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나온 군인, 뺑소니 운전자 붙잡아/ 조선일보>
휴가나온 군인, 뺑소니 운전자 붙잡아
휴가 중인 군인이 뺑소니범을 붙잡아 경찰에 인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육군 제31보병사단에 따르면
전남 진도대대 소속 조한민(22) 일병은 지난 3일 오전 3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도로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를 목격했다.
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조 일병은
병원에 입원중인 할머니 간호를 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조 일병은 귀갓길에 범퍼가 파손된 승용차 한대가
도로를 질주하는 것을 목격했다.
차량이 지나간 곳에는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옆에는 오토바이가 부서진 채 나뒹굴고 있었다.
뺑소니 사고임을 알아 챈 조 일병은 택시를 타고 승용차를 뒤쫓았다.
조 일병은 그렇게 10여분을 따라가 뺑소니차를 붙잡았다.
차 문을 열자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음주를 한 상태였다.
이들은 조 일병에게 ‘오토바이의 잘못’이라며 저항했지만,
조 일병은 운전자를 붙잡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서울 강북경찰서가 추가 조사를 위해
조 일병의 부대에 연락을 취하며 이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함께 조 일병의 효행도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조 일병이 휴가를 나간 이유가
병원에 입원중인 외할머니를 보기 위한 청원 휴가 였다는 것.
31사단 진도대대 대대장 이종근 중령(43)은
“조 일병은 평소 부모님과 할머니께 지극정성을 다하는
효자로도 소문이 나 있다”고 말했다.
조 일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뺑소니를 당했었는데
내가 사고를 당하고 보니 한 눈에 뺑소니차를 알아볼 수 있었다”며
“군인으로서 불의를 보고 참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움직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입력 : 2009.08.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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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민-뺑소니차량잡아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