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혹은 이백 년 전,
크라카우 근처의 한 마을에 가난한 유대인 한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헌 신을 깁는 일을 하여 입에 겨우 풀칠이나 하고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으로
예켈의 아들 아이직이라 불렀습니다.
그는 하느님께
"저의 찢어지게 가난한 처지를 굽어 살피어 이 가난에서 벗어나노록 도와주십시오."라고
여러 번 간곡하게 기도했지만 여전히 가난하기만 했습니다.
어느날 밤, 그는 꿈속에서 낯선 큰 도시를 보았습니다.
도시의 맨 꼭대기에는 왕성이 자리 잡고 있었고 아래에는 강이 흐르고 있었으며
그 강 위에는 다리가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목소리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가 프라하다. 이 도시의 저 다리 아래 강가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
가서 그 보물을 파내라. 그건 네 몫으로 정해진 것이니까!"
예켈의 아들 아이직은 꿈에서 깨어나
"꿈은 물거품처럼 허망한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이 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밤에 그는 그전 날 밤과 똑같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집을 떠나 프라하로 향했습니다.
몇주간에 걸친 여행 끝에 그는 피곤하고 허기진 몸으로 프라하에 도착했습니다.
도시 맨 꼭대기에 서 있는 왕성과 강, 보물이 묻혀 있다는 다리 밑의 자리 등등이
그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또 꿈을 꾸고 있나보다.'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만은 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군인들이 그 다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직은 보물이 묻혀 있다는 그 자리 근처를 수없이 배회하다가
그를 수상히 여긴 군인들에 의해 그만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는 부대장 앞으로 끌려갔습니다.
부대장은 예켈의 아들 아이직에게
"너 첩자 노릇을 하는 것이지? 바른대로 말하라!" 고 호통을 쳤습니다.
일이 하도 다급한지라 아이직은 부대장에게 모든 것을 실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가난한 처지와 또 그가 꾼 꿈에 대해서도 물론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직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부대장은 무릎을 치며 웃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이 멍청아, 나도 너처럼 미련했더라면 지금쯤 나는
아마 크라카우 근처의 한 마을에 가 있을 거다,
나도 몇 주일 전부터 꿈에 '크라카우 근처의 한 마을에 가면 예켈의 아들
아이직이라는 한 가난한 유대인이 사는데 그 집 화덕밑에 보물이 숨겨져 있으니
가서 그것 캐내라. 그건 네 몫으로 정해진 것이니까!' 라는 음성을 들었다.
그러나 꿈은 물거품같이 허망한 것이 아니더냐?
크라카우 근처에는 수도 없이 많은 유대인들이 사는데다
그중 반수의 이름이 아이직이고 나머지 반의 이름은 예켈이다.
그러니 그 근처 마을에 가서 모든 집의 화덕이란 화덕은 다 파헤쳐야 했을 것 아니냐?
난 꿈속에나 있는 그런 보물을 파겠다고 그 많은 수고를 할 바보가 아니다.
이 멍청아. 꾸물거리지 말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아이직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다 무너져 가는 자기 집 화덕 밑에서 보물을 파냈습니다.
한 번은 이 이야기를 어린 아이들에게 해 준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게 정말이에요?"라고물었습니다.
나는 "그럼, 정말이고말고!"라고 대답했습니다.
무엇이 정말입니까?
그것은 그대가 사는 곳, 바로 그곳에 보물이 묻혀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 스스로의 삶 속에 보물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걸 깨닫기까지 긴 경험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내게 끊임없이 주어지는 이정표들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가끔은 먼 길로 우회했다고 생각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 옛 일을 되돌아보면 그건 결코 우회한 게 아니었습니다.
보물이 어디 묻혀있나를 다른 사람이 내게 우선 가르쳐주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진리를 말해줍니다.
그대가 살고 있는 곳, 바로 그곳에 보물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믿어라.
그 보물은 그대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그 보물이 있음을 믿어라!
- '하느님의 선율을 노래하라'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