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 : (명) 과연 정말로.
★ 제발 남편이 신발과 댕기를 사 오기를 축수하고 나서, 짜장 댕기와 고무신을 사 오지 않으면 사생결단으로 싸워 보리라 마음
먹었다. (정비석의 소설 『성황당』에서)
★ 기를 쓰고 가르쳐 본댔자 소 귀에 경읽기라는 말이 짜장 헛된 이야기만도 아닌 셈이었다.(박태순의 소설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에서)
국어사전에서 짜장면을 찾아보면 '자장면의 잘못'이라고 돼 있다. 볼 때마다 짜장('정말로'라는 뜻이다) 짜증이 난다. 아니 어느
개그에 나오는 표현처럼 '짜장 열 그릇'이다. 중국어 작장면(炸醬麵, Zhajiangmian,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자면 '자장몐'으로 써야
한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 자장면으로 써야 한다는 것인데,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김치를 기무치로 써야 한다는 주장처럼 황당
하게 느껴진다. 짜장면이 어떤 존재인가. 나무젓가락을 쪼개 두 손에 나눠 들고 생애의 첫 짜장면을 기다리던 순간의 설렘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추억 속의 음식목록 제1호, '국민식단'의 대표선수가 짜장면 아닌가 말이다. 짜장면은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중화요리임이 분명하지만, 이미 우리 것이 된 지 오래인 한국 음식이다. 그런 정서를 무시하고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부르기를
강요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할수만 있다면 <짜장면 호칭 되찾기 국민운동본부>라도 조직하고 싶은 마음이다.
중국에 죽의 장막이 둘러쳐져 있을때는 중국에 짜장면이 있는지 없는지를 놓고 내기가 벌어지곤 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중국
에는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몐'이 있다. 특히 베이징 자장몐은 유명하다. 국수에 얹혀 나오는 소스가 너무 적어서 그냥 먹으면 싱겁
고, 한국식으로 소스를 잔뜩 얹으면 짜서 먹을 수가 없다. 내가 먹어본 자장몐 가운데 최고는 사천식이다. 소스가 풍성한데다 사천
특유의 매운맛이 더해져 환상적인 맛을 낸다.
짜장면 얘기만 하고 말면 섭섭해할 것 같아서 짬뽕에도 몇 줄 할애를 해야겠다. 짬뽕은 짜장면보다 더욱더 한국적인 음식이다.
중국에서 짜장면 비슷한 자장몐은 많이 먹어봤지만 짬뽕과 비슷한 음식은 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국어사전은 짬뽕을 중국 음식
이름인 초마면(炒碼麵)으로 순화하기를 권하고 있다. 순화(醇化)는 '잡스러운 것을 걸러서 순수하게 함'인데 이런 것은 순화가 아니
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제안한 '얼큰탕'이 차라리 낫다.
-장승욱 《아름다운 우리말》
첫댓글 올려 놓고 보니 틀린 곳이 있군요. 틀린 글자 찾기... ㅎㅎㅎ
과연 정말로는 명사가 아니라 부사가 맞겠죠? 그래서 (명) - -> (부)로 수정합니다.
얹혀x 얹어ㅇ...?
무한 애정과 관심을 주시는 언니 감사해요. 제가 괜한 짓을 해서 찾느라 애쓰셨죠? ㅎ
큭~~~
짜장 글 올리느라고 수고가 많으세요.
감사합니다. 언니.^^
그냥 짜장면 한 그릇 먹고 말지.ㅎㅎㅎ
맞아요. 짜장면은 우리 추억의 음식이 된지 이미 오래 되었는데, 짜장면은 자장면으로 바꾸지 말고 짜장면이라고 해야 맛있을거 같아요. 자장면 하면 아무래도 맛도 떨어진다니까요. 제가 어릴때도 자장면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었고, 학교 졸업식 후에는 꼭 중국집에 갔었어요. 졸업생 가족들로 붐벼서 가족중에 먼저 가서 자리 잡아놓기도 했었는데...
좋은 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