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 찍고 송정까지
사람이 사는 동안 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크고 작은 집단 속에 생활한다.
친척은 혈연과 혼인으로 맺어진 사람이나 집단이다. 아버지 쪽의 친가를 말하는 내척, 어머니 쪽의 외가를 말하는 외척이 있다. 혼인을 하면 처가와 시가가 추가 되어 인척이 있다.
이종사촌 간에도 각자 살기 힘들고 바빠서 애사나 경사 외에는 만나지 못했다. 그중 장남과는 가끔씩 전화 또는 문자로 안부를 전하는 정도다. 이런저런 대화 끝에 청도 고향집에서 만나자고 한 약속이 부산 해운대에서 부부동반으로 1박 하기로 했다.
처음 모임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해운대 폴에이리조트에 4가족 8명이 모였다. 그간 만나지 못한 안부도 묻고, 형님 동생 사이 이야기가 끝이 없다. 혈육이란 타인 보다 빨리 정이 드는가 보다.
해운대 Blue Line Park가 2020년에 개장 되었다. 블루라인파크는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지나 송정에 이르는 4.8km 구간의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친환경적으로 재개발하여 수려한 해안절경을 따라 해운대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운행한다.
해변열차는 송정까지 운행하고 1회 7천 원, 2회 10천 원이다. 스카이캡슐은 10m 공중 레일에서 청사포까지 2km 구간을 자동으로 운행하는 공중 관광시설이다. 2인 탑승권 10천 원, 3인 39천 원, 4인 44천 원이다.
걸어서 해안 절경을 구경하며 청사포까지 갔다. 가는 중에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여 더욱 기분이 좋았다. 예전에 대마도 여행을 가기로 한 날 아침에 일행이 교통사고가 나서 가지 못한 기억이 떠오른다.
오륙도도 보인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생각난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 거리를
그리워서 헤메이던 긴긴날의
꿈이었지
언제나 말이 없는 저 물결들도
부딪쳐 슬프하며 가는 길을
막아섰지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돌아올 때 시간이 늦어 해변열차를 타지 못한 게 아쉬웠다. 걸어 가는 관광객이 많은데 중간에 간이화장실이 없어 다소 불편했다.
청사포는 해운대구 달맞이길 아래에 있는 작은 포구다. 원래 한자명이 뱀 사蛇가 들어가 靑蛇浦였으나 언제부터인가 푸른 모레라는 뜻의 靑沙浦로 바뀌었다. 난류와 한류가 섞이는 동해의 남쪽 끝과 남해의 동쪽 끝에 있어 물고기가 풍부하고 질 좋은 횟감이 많다.
바다 뷰가 좋은 ‘희야네’에서 참돔, 곰장어, 조개구이에 소주 맥주로 건배하며 웃고 또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건배사와 인사를 한다.
“하나, 맏형으로 만남을 주선하지
못해 미안하다.
하나, 동생들이 의논해서 오늘
만나게 되어 고맙다.
하나, 장남과 결혼해서 크고 작은 애사 경사를 쳐내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제수씨 고맙다.”
동생들도 순서대로 재미난 건배사가 이어졌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카페에서 차와 생맥주를 마시며 다시 담소를 나눈다. 호텔방에서도 와인과 맥주로 또 다시 못다 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기와집 대구탕 집은 해운대 달맞이길에 있다. 기와집을 고쳐 만든 식당이다.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대교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메뉴는 대구탕 한 가지뿐이다. 한 그릇에 12천 원이다. 대구도 많이 들어가 있고 국물이 시원하다. 해운대 맛집으로 추천한다. 여행 중 맛집을 가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일요일 오전, 달맞이길에서 식당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도로변에 긴 줄을 서 있고, 주차장에 들어가서도 번호표를 뽑고 또 기다려야 한다. 손님이 많은데 화장실이 작고 협소해 불편한 게 험이다.
해운대 카페 Cemstone 송정점에서 물멍에 빠지다. 송정 앞바다 뷰가 멋있는 카페다. 미포에서 스카이캡슐을 타고 청사포에서 내려 송정역까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있다.
룸처럼 꾸며진 공간도 있고, 탁 트인 실내 공간에 시원한 바다 풍경이 해외 휴양지 부럽지 않은 이국적인 카페다. 공간이 넓어 테이블 배치도 다양하다. 야외 테라스도 있고 2층도 있다.
카페에는 시즌 메뉴와 커피, 티, 에이드, 스무디가 있다. 입구에 베이커리가 진열되어 있다. 크로아상, 아몬드크로아상, 롱소세지, 소금빵부터 먹물연유빵, 달고나빵, 몰블랑 외 다양하다.
카페라떼,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빵을 먹고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한다.
“송정
Cemstone 카페에서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노래를 들으며
기억의 창고에서
지난 날
즐거웠던 추억을
소환하다.”
해운대 카페 명소로 추천한다.
미포에서 청사포, 송정까지 둘러보고 여행을 마무리 했다. 늦게 안 사실이지만 ‘큰 동생이 이종 형제 가족을 만나기 위해 어깨 수술도 미루고 참석 했다.’고 한다. 가족 간의 정이 더욱 그리워지는 아름다운 사연이다. 빠른 쾌유를 빈다.
가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헤어졌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 여행이다.
(2022년 6월 19일)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1년 만에 대구에서 만나 비슬산 아젤리아호텔에서 자고
송해공원과 사문진주막촌을 보고, 낙동강 유람선도 탔다.
첫댓글 새롭게 바뀐 해운대도 보시고, 멋진 카페도 가시고~ 좋습니다
해운대 가면 대구탕 저 집에서 꼭 먹어보고 싶네요~ ^^
기와집대구탕
많이 기다려야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