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선교사 부모 따라 몽골 갔던 남매 ‘K팝스타2’ 우승… 실력 매력 ‘착한 악동’
-악동뮤지션의 이찬혁(17)·수현(14) 남매 듀오
몽골서 온 '자작곡 남매', 오디션 성공 공식을 깨다
천재 싱어송라이터로 불리는 악동뮤지션의 이찬혁(17)·수현(14) 남매 듀오가 7일 경기도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생중계된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2’ 파이널 무대에서 천재 소년 방예담(12)을 물리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남매는 2년 전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로 가서 홈스쿨링을 하며 지냈다. 작은 키, 작은 눈, 평범한 외모는 남들과 다를 게 없었다. 정식으로 작곡을 배우지도 않은 오빠는 노래 만들기를 좋아했고, 여동생은 오빠의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는 점이 그나마 남과 달랐다고나 할까.
지난해 가을 국내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자 한국행 비행기를 탔을 때도 그들은 몰랐다. 두 사람이 갖고 있는 음악적 잠재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
남매는 자작곡으로 승부했다. 오디션 초반부터 듣는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위트 있는 가사에 감각적인 멜로디를 결합시킨 자작곡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릴 꼬았지 배배 꼬였지. 발가락부터 시작된 성장판 닫히는 이 기분’(다리꼬지마) 등의 곡은 한동안 온라인 음원 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KT 올레 CF도 찍어 화제를 모았다. CF의 올아이피(ALL-IP)송도 직접 작사·작곡했다. 이들 남매가 바로 ‘악동뮤지션’이다.
이날 우승을 한 악동뮤지션은 '뜨거운 안녕'을 선곡한 악동뮤지션은 꼬마 신부와 신랑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고 감미롭게 무대를 시작했다. 특히 이찬혁은 기타를 놓고 올라 이수현과 함께 화음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또 이찬혁은 화려한 자작랩으로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두 사람은 무대를 자유롭게 다니며 맞췄고 그간의 여정을 회상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감동을 안겼다. 우승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우승 소감이다.
"다들 잘하는데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도 믿기지가 않았어요."(이찬혁·18)
"저희가 여기 있어야 할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우승한 것 같아요."(이수현·15)
빼빼 마른 얼굴에 툭 튀어나온 광대뼈를 가진 오빠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입을 열자 토실토실한 볼살 때문에 눈이 더욱 작아 보이는 여동생 눈가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이들의 눈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매의 진심이 느껴져 보는 나도 울컥했다", "그동안 좋은 공연 보여줘서 고마웠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오디션 경연을 자작곡 발표회로 탈바꿈시키며 선보이는 노래마다 음원차트 맨 윗자리에 올려놓았다. 기성 가수들마저 머쓱하게 한 이 10대 남매는 이날 우승으로 올해 대중음악계 유망 기대주 자리를 굳혔다.
"획일화된 음악에 지친 대중… 서툴러도 개성있는 음악 열광"
악동뮤지션은 열두 살 소년 방예담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핸슨의 '음밥'에 스티비 원더와 저스틴 비버의 리듬을 뒤섞고, 자신들이 직접 시(詩)처럼 지은 랩을 토이의 '뜨거운 안녕'에 삽입한 두 곡으로 심사위원과 문자 투표를 합산한 점수에서 앞섰다.
심사위원 양현석은 "방예담과 악동뮤지션의 무대는 바꿔부르기 미션이 훨씬 좋았다. 하지만 가사는 좋았다. 여전히 좋은 무대였다" “몽골에 꼭꼭 숨겨져 있던 새로운 아티스트의 발견”이라며 93점을 줬다.
이어 박진영은 "가사와 멜로디를 보게 된다. 가사를 이렇게 쓸까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성과 창의력에 놀랐다. 재능에 맞는 노력과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악동뮤지션은 노래와 퍼포먼스만으로 심사하면 안 된다. 부모님들이 어떻게 키우면 저렇게 아이들이 자라는지, 정말 아름다운 아이들”이라고 극찬과 함께 94점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보아는 "마지막 심사평이다. 악동뮤지션의 무대 잘봤다. 이전 라운드가 더 흥미진진했다. 좋은 무대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찬혁군이 랩을 너무 잘썼다. 큰 감동을 받았다"며 95점을 줬다. 이들은 총점 282점을 줬다. 악동뮤지션은 총점 573점을 받아 방예담을 3점 차이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다.
우승을 한 악동뮤지선에게는 총상금 3억원과 함께 대형 엔터테인먼트회사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뒤 정식으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예쁜 외모·역경 스토리 없이 독창적 자작곡으로 이목 끌어
악동뮤지션이 이 방송에서 발표한 ‘외국인의 고백’ ‘라면인건가’ ‘매력있어’ 등 자작곡들은 연일 각종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불러 일으켜왔다.
악동뮤지션은 몽골에서 기독교 선교사로 활동하는 부모와 살며 제도권 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받아온 남매가 'K팝스타' 출전을 위해 꾸린 팀이다. 기존 오디션 프로 우승자들처럼 독보적인 가창력이나 역경을 극복한 인간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른바 '비주얼'과도 거리가 한참 멀었다. 그러나 남매에겐 음악 창작력이라는 비기(秘技)가 있었다.
오빠 이찬혁이 곡을 쓰고 메인 보컬은 여동생의 몫인 이들은 작년 11월 첫 방송에서 '다리꼬지마'라는 자작곡을 불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라면인건가' '매력있어' '못나니' 같은 재기 넘치는 가사와 멜로디의 자작곡들을 잇달아 경연곡으로 내놓으며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의 이미지를 굳혔다. (생략) (본 기사는 국민일보, 조선일보, 스포츠조선, OSN 기사를 조합한 것입니다.) 5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