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흐리고 등산메니어라 해도 좋을 J 는 어제 시산제를 다녀오더니 오늘은 종일 집에 머물고 있어 빵이 아닌 만두를 빚어보았다.
전부터 갈아서 넣은 고기만두에 부족함을 느끼던 나는 이스트를 넣은 반죽에 돼지고기를 큼직막하게 씹히도록 손으로 다져넣고 김치와 양파 마늘도 다져 넣어 찐 만두로 점심을 먹었다.
양파껍질차로 입가심을 한다.멀리 있는 사람은 어디에 있어도 음식앞으로 불쑥 다가와 앉는 듯 하다.물리적인 거리는 이렇게 흐린날일수록 가까워지는 듯 하다.가까운 사람의 부재는 차한잔을 마시거나 별미를 앞에 두었을 때 두드러지는 듯 하다.
J는 발사믹초와 와인식초에 찍어 맛을 보면서도 김치가 필요하대서 김치를 다시 곁들인다.김치사랑은 김치 넣은 만두에도 또 김치를 생각나게 하나보다.
꿈을 안고 시작하는 젊은사람들이나 혹은 생의 가을에 도달한 사람들에게도 앞날을 나름대로 그려보거나 기대해보는 시기는 정월이 아닐까.각진것은 둥글어지고 높았던 것은 낮아지는원리, 팽만한 풍선같은 하루도 오후가 되면 적당히 바람이 빠지지만 그래서 좀 편안한 마음으로 저녁을 맞이하게 되고 한달을 보내고 일년도 그렇게 살아지나보다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