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를 쉬고 난 금요일.
한주 업무의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교정을 보던 책 PBM을 다 끝낼 수 있었다.
이 책은 예전 방송에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 중
나왔던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동화였는데 난 그 프로를
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교정 책으로, 즉 동화로 접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 동화가 다큐멘터리였다는 것도 책 소개 부분을 교정보며 알았었다.
그런데, 오늘 거의 마지막 부분을 교정보는데, 책 내용이 참 슬퍼져서 그만
교정 업무 중에 주루룩!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다행히 아무도 본 사람은 없었다.
아, 만약 누가 봤다면 그 무슨 창피란 말인가?
이상하게 난 업무 중인데도 감정 이입이 자동으로 되는 모양, 아주 별 짓을 다 한다.
웃고, 울고, 놀라고. 아주 한심하게 고루고루 한다 해.
그저 점자 파일에 나온 글자일 뿐이고, 업무일 뿐인데.
객관적으로 오탈자와 점자 규정에 어긋난 것이 있는지
조사가 틀린 게 있는지, 그런 것만 살피면 되는 건데.
그게 정상인데. 교정과 편집을 위해 읽다가도
반쯤은 독서가 되는 모양이다.
왜 이리 감정 이입이 멋대로 되는 건지.
내가 아직 배태랑이 못 되어서 그런가?
다른 동료 분들의 말을 들으면
책의 글자가 그저 활자로 보이고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그러는데 말이다.
감정의 흔들림도 없고 단지 지리한 작업에 한숨만 나온다고 그러던데.
아, 혼자서 이게 뭔 쑈인지?
눈 시울 붉히면서 그렇게 무안한 업무였다.
씨잉! 쪽팔려어! 부디 아무도 본 사람이 없기를.
아니, 봤더라도 어? 잘못 봤나? 하고 잊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