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친구들의 밴드에서 중학교 음악 선생님 이야기가 나왔다.
노래를 잘 불러 사랑 받았다는 둥,
성적으로 매를 맞았던 기억이 있다는 둥,
40년이 훌쩍 지난 기억들을 잠시 끄집어 낸 적이 있다.
친구들을 만나면 가끔 학창시절 선생님으로 부터 매맞은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다.
좋은 기억으로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마음의 상처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마음의 상처는 기억이란 흔적을 남긴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어 삶에 긍정적인 교훈이 되기도 하고, 상처가 덜 아물거나 덧난 상태로 잠재해 있기도 한다.
덜 아물거나 덧난 마음의 상처는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부정적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이 교사다.
우리가 존대의 표현으로 선생님이라 칭한다.
교사라는 직업은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권한도 부여된다.
교사인 경우 수업권이다.
다른 사람의 간섭이나 침해를 받지 않고 학생을 가르치는 권한이다.
학생들 역시 학생이란 신분과 가르침을 받을 권리인 수업권이 주어진다.
수업권인 권한을 가지고 수업을 잘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권위가 필요하다.
영향력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선생님의 권위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학습내용이 잘 전달되게하는 능력이다.
그러한 능력은 철학, 인성, 자세, 태도, 실력, 교수방법등이 그 요소가 될 것이다.
교육목적에 맞게 교사의 영향력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미치느냐하는 것이다.
그 영향력이 권위이다.
권위는 교사의 영향력을 학생들이 만족하게 받아 들일 때 높아진다.
교사가 권위가 있으면 학생들의 학습의 질이나 능력이 높아지고, 그로인한 신뢰로 선생과 학생간의 갈등이 줄어든다.
선생은 학생을 아끼고, 학생은 선생을 신뢰하고 존경하는 관계가 된다.
모든 역할관계에는 상호간의 권위가 작용한다.
그 관계의 신뢰와 친밀도는 권위가 올바르게 작용했을 때 나타난다.
그 사람의 철학, 인성, 자세와 태도, 실력, 방법등 요소들이 상호관계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권위는 권한을 행사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조금씩 쌓이거나 줄어든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대체로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았다.
그러나 몇 명 선생님의 경우 안타까운 경험이 있었다.
학생의 입장에서 마음의 상처로 크게 남을 수 있는 지나친 말과 행동, 체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학생을 얕잡아 보고 인격을 모욕하거나 수치심을 느끼게 할만한 체벌이나 행동도 있었다.
소위 권위에서 나오는 교육적인 훈계나 체벌이 아닌, 권위를 내세워 감정적인 대응이나 체발의 행사다.
이런 경우 우리는 권위주의적이다 라고 한다.
자연스런 권한의 행사인 권위가 떨어질 때, 권위를 내세워 강제적이고 위압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식에서 생기는 행동들이다.
그럴 경우 역할관계에 갈등이 생긴다.
불신, 저항, 거부, 회피나 관계가 깨어지는 부작용을 유발한다.
권위가 약한 상황에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때 내보이는 것이 위엄이다.
권위를 위엄으로 대체한다.
매를 가지고 다니거나 교육적 체벌을 하는 경우다.
그것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못할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책임감에서 나오는 행동이기도 하다.
권위주의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역할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의지의 발로라 봐야 할 것이다.
내가 본 중학교 음악선생님은 여선생으로 학생들을 끌어가는 방법으로 그 방법을 쓴 것이라 생각해본다.
교생실습때 보여주었던 따뜻하고 인자한 모습이 정식교사로 발령받고 얼마 후 엄한 모습으로 변했다.
대나무뿌리 회초리를 가지고 다녔고, 가끔 수업태도가 불량하거나 성적이 나쁜 학생에게 사용하여 수업분위기를 바꾸고, 공부를 하게 했던 것 같다.
젊은 여선생이 거친 남중생을 다스리는 수단인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그런 고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한 고민은 모든 역할관계에서 생긴다.
가정에서 부부사이, 부모자식으로부터, 학교, 직장, 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역할관계에서 권위는 자신으로부터 나온다.
가장 좋은 교욱은 솔선수범이라고 한다.
자식은 부모의 등뒤를 보고 배운다고도 한다.
솔선수범은 의도적인 권한행사를 최소화하고, 먼저 모범을 보여줌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자기 책임을 지는 자율성을 키워준다.
요즘 사회에 어른이 없다고 한다.
어른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도 한다.
세대간의 갈등이 심하다.
권위주의가 만연하다.
사회의 어른들이 미래세대에게 솔선수범하고 있는가?
미래세대가 존경하는 어른이 되도록 시대변화에 맞게 변하고 있는가?
내가 변해야 가정과 이웃, 국가와 사회가 변한다.
권위와 위엄을 내세우거나 찾고자 하기에 앞서, 각자 자기위치에서 개인적,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고 성장하며 나누는 삶의 모범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어른의 권위가 조금씩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늘 지금 여기에서 깨어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