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손짓하는 울릉도
코끝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결에 어느덧 짙은 가을에 냄새가 물씬 풍기는 10월 중순,
마음속 한켠 가을에 여운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은 아쉬움마저 든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떠나는 울릉도.
오션 플라워 선상에서 시원한 바람에 일상에 이런 저런 잡다한 시시콜콜한 생각이 사라져 머릿속이 상쾌해진다.
여행지보다 소중한 여행문화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에 첫발을 내딛으니, 조용하던 항구거리가 뭍에서 쏟아진 사람들로 왁실왁실하다. 여행초반 울릉도에 대한 느낌은 썩 마음에 드는 것이 아니었다. 왜 그랬는고하면,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에 내리는 순간 마음속 그림과는 상이한 번잡함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눈살 찌부러지는 거북한 순간은 다음날 승선한 유람선에서 맞았다. 꼭 울릉도에서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어째서 멋스러운 섬을 일주하는 유람선들은 으래“네박자 뽕작음악을 쉴새없이 틀어대는지 감상에 방해가 돼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도 고막이 경기가나도록 크게, 그저 정신이 멍할 뿐이다. 도무지 해상의 비경을 완상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또 눈살거북하게 하는 상황은 도동항을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 찾아왔다. 강화 무의도 가는 배를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지 갈매기“를 안다. 새우깡을 들면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그 갈매기들 말이다. 울릉도에도 그거지 갈매기들이 있다. 유람선이 떠나기 전부터 선상위로 모여 들어 새우깡을 던저주기만을 기다린다.
야생의 먹이가 아닌 사람들이 만들어낸 과자부스러기에 길들어진 상황이 마땅치 안은데, 글쌔 경악할일이 벌어진다. 술냄새 풍기는 한 중년남자가 새우깡으로 유인하고 갈매기를 낚아챈 것. 순간 기겁을 한 갈매기는 목청이 찢어질듯 울부짖는데 잡은 사랑은 뭐가 즐거운지 입이 귀에 걸렸다. 사람들은 눈살 찌푸려도 그 양반은 오히려 뭐가 잘못됐냐는 반응을 보였다. 외국에서 같으면 잡혀 갈일이다. 올바른 여행문화가 언제 이루어질지 우리에게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정말 이런 여행문화는 속히 없어져야 한다. 곡진한 마음으로 여행하는 분들에가 하는 말이다.
씨프드 이색 먹을거리가 풍부한 울릉도는 관광시즌이 비교적 짧은 탓에 5월부터 사림들이 몰려드는데, 이제는 독도에 관심이 많은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성수기 주말이면 하루 3천여명의 육지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온다니 1만여 명도 채 못 되는 울릉도 인구를 감안하면 놀랄만한 숫자이다.
포구에서는 상점주인들 의 반가운 호객소리, 좁은 길에는 제대로 걸을수 힘들 만큼 계속 줄지어 서있는 자동차들, 여기저기서 스트레스를 한방에 해소하려는 듯 반옥타브쯤 올라간 관광객들의 떠드는 소리, 사람사는 냄새가 이색 먹을거리 풍부한 이곳에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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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여객선 선플라워
묵호항에서 오션 플라워로 2시간 20분 ----
울릉도 돌아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섬 일주하는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거나 섬 일주하는 투어버스를 타고 섬에 대표적인 장소를 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1시간마다 다니는 군내마을버스를 이용해 원하는 곳에 내려 발품을 빌려 찾아가는 것이다.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유람선 일주는 섬을 한 바퀴 돌면서 해상의 기암괴석들과 섬의 모습을 멀리서 가까이서 감상하는 코스이다.
그중 울릉도 3경은 공암.관음도.삼선암등 울릉도 본섬 명소를 일컷는것이다.
마치 장작을 켜켜이 쌓아 놓은 듯 해풍과 파도에 절묘하게 깎인 공암은 한가운데가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마치 코끼리가 기다란 코를 물속에 담그고 물을 마시는 모양을 하고 있다. 직경 10m의 구멍이 터널 같아서 소형선박이 왕래할수 있을 정도이다.
관음도는 서로 맞닿아 있는 두개의 큰 굴을 가진 무인도로 유난히 많은 갈매기들이 서식하고 있다. 배를 타고 굴을 통과하다가 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아 마시면 장수한다는 애기가 전해지니 꼭 받아 마셔보시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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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도를 지나 선창마을을 돌아나가면 우뚝 솟은 세 개의 바위, 삼선암과 마주하게 된다. 삼선암은 멀리서는 2개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3개로 되어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바위에 빼어난 경치에 반한 아름다운 세 선녀가 이곳에서 자주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가곤 했다. 그런데 한번은 놀이에 열중하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쳤는데 이에 격분한 옥황상제가 세 선녀를 바위로 변하게 했다는 것이다.
나란히 붙은 두 개의 바위에는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으나 약간 떨어진 곳에는 끝이 가위처럼 벌어져 있어 가위바위라고 불리는 곳에는 풀 한포기 없다.
지금은 군내 도로가 잘 정비되어 렌터카를 이용하면 섬의 속살들이 보여주는 진솔한 포정을 접할 수 있다.
걸쭉한 입담을 늘어놓는 관관버스 가이드 투어는 4시간 정도 걸리는데 도동에서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울릉읍 ,서면,북면순으로 들리며 진행된다. 통구마을,골게마을,태하마을, 송곳산에 이어 나리분지까지 갔다가 다시 길을 되짚어 돌아온다.
원시의 자연을 접하고 싶다면 나리분지까지 올라가는 하이킹을 하면 섬에 자생하는 다양한 야생화들과 만날수 있어 정겹다.
내려오는 길에 울릉도 호박엿 가공공장에 들려 호박엿 만드는 과정과 직접 만드는 체험도 해보고 달콤한 엿맛도 맛볼수 있어 여행의 진미를 느낄수 있다.
거북이를 닮은 통구마을의 거북바위, 우산국 우해왕이 신라의 이사부에게 항복을 하며 벗어던진 투구가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투구바위등 지척에서 기암을 감상할수 있다.
울릉도의 지형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곳이 나리분지이다. 나리분지는 동서길이 1,5km 남북길이 2km에 면적은 60만평되는 울릉도 유일의 평지이다.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 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으로 그 안에 분출한 알봉(611m)과 알봉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의해 다시 두 개의 화구원으로 분리되었다.
북동쪽에는 나리마을, 남서쪽은 알봉 마을인데 이곳에는 지금 사람이 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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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동 투막집
울릉도는 무릉,우릉, 우산으로 불렀던 섬이다. 우뫼,울마,울름, 우름에 가장 가까운 소리는 우르뫼의 줄임말 울뫼다. 울릉도의 원래의 이름은 이렇듯 산에서 온 것이다. 울뫼의 울은 나리분지로 울타리처럼 두른 산을 가리키는 것이다.
우산국 때부터 사람이 살았으나 조선조에 이르러 공도정책(섬에서 사는 것을 불법으로 치는 령)으로 수백 년 비워오다가 고종19년(1882년)때부터 다시 개척 령을 발표하여 개척민들이 들어왔다. 옛날부터 정착한 사람들이 나리뿌리를 캐어먹고 투막집,너와집 등의 옛주거 형태를 조성해 좋았다.
섬의 외피를 살피고 섬 일주를 하면서 속살을 보았는데도 뭔가 모자라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 승용차를 빌려 버스 투어가 미치지 못하는 저동까지 살펴보면 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내수전 해변과 내수전 약수터에 이어 봉래폭포까지 이르는 길은 걸어 볼만한 코스이다.
봉래폭포는 3단 폭포로 상단부분 높이 125m다. 원시림사이로 물 떨어지는 모습이 장쾌하다. 폭포 옆 천연 에어컨이라 불리는 풍혈에 들려 땀을 식히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이다. 길을 돌았던 길을 다시금 밟는데도 여러번 볼수록 풍성해지는 것이 이곳 여행의 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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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오징어 건조장
통구마을 거북바위 부근에는 각종 어장의 보고라고 할 만큼 참돔, 돌돔, 우럭 등이 풍부해 아예 낚시를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배를 타고 나가 갯바위 낚시를 줄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어쨌든 바뿐 걸음속 하루를 보내고 서서히 지는 해를 보노라니 울릉도 푸른 바다에 은빛비늘이 짜르르 흐르고 있어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상을 전해준다.
진작한 평화로움
세월의 강태공들..
여행지는 여러번 볼수록 풍성해지는 것이 여행의 법칙이다
차를 빌려 저동에만 머물까. 버스를 타고 돌았던 길을 다시금 밟는데 ,역시 “여행의 보석같은 순간은 언제나 우연의 있다”는 말을 신봉하다시피 하는데, 이번에도 영락없다. 통구마을 거북바위 부군에서 낚시를 하는 할아버지를 한분을 만났다. 울릉도 낚시는 유명하단다.
각종 어종의 보고라고 할 만큼 참돔,돌돔,벵어돔, 방어, 우럭, 등이 풍부해 아예 낚시를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아예 배를 타고 나가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다, 어쨌든 서서히 지는 해는 울릉도 푸른 바다에 은빛비늘을 드리우고 있는데. 그 할아버지의 허름한 뒷모습은 말로 표현할수 없는 묘한 감상을 전해주었다.
진적한 평화로움이란 이런 것일까, 바구니에 들어있는 것은 실은 물고기가 아니라 세월을 낚는 할아버지의 기다림, 여유, 삶의 지혜가 들어있을 거라 생각해본다.
이곳에서 여행은 각박한 일상속 쫓기듯 타고 내리는 도시의 출퇴근, 전철의 자리차지 달음질도. 시달림도, 기다림. 소음도 없는 여유, 평화로움 그 자체이다.
울릉도 가는 길은 포항에서도 출발하지만 서울에서 길을 떠난다면 동해 묵호항에서 오전10시 출발하는 오션풀라워를 타면 2시간20분이면 울릉도 도동항에 닿을 수 있다.
승선요금은 53.500원이다.
울릉도는 이색먹거리가 풍성하다. 그중 원시초원에서 약초를 먹고 자란 약소고기를 내놓는 식당에서 명이 잎에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며, 도동항 식당에서 파는 홍합 밥은 이곳에서 인기 있는 메뉴이다,
2010. 10.16
![](https://t1.daumcdn.net/cfile/cafe/15221E164CD0E17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