 같아도 지구가 태양을 3번 공전하고 있느니, 서울살이도 세살박이가 되어 갑니다. 춘천과 서울을 오고 가는 일도 일상처럼 되었습니다. 매주 한번 철새가 둥지를 찾아 가듯, 매주마다 고운 둥지를 찾아 갑니다. 우리 아이들도 많이 컸습니다. 이제 중1과 초등 6년생이니, 제법 어른티가 납니다. 아빠가 서울로 올라올 때 초등학교에서도 중간급 3, 4학년이었는데,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똑똑히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렵고 낯설었던 서울 땅, 지금은 많은 서울시민들 틈 사이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민들 틈사이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고작해야 공단 생활과 지하철, 출퇴근 시간에 만나는 사람이지만, 서울생활이 어떤 것이고 또 어느 정도의 경쟁을 요구하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 나이 마흔이 되어 서울로 올라왔으니 어찌보면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젊은 시절에 이 곳으로 올라왔으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면에서 믿음과 규범, 질서를 잃어버린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제는 성숙함을 추구하는 나이가 되었고 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마지막 도전의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대학교수로 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왜 하나님께서 이곳으로 보내셨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이제는 조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좀 더 차분하고 성숙하고 도전적인 삶을 가꾸어 나가라는 것, 큰 뜻과 일을 이루기 위한 "광야의 도전"임을 고백합니다. 항상 안주하기를 좋아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만 집착하고 몰입했던 과거의 모습에서 "새로운 도전"을 비전으로 꿈꾸게 하시는 주님의 배려입니다.
이제는 살아도 주(主)를 위해 살고 죽어도 주(主)를 위해 죽어야만 된다는 고백도 합니다. 나를 위해 살고 나를 위해 죽고자 했던 과거의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춘천과 서울을 오고 가는 시간마다 늘 새벽열차에서 기도했답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늘 무릎 꿇고 기도했답니다. 항상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곁에 놓고 마음이 편찮고 산만할 때면 읽고 또 읽었답니다. 하지만 기도와 말씀이 늘 '믿음(belief)'을 요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을 봅니다. 오직 믿음만이, 우리 주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믿음만이 복된 삶의 열쇠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왜 좀더 일찌기 주님께 모든 것을 드리지 못하고 세상 것만을 쫓았는지 후회가 됩니다.
일전에 어떤 분이 "김권사는 하는 짓이 아이같아서 좋다"라고 하셨습니다. 과연 칭찬인가 흉인가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칭찬보다는 흉에 가깝다는 판단이 듭니다. 권사이면 권사답게 좀 의젓하고 성숙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자꾸 장난꾸러기 같은 가 봅니다. 어린이 주일학교 아이들과 함께 놀아 보았더니, 딱히 제 수준이었습니다(하하). 그나마 이 또한 위안이 됩니다. 성경말씀에 어린아이 같은 자만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말씀이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도 저와 같이 여리고 연약한 사람들을 위한 하나님의 배려라고 봅니다.
요즘 저는 믿음으로 이룰 수 있는 삶의 결과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생각합니다. 저를 통해 이루시길 원하는 하나님의 비전과 꿈은 꾸었지만, 어떻게 도구로 저를 사용하실지에 대해서는 잘 알수 없기 때문입니다. 늘 항상 함께 동행하시며, 우리의 삶에서 영광과 찬양을 받으실 주님, 나의 구주 계심에 오늘도 낯선 서울에서의 삶을 감사로 고백할 수 있습니다. 한길교회에서 함께 동녁하는 믿음의 형제, 자매님들....., 우리의 미래를 통해 영광과 존귀, 찬양을 받으실 주님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 시간, 서울에서는 어둠이 살포시 내립니다. 창 밖으로 여튼 노을 빛이 들어오고 퇴근하는 차량들의 바퀴소리가 잔잔히 들립니다. 춘천에서는 철새들 또는 참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머물고 사는 곳은 달라도 늘 주님 안에서 한 형제요 한 가족임을 고백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늘 승리하는 기쁨이 있으시기를 소망합니다.
서울에서 김장기 배상
첫댓글 이제라도 깨달음을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