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마 끝나고 폭염으로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
사무실은 공공기관 에너지절감대책 때문에 에어컨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만 틀어주고 있고 죄 없는 선풍기만 빠지게(?) 돌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는데도 똑같은 에너지절감 냉방... 짜증이 난다.
폭염주의보는 6∼9월중에 하루 최고기온이 33℃이상이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35℃ 이상이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기상법 시행령에 의해서 기상청에서 발표한다.
사람들은 폭염이다, 열대야다 하면 선풍기, 에어컨, 샤워, 등목, 수영 등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채소, 과수, 식량작물은 어떻게 대응할까 ? 말은 못하지만 이들도 어였한 생명체이며 숨을 쉬면서 살고 있고 각자 살기에 적당한 온도가 있으니 당연히 죽을 맛이 아니겠는가?
이처럼 무더위가 심할 때 채소는 뿌리 기능이 약화되어 시들음병이 발생하고 미량요소 흡수가 안 되어서 결핍증상이 나올 수도 있다.
우리가 일 년 내내 먹는 고추 같은 경우는 꽃이나 어린열매가 떨어져 버릴 수 도 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어린 생명들은 외부 환경에 저항력이 약한 것을 보면 이해가될 것이다.
수박이나 메론 같은 과채류는 당도가 떨어 질수도 있고 제대로 클 수도 없다. 대부분의 시설원예 작물은 생육에 적당한 온도가 20∼30℃로 35℃ 이상에서는 증산장해나 광합성장해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토마토의 경우 하우스의 온도가 35℃가 넘으면 열매가 달리는 양이 25%로 줄어 들고 가지와 오이는 생장을 멈추어 버린다. 그러면 과일은 어떨까? 과일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열매나 잎, 가지 같은 부위에 상처가 있으면 병균이 잽싸게 자리를 잡을 수 있고 햇볕에 데 일 수도(화상) 있다.
이렇게 농작물들이 도와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으니 정이 많은 우리 농민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두 팔 걷어붙이고 불우이웃을 돕는 심정으로 아기 다루듯이 농작물을 보살핀다.
채소는 차광막 씌우고, 공기순환팬 돌리고, 방울물주기 하고, 스프링클러 돌리고, 노지수박 같은 경우는 화상입지 말라고 신문지로 덮는다.
화상 입은 과일은 병에 감염돼서 식구들한테 전염시키면 안되니까 얼른 따서 버리고 과수원에 물 뿌리고(전문용어로 미세살수) 잡초하고 수분경쟁 하니까 풀 과감히 베어 버리고, 일부 미량 영양소도 뿌려주는 것과 같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요즈음은 기상이변에 따른 일기불순으로 햇볕에 데인 사과가 많이 나오는데 잘 키워서 이렇게 되니 농민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본 소비자 있을까?
우리가 에어컨 바람 밑에서 쉽게 먹는 농산물들이 이렇게 역경과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나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푹염으로 인한 농업재해보험금 지급은 13,169건에 651천만원 이었으나 2021년에는 249,000건에 736억 원으로 급증하였다. 지급건수는 약 19배 지급액은 11배가 증가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8월 현재 폭염으로 가축은 61만 마리가 피해를 보았고 농업인까지도 12명이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다.
기상청이 2023년 9월에 발표한 6∼8월 기후분석 결과를 보면 전국 평균기온은 24.7℃로 평년에 비해 1℃가 올랐고 폭염일도 13.9일로 평년보다 3일 정도 많았다. 날씨가 이러니 농작물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피해를 보고 농가경영비가 오름은 물론 농작물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를 위협하게 된다.
내년에는 폭염도 빨리 지나가고 소중한 채소, 과일들이 더위 먹지 않고 순탄하게 자라기를 기도해 본다.
사람은 더위 먹으면 익모초 갈아서 먹는데... 채소, 과일도 줘볼까?
그런데 익모초는 채소일까? 약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