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수렴 없이 레일부터 철거"
- 市주도 공원화 사업 문제제기
부산 해운대구 동해남부선 폐선 기찻길의 '명품 재생'을 제안하는 시민창의지도(상상지도)가 나왔다.
7일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 시민모임'은 폐선 부지를 산책로, 문화공간, 청소년 놀이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2030 동해남부선 기찻길 시민창의지도'를 완성, 발표했다. 시민모임은 현재 시민공원화 사업이 이 지역만의 역사성과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주민 참여 또한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 시민창의지도를 만들어 시와 철도시설공단에 활용을 제안했다.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섣불리 레일을 철거하는 등 '무늬만 레일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해남부선 단선철로(부전역~동부산관광단지 21㎞) 복선화 사업으로 해운대 구간이 지난해 12월 1일 폐선됐으며, 부산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 폐선 부지를 시민공원화하는 '그린 레일웨이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상지도는 폐선 부지 중 해운대구 우동~동부산관광단지(9.8㎞) 구간을 ▷어반(Urban·도시) ▷시 사이드(Sea Side·해변) ▷루럴(Rural·시골)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재생하는 총 37개 방안을 담고 있다.
우동~부산기계공고 입구의 '어반' 구역은 새 우동역(건설 중)을 중심으로 폐선 부지와 벡스코, 쇼핑센터, 수영강변 나루공원을 연결하는 입체 환승 공원 조성이 제안됐다. 상부 고가 철로에 '해운대 하늘길' 형성, 1996~2008년 열차가 정차했던 옛 우일역 활용방안 등도 들어있다.
미포 일원의 '시 사이드' 구역은 문 닫은 해운대역을 생활박물관으로 만들거나 청년문화특구로 조성하고, 철거된 미포 철길의 건널목 풍경을 복원해 스토리텔링화하는 사업이 도출됐다. 또 문탠로드와 기찻길을 연결한 새 갈맷길 확보, 기찻길을 걸을 수 있는 트레킹로드 마련, 송정 일대의 근대 골목길 보존 육성 방안 등이 나왔다. 송정천~동부산관광단지의 '루럴' 구역에 대해서는 철로에 꽃길을 형성하고, 신 송정역~기찻길~송정해수욕장 구간의 산책로 조성 등이 제시됐다.
창의지도를 제작한 경성대 도시보전연구실 강동진 교수는 "지난 80년간 닫혀 있던 근대유산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로 여러 의견을 종합했다"며 "어떻게 이곳을 재생하는 게 옳은지 시간을 두고 시민의 아이디어를 모으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