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79. 메우다와 메꾸다
"연말이라 술을 많이 마셨더니 카드가 빵구났네. 이걸 언제 다 메꾸냐"
"동주야, 마당에 김장독 묻고 흙으로 메꿔라"
"모른다고 백지답안 내지 말고 공란 없이 시험지를 다 메꾸기 바란다"
`뚫려 있거나 비어 있는 곳을 묻히게 하거나 채워서 막히게 하다"라는 뜻으로
우리는 `메꾸다"라는 말을 보통 쓴다.
위 예문처럼. 그러나 메꾸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사전에 따르면 메꾸다는 메우다의 잘못이라고 돼 있다.
따라서 위 예문에 쓰인 메꾸다는 모두 메우다의 활용형으로 고쳐 써야 맞다.
`이걸 언제 다 메우냐/흙으로 메워라/시험지를 다 메우기 바란다"로 말이다.
메우다는 `메다"의 사동사로 크게 두 가지 의미로 갖고 있다.
첫 번째는 `뚫리거나 비어 있는 곳을 묻히게 하거나 막히게 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예문으로는 `구덩이를 메우다/공란을 메우다/나는 줄곧 방구석에 틀어박혀
원고지를 메웠다" 등이다.
두 번째 뜻은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우다"이다.
`식장을 가득 메운 축하객들/수천 명의 인파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적이 방을 메우고 있었다"가 그 예다.
메꾸다라는 말은 아예 없으므로 쓰지 않아야 한다.
▲곤색
"와! 곤색 반코트가 멋져 보이는걸"
검푸른 남색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곤색을 사용한다.
그러나 곤색은 한자어 紺(감)의 일본식 발음 `곤"에 `색"을 붙인 말로 순화대상 용어이다.
따라서 곤색 대신 감색, 검남색, 진남색으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