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전력이 처음으로 맹위를 떨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공권의 장악은 전쟁의 승리를 의미했다. 제공권이란 항공전력이 적보다 우세하여, 적으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고 육∙해∙공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제공권을 장악하는데 핵심요소는 전투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투기는, 각 나라 공군력의 척도이자 국방력의 상징이 되었다. 전투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은 성능이 더 뛰어난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뛰어 들고 있다. 차세대 전투기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전투기 중 하나가 미 록히드마틴사가 개발한 F-35 전투기이다. F-35 전투기는 차세대 전투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스텔스(Stealth) 성능과 함께, 다양한 임무를 수행 할 수 있는 멀티-롤(Multi-Role) 전투기이다.
- ▲ F-35 전투기는 JSF, 즉 3군 통합 전투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A, B, C형의 3가지 형이 있으며, A형은 공군용, B형은 해병대용, C형은 해군용이다. <출처: 미 공군>
3군 통합 전투기
F-35 전투기는 JSF(Joint Strike Fighter), 3군 통합 전투기 라고도 불린다. 미군은 전 세계상에서 유일하게 3군, 즉 공군, 해군, 해병대가 전투기를 운용 중인 국가이다. 3군이 다양한 전투기를 운용하면서 국방예산의 많은 부분이, 3군이 필요로 하는 전투기의 개발과 도입에 사용된다. 이러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미 국방부는,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61년 미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한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Strange McNamara, 1916~2009)는 미 공군과 해군이 공통으로 사용할 전투기인, TFX(Tactical Fighter Experimental)의 개발을 지시했다. 그 결과 F-111 전폭기가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미 해군은 F-111이 항모에서 사용하기에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도입을 포기 했다. 이후 미 해군은 F-14 전투기를 개발한다. 미 공군이 500여대의 F-111 전폭기를 도입했지만, 공중전 성능 부족으로 F-15 전투기를 개발했다. 미 공군과 해군의 통합 전투기로 계획된, F-111 전폭기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 ▲ (좌) F-35B 전투기. 단거리이륙 및 수직 착륙(STOVL)이 가능하다. 미 해병대의 AV-8B 해리어 Ⅱ를 대체하는 용도이다. <출처: 미 해군> (우) F-35C 전투기. 미 해군의 F/A-18 호넷을 대체하는 F-35의 함재기 형이다. <출처: 미 해군>
세계 최대의 전투기 개발 계획
1990년대 구 소련이 붕괴되고, 국방예산은 대폭 줄어 들었다. 1993년 미 국방부는 결국 3군의 각종 전투기를 통합하는 전투기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개발 과정에서 보잉의 X-32, 록히드마틴의 X-35 2종의 기체가 경쟁하여 X-35가 승리하였고, 이를 발전시켜 3군 통합 전투기인 F-35 전투기가 탄생하게 된다. F-35 전투기는 미 공군의 F-16 전투기, A-10 공격기, 해군과 해병대의 F/A-18 호넷, 해병대의 AV-8B 해리어 Ⅱ 등, 3군이 현재 운용 중인 전투기 대부분을 교체할 예정이다. F-35 전투기는 3가지 기체 형태로 개발된다. 기본형인 F-35A 전투기는 통상적인 이착륙방식의 공군용 전투기이다. 이밖에 단거리이륙 및 수직착륙(STOVL, Short Take-Off and Vertical Landing)모델인 F-35B 전투기와, 함재기인 F-35C 전투기가 있다. F-35 전투기는 하나의 전투기에서 세 가지 기체 형태로 개발되지만, 기체간의 공통성을 80% 정도로 끌어 올려 생산 공정과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군이 도입할 F-35 전투기는 무려 2,243대로 모두 3,824억 달러 (한화 약 459 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개발에 동참한 영국을 비롯한 8개국의 소요와 수출까지 감안 한다면, F-35 전투기의 생산 대수는 3천 여대를 능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 F-35 전투기는 스텔스 성능을 보편화 시켰으며, 적외선 탐지율도 개선하였다. <출처: 미 록히드 마틴사>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전투기
F-35 전투기는 F-22 전투기에서 사용되었던, 스텔스 성능을 향상시킨 전투기이다. 스텔스 성능이 발휘되도록 설계된 동체와 레이더 흡수 재료를 통해, F-35 전투기의 레이더 반사면적은 매우 작은 수준이다. F-35 전투기는 스텔스 성능은 레이더에 대한, 저 탐지성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기술이 발달되면서,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수단인 적외선과 적의 전자정찰에도 스텔스 성능을 가져야 했다. F-35 전투기는 독특한 설계를 통해 적외선 탐지율을 낮추었다. 또한 F-35 전투기에 장착되는 AN/APG-81 레이더는 저피탐성 전파를 발산해, 적의 전자정찰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다양한 스텔스 기술이 접목된 F-35 전투기는,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스텔스 전투기의 기능에 충실한 전투기로 알려져 있다.
- ▲ F-35 전투기 <출처: 미 록히드 마틴사>
아이폰 세대를 위한 조종석
F-35 전투기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멀티-롤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 되었다. F-35 전투기는 공대공, 공대지 그리고 정찰 임무까지 소화한다. 이러한 임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F-35 전투기는 전투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조종석에 대변화를 주었다.
- ▲ F-35 전투기는 조종석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다. 다기능 디스플레이(MFD)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Panoramic Display)로 바뀌었고, 전방시현장치(HUD) 대신 통합 헬멧 시현기를 채택했다.
전투기 조종석에 설치된 기계식 계기판과 다기능 디스플레이(MFD)를 없애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위해 최초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Panoramic Display) 방식을 채용했다. 즉 하나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기계식 계기판과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대체한 것이다. 또한 터치 스크린 방식이 적용되어, 다양한 기능을 쉽게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 전투기 조종석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전방 시현 장비(HUD)도 없어졌고, 이들 기능은 통합 헬멧 시현기로 옮겨 졌다. 통합 헬멧 시현기는 야간 투시경 기능과 함께 공대공 미사일과도 연동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F-35 전투기의 조종석을, 아이폰 세대를 위한 조종석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F-22 전투기 보다 앞선 항공전자장비
F-35 전투기는 개전 초기에는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장과 연료를 동체 내부에 탑재하고, 적진 깊숙이 침투하여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표준 무장으로는 AIM-120C 암람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2000파운드 제이담(JDAM) 폭탄을, 각각 2발씩 동체 내부 폭탄창에 탑재한다. 다른 내부무장으로는 4발의 AIM-120C 또는 8발의 소구경 폭탄 (Small Diameter Bomb)을 내부에 장착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에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 ▲ 공군형인 F-35A 전투기의 무장 장착 능력. <출처: 미 록히드 마틴사>
한편 고정 무장으로는 F-35A 전투기는 GAU-12 25mm 벌컨포가 탑재된다. F-35B와 F-35C 전투기는 포드 형식으로 필요에 따라 GAU-12 25mm 벌컨포가 장착된다. F-35 전투기의 엔진으로는 미 P&W사의 F-135 엔진이 탑재된다. F-35 전투기는 F-22 전투기에 비해 발전된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다. F-22 전투기의 AN/APG-77 레이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AN/APG-81 레이더는 공대지 모드에서 매우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최신형 표적획득 및 추적체계인 AN/AAQ-40 EOTS(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 광전자 표적장비 - 표적장비와IRST 결합형)와 접근하는 미사일이나 공중 목표물에 대한 식별 및 위치를 파악하는 6개의 적외선 센서로 구성된 AN/AAQ-37 DAS(Distributed Aperture System: 분산형 개구장비)는, F-22 전투기에는 없는 최첨단의 광학감시장비이다.
- ▲ F-35 전투기의 작전 능력. <출처: 미 록히드 마틴사>
개발지연과 가격상승
최첨단의 성능을 자랑하는 F-35 전투기이지만, 개발 일정 지연과 생산 지연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총 사업비용은 4백조 원대로 증가했고, 이는 8년 전 보다 무려 65%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2001년 JSF 기종 선정 당시 대당 가격은 5,020만 달러(한화 560억 원) 수준이었던 것이, 2010년에는 대당 9,240만 달러(한화 약 1,035억 원)로 84%나 비용이 증가했다.
- ▲ (좌) F-35 전투기 개발 사업은 사업 비용의 증가로 역경을 겪었다. <출처: 미 록히드 마틴사> (우) 에글린 미 공군 기지에 최초 배치된 양산형 F-35A 전투기. <출처: 미 록히드 마틴사>
그러나 F-35 전투기 개발 계획은 최근 각종 개발 일정을 빠르게 소화하면서, 전반적인 상황은 과거에 비해 호전 되고 있다. 2011년 7월에는 미 플로리다 주의 에글린 공군 기지에, 미 공군 최초의 양산형 F-35A 전투기가 배치되어 정비사와 조종사 훈련을 곧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1년 10월에는 미 해병대용 F-35B 전투기가 미 해군의 헬기강습양륙함 와스프호에서 이착륙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때 단거리 이륙 및 수직착륙형 F-35B는 2년 유예를 받았지만 현재 개발이 정상 진행 중이며 미국의 입장에서 F-35 전투기의 개발 중단 조치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F-35 전투기는 미군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미국의 유일한 제5세대 전투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