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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사도행전을 통해서 초기 그리스도의 교회 설립과 전개 과정에 나타난 몇 가지 특징들을 누가의 관점에서 살펴보는데 있다. 요한이 복음서에서, 예수에 관한 자료는 많지만, 일부만 뽑아서 쓴 목적을 "믿고" "생명"을 얻게 하려함이라고 밝혔듯이(요 20:30-31), 누가도 수집한 자료들이 많았지만,1) 그 가운데서 베드로, 빌립, 바울과 같은 몇 분의 전도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춰서 초기 교회사를 기록하였다. 누가가 이렇게 한데는 어떤 분명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초대교회 설립과 전개과정에 나타난 몇 가지 특징들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이 글은 누가가 사도행전 1장 8절에서 밝힌 그대로 초대교회 설립과 전개과정을 추적하면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징들에 주목하고자 한다.
첫째, 초대교회 설립과 전개는 하나님의 뜻과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졌다.
사도행전에서 '영'(Spirit)이란 단어가 28번 쓰이고 있고, '성령'(Holy Spirit)이란 단어가 41번 쓰이고 있다. '성령 충만'(full of the Holy Spirit)이란 단어 또한 자주 쓰이고 있다. 다른 책들에 비해서 월등히 많은 수치이다. 따라서 사도행전에서는 주요 인물들이 모두 성령이 충만해서 행동하고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성령이 일하고 계신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2) 예수를 통한 하나님의 완료된 구원사역(finished work)이, 사도행전에서는 성령을 통한 하나님의 구원사(救援史)의 연속(unfinished work)으로, 교회시대를 성령의 시대로, 미래종말의 현재화로 이해되고 있다.3
주후 30년 5월 28일4) 오순절 날 아침 9시5) 기도시간에 예루살렘 성전에 모인 제자들에게 처음 성령을 보내시고 또 강림한 성령의 내주(동거)와 능력(은사)으로 기독교 복음이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전파되기 시작하였다(행 1:8). 이때 이후로 지금까지 성령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죄인을 이끌어 내어 거듭(칭의)나게 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복을 미리 앞당겨 맛보고 체험하게 하며, 그리스도인을 하나님의 나라에로 이끌어 구원(성화)에 이르게 한다. 따라서 기독교역사는 성령이 이끌어 온 역사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믿는 자에게 성령을 선물로 주시고, 성령으로 구원을 약속하시고, 성령으로 인 치시고, 성령으로 보증하실 뿐 아니라, 성령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의 복을 현세에서 앞당겨 맛보고 체험하고 선취(anticipation)하게 하시며, 성령의 능력6)으로 복음이 전파되게 하신다.
둘째, 초대교회 설립과 전개 과정에서 하나님은 섭리적인 방법 즉 순리와 상식을 따랐으며, 여기에다 초자연적인 성령의 역사를 첨가하였다. 따라서 하나님은 준비된 그릇들을 불러 쓰셨으며, 그들을 성령의 능력으로 도구화하셨다.
셋째, 하나님의 나라의 삶을 지향하는 성도들에게 배척(박해)과 시련(이단과 분열 등)은 언제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끊임없는 기도와 성령 충만함으로7) 예수와 바울처럼 죽는 순간까지 순례자의 길을 멈추지 않았다.8) 결국 초대교회 설립과 전개 과정은 성도들의 끊임없는 기도생활과 성령 충만함과 불굴의 믿음에 성령의 능력이 더하여져 이루어진 것이다.
넷째, 빌립이 세운 사마리아 교회(행 8장), 고넬료 가정의 이방인 교회(행 10-11장), 바울과 바나바 등이 세운 이방인 교회들(행 15장, 바울의 선교보고)이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적 권위로 승인되었다.9)
이러한 몇 가지 점을 염두에 두고 이제부터 사도행전에 나타난 각 교회의 설립과 전개과정을 살펴보려고 한다.
가. 예수의 명령과 제자들의 성령대망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는 예수의 명령(행 1:4-5)에 따라서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아니하고 성령강림을 기다린다. 그런데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열흘만인 오순절 날 아침 9시 기도시간에 성전에 올라갔다가 '성령으로의 세례'(행 2:1-3)와 '성령의 충만함'(행 2:4)을 받고, 성령의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방언(외국어)을 말하였다. 이 때 제자들이 했던 여러 가지 외국어들은 알아듣는 이들로 하여금 "다 놀라 기이히"(행 2:7) 여길만한 성령에 의한 큰 능력 행함이었다.
이 큰 능력 행함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은, 누가의 관점에서 볼 때, "기도할 때"(눅 3:21-22)였다. 누가는 마가나 마태가 보도하지 아니한 부분인 "기도하실 때"에 예수께서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셨으며, "기도하실 때"(눅 9:28-29)에 변화산의 체험을 하셨다고 누가복음에 기록하였고,10) 사도행전에서는 오순절 성령강림이 아침 9시 기도시간에 있었고(행 2:15), 앉은뱅이가 고침을 받은 것도 오후 3시 기도시간에 있었으며(행 3:1), 고넬료와 그의 가족이 구원을 받고 성령을 체험한 것도 다 기도시간(행 10:3,9,30)에 일어났다고 적고 있다.11) 이런 점에서 볼 때, 누가는 성도의 기도생활이 성령 충만함과 큰 능력의 나타남을 가져온다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12)
그리고 기도와 성령 충만의 결과로 나타난 이 큰 능력(power/ =기적의 근원)의 나타남이 주변의 사람들의 관심(wonders/ =기적의 결과)을 집중시켰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수 있게되어 회개와 구원의 역사가 표적(signs/ =기적의 목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이다(행 2:22). 이 표적으로 인하여 예루살렘 교회가 설립되고 점점 왕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행 6:7).
나. 하나님의 섭리와 문제의 발생
예루살렘 교회 설립과 관련해서 볼 때, 하나님은 가장 적합한 때와 장소와 시간을 활용하셨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오순절 날에는 이스라엘 전국에서 히브리파(본토 출생에 아람어를 사용한 사람들) 유대인들이 올라올 뿐 아니라, 세계에 흩어져 사는 헬라파13)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을 찾는 날이요, 기도시간에는 수많은 인파가 성전에 몰리는 시간이다. 하나님은 이런 날과 시간과 장소를 성령강림의 D-day로 삼으셨던 것이다. "그 날에 제자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였다"(행 2:41)는 기록이 허구가 아닌 것은 이런 이유에서 뿐 아니라, 그들이 다 이미 하나님을 경외하고 율법의 말씀을 배워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고, 다만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교회가 일시에 커지고 질서가 아직 잡히지 아니한데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히브리파 유대인들과 헬라파 유대인들이 함께 모인데서 예루살렘 교회에 갈등이 표출되었다(행 6:1)14)
이 갈등은 "헬라파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그 매일 구제에 빠지므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한대"(행 6:1)서 비롯되었다. "원망"의 근원은 헬라파 유대인들에게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도들은 모두 히브리파 유대인들이었다. 이 갈등은 나중에 '율법과 은혜'라는 교리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었지만 결국 은혜를 주장한 헬라파 유대인들의 주장이 사도회의에서 받아들여진다.15)
그래서 교회는 "일곱을 택하여"(행 6:3) 헬라파 유대인들의 지도자로 삼았는데, 이 때 뽑힌 일곱 사람은 모두가 헬라파 유대인들이었다.16) 그리고 이 때 뽑힌 빌립의 전도와 스데반의 순교에 의해서 복음은 편협한 배타적 선민의식과 독점적인 영토주의 그리고 율법주의의 소유자들인 히브리파 유대인들의 손과 팔레스타인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로 뻗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히브리파 유대인들은 편협한 배타적 선민의식과 독점적인 영토주의 그리고 율법주의에 젖어 있었을 뿐 아니라, 당시의 헬레니즘 문명권에 동화되지도 못했고 세계화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헬라문화와 언어 및 지리에 익숙하지 못하였고, 해외에서 자랐거나 공부한 경험이 없었으며, 친지들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므로 이들은 세계 선교에 기여할 능력이 많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준비된 그릇이었던 헬라파 사람들의 포용적이고 열린 복음적 사고와 익숙한 언어와 문화수준을 세계 선교를 위해서 쓰셨던 것이다.17)
가. 헬라파 유대인 빌립의 선교
빌립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행 6:3)이었다. 이 뿐 아니라, 빌립은 헬라파 유대인이었고, 유대총독부가 있었던 가이사랴에 살고 있었다. 그만큼 빌립은 기도의 사람이었고 외국인과도 접촉이 잦은 마음이 열려있었던 신자였다.
빌립은 예루살렘 이외의 지역에 복음을 전한 첫 번째 전도인이었다. 유대지방 사람들은 물론이고, 사마리아인들과 에디오피아인 내시에게조차 복음을 전한 첫 번째 인물이었다. 특히 유대인들이 상종도 아니하고, '개' 취급했던 사마리아인과 에디오피아인 흑인 내시에게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가 바로 헬라파 유대인이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빌립은 헬라파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두 민족간에 갈등을 충분히 누그러뜨릴 수 있었을 수 것이고, 헬라어를 구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을 경외했던 에디오피아인 내시에게조차 기독교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것이다.18) 그리고 사마리아 교회 역시 추후에 정통교회 여부를 결정짓는 사도권의 승인을 받는다.19)
나. 히브리파 유대인 베드로의 선교
베드로는 히브리파 유대인이었고, 학식이나 해외 경험이 전무한 갈릴리 출신의 어부였다. 이런 그가 고넬료 가정에 불리어가 복음을 전하기까지에는 십 수년이 넘는 많은 세월이 흘렀어야 했고, 통역관을 동행해야 했을 것이며, 또 하나님은 베드로에게 환상을 보여주면서까지 하나님이 깨끗케 하신 것을 속되다 하지 말라고 경고하셨어야 했다(행 10:9-33).
'고넬료 가정에 내린 성령'은 오순절 성령강림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안수례없이 위로부터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커다란 역사였다(행 11:17). 이와 같이 강한 성령의 증거적인 역사가 필요했던 것은 그와 같은 것이 없이는 하나님이 이방인을 구원의 방주에 들이시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베드로를 포함해서 히브리파 유대인들은 아마 받아 드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오순절 성령의 역사와 같은 강한 외적이고 증거적인 성령의 은사가 고넬료 가정에 내림으로써 베드로와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심어 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히브리파 유대인들은 고넬료 가정에 내린 성령의 강권적인 역사를 보고서도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교회 앞에 베드로를 고자질하여 문제삼았으며, 또 베드로는 교회 앞에서 자신을 변호(행 11:1-18)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만큼 히브리파 유대인들에게 이방인의 구원문제는 받아드리기 힘든 숙제였으며, 세계선교를 위한 그릇이 되기에는 여전히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넬료 가정에 세워진 이방인 교회는 베드로가 가진 사도권의 승인아래서(마 16:19) 이루어졌고, 성령의 역사는 하나님을 경외하였던 고넬료의 기도시간과 베드로의 기도시간들에 맞춰져서 이루어졌다(행 10:3,9,30)는 것이 누가의 이해였으며 확신이었다.
가. 헬라파 유대인이었던 바울과 스데반의 종교적 갈등
아람어를 쓰던 히브리파 사람들의 한계 때문에 세계 선교의 그릇들은 베드로와 요한 등의 인물에서 점차 빌립과 스데반 그리고 바울과 바나바 등의 인물로 교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주연인물의 교체는 '배척'이라는 박해의 위기에서 시작되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위기는 6장에 나오는 본토출생의 히브리파 유대인들과 외국태생의 헬라파 유대인들(디아스포라)간에 발생된 갈등에서 비롯되었다.20) 예수의 제자들은 모두가 본토출생의 아람어를 사용하는 유대인들이었다. 이들이 외국태생의 헬라파 과부들을 소홀히 대접한데서 불평이 생겨났고, 그래서 외국태생의 헬라파 유대인들 가운데서 일곱 사람을 뽑아 그들의 지도자로 삼았던 것이다.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스데반이었다.21)
예루살렘에는 유대인의 회당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는 헬라파 유대인들만이 따로 모이는 회당이 두개 정도 있었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22) 후에 바울 사도가 된 사울과 스데반이 부딪힌 곳이 바로 헬라파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이었다.23) 이곳에 출입했던 스데반이 회당 예배 때(설교 시간)에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전파하였고,24) 설교를 듣고 난 사울은 스데반을 이단자로 간주하였다. 당시의 율법은 이단자를 돌로 쳐죽이도록 정하고 있었다(레 20장; 24:16). 사울이 앞장을 서서 헬라파 유대인들을 선동하여 스데반을 돌로 치게 하였고, 이 사건을 계기로 사울은 헬라파 유대인들 가운데 기독교에 개종한 사람들을 색출하여 말살시키기 위해서 이웃나라에까지 갔다가 다메섹25)의 길에서 예수를 만나 거꾸러졌고, 후에는 바울로 이름을 바꾸어 기독교 역사에 가장 훌륭한 선교사가 되었다. 하나님이 위기를 바꾸어 기회로 삼으셨던 것이다.26)
스데반의 순교이후 박해를 받아 외국에 흩어진 기독교인들은 한결같이 외국태생의 헬라파 유대인들이었다.27) 사도행전 11장 19-21절을 보면, "스데반에게 가해진 박해 때문에 흩어진 사람들이 베니게와 키프로스와 안디옥까지 가서, 유대 사람에게만 말씀을 전하였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는 키프로스 사람과 구레네 사람 몇이 있었는데, 그들은 안디옥에 이르러서 그리스 사람에게도 말을 붙여서 주 예수를 전하였다. 주께서 그들을 돌보시니, 믿게된 수많은 사람이 주께로 돌아왔다."고 적고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인가?
또 사도행전 8장 1-6절을 보면, "사울은 스데반이 죽임 당한 것을 마땅하게 여겼다. 그 날에 예루살렘 교회가 크게 박해받기 시작하여, 사도들 이외에는 모두 유대 지방과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 경건한 사람들이 스데반을 장사하고, 그를 생각하여 몹시 통곡하였다. 그런데 사울은 교회를 없애 버리려고 집집마다 찾아 들어가서 남자나 여자나 가리지 않고 끌어내서 감옥에 넘겼다. 그러나 흩어진 사람들은 두루 돌아다니면서 말씀을 전하였다. 빌립은 사마리아 성에 내려가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파하였다. 무리는 빌립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가 하는 기적을 보기도 하는 가운데서, 한 마음으로 빌립이 하는 말을 좇았다."고 적고 있다. 이 또한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인가? 그리스말을 사용할 줄 알고, 또 외국에서 태어난 유대인들이 흩어지면서 복음을 전하게 되니, 위기가 변하여 기회가 되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인 빌립이 유대인들이 멸시하고 깔보는 절반쯤 유대인의 피가 흐르는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내려가 복음을 전하니 위기가 변하여 기회가 되었다. 사마리아에 그리스도의 교회가 탄생된 것이다.
또 바울 일행은 외국의 선교지에서 같은 민족인 헬라파 유대인들로부터 심한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생명까지도 위협을 당하였지만, 유대인들의 박해를 피하여 다른 도시로 피신을 할 때마다 그곳 도시들에 그리스도의 교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 얼마나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인가?28)
나. 하나님께서 헬라파 유대인들을 들어 쓰신 이유
하나님께서 예루살렘과 유대지방에 교회를 세우는데는 제자들과 같이 아람어를 사용하는 본토출생의 유대인들을 들어 쓰셨지만, 안디옥과 같이 해외에 교회를 세우는데 에는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외국태생의 헬라파 유대인들을 들어 쓰셨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주연인물들을 살펴보면, 예루살렘과 유대지방에서는 베드로와 요한을 들어 쓰셨지만, 사마리아지방에서는 빌립을 들어 쓰셨고, 해외선교는 바울과 바나바 등을 들어 쓰셨다. 그 이유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해외선교는 무엇보다도 선교지역의 문화와 언어에 익숙한 사람이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빌립, 스데반, 바나바, 바울, 실라 등은 그 당시 상황으로 보면, 이미 세계화가 이루어진 사람들이었다. 많은 교육을 받았을 뿐 아니라, 이방문화에 익숙하였고, 무엇보다도 그리스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베드로와 야고보처럼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나 아람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본토출생의 유대인들은 배움도 짧을 뿐 아니라, 배타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며, 무엇보다도 그리스말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하나님에게는 준비된 그릇이 필요했던 것이다.
예루살렘 교회는 부활을 믿지 아니한 당대의 정치 종교적 실권자들인 사두개파들에 의해서 간헐적으로 탄압을 받았지만, 본격적으로 박해를 받게 된 것은 바울과 같은 헬라파 유대인들로부터였고, 스데반을 비롯해서 박해를 받아 흩어진 사람들도 헬라파 유대인들이었다.29) 그리스말을 하는 이들이 친지들이 사는 외국으로 흩어지면서 가는 곳마다 복음을 전하였고 교회를 세우는 놀라운 일들을 행하였다. 이들이 바로 하나님이 준비하신 선교의 그릇들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바울이 선교사가 되어 전도할 때에 극심한 박해를 받았는데, 그를 박해한 자들은 다름 아닌 자기와 같은 헬라파 유대인들었다.
둘째, 이 천년 전 로마제국시대는 지중해 연안의 모든 국가들이 로마제국에 속해 있었고, 알렉산더 대왕시절부터 발달되기 시작한 도로와 항만이 있었고, 무역과 여행이 자유로웠다.30)
유대인들은 자의든 타의든 외국에 나가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는 이들을 디아스포라 유대인이라고 말한다. 이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회당을 건립하여 예배당과 학교와 민족회관으로 쓰고 있었는데, 많은 이방인들이 유대교에 개종하여 하나님을 믿고 있었다.31) 이들은 대부분 할례 받지 아니한 문의 개종자들(proselytes of the gate)이었는데, 사도행전은 이들을 일컬어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God-fearer)32)이라고 하였다. 바울 선교팀은 어느 도시에서나 유대인 회당을 찾아 들어가 전도를 했는데, 일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도 복음을 받아 드려 기독교에 개종했지만, 대부분의 개종자들은 이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들 하나님을 경외하던 자들에 의해서 기독교 선교가 세계 도처에 이루어졌다.33)
사도행전 13장 13절 이하를 보면, 바울이 터키 중남부 지역에 위치한 비시디아 안디옥에 이르러 안식일에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말씀을 전파하였다. 당시 회당에서는 율법서와 선지서를 낭독34)한 후에 회장당의 지명을 받은 자나 자원자가 설교를 하였다.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바울은 회당장의 지명을 받고 일어나 설교를 시작하면서 서두에 청중들을 가리켜 "이스라엘 사람들과 및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Men of Israel, and you that fear God, 행 13:16,26)이라 하였다. 바울이 회당에서 설교할 때마다 자기 청중을 이렇게 부른 반면에, 누가는 뒷부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을 지칭할 때, 고넬료를 제외하고는(행 10:22,35) "경건한 사람들"(devout converts to Judaism)이란 말로 대신하였다(행 13:43,50; 17:4,17).
그러면 바울이 즐겨 사용한 "이스라엘 사람들과 및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란 누군가?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란 뜻인가, 아니면, "이스라엘 사람들"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각각 다른 두 민족 집단이란 말인가?
각각 다른 두 민족 집단을 지칭하는 말이다. 누가가 13장 43절에서 이들을 "유대인과 유대교에 입교한 경건한 사람들"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디아스포라 유대인을 지칭한다. 자의든 타의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 나가 살았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람어보다는 헬라어를 더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히브리어 구약성경보다는 헬라어 구약성경을 사용했던 사람들이다.
이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회당을 건립하여 예배당과 학교와 민족회관으로 쓰고 있었는데, 가장(家長) 열 명 이상이 사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나 회당을 세울 수 있었다.35)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들 유대인의 회당에 유대인들만 출입했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많은 헬라인들도 출입했다는 점이다. 이들 유대교 회당에 출입했던 헬라인들을 바울과 누가는 사도행전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혹은 "경건한 사람들"(devout converts to Judaism) 혹은 "유대교에 입교한"(행 13:43)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유대교에 입교한 이방인이라면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이란 뜻인데, 유대인들은 이들 이방인 개종자들을 '의의 개종자'(Proselyte of righteousness)와 '문의 개종자'(Proselyte of the gate)로 나누어 구분하였다.36)
'의의 개종자'37)는 유대인은 아니었지만, 종교적으로 유대인이 된 사람을 말한다. 개종자는 한 분 참 하나님과 모세의 율법과 율법의 가르침과 모든 유대교 의식을 완전히 받아드린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문의 개종자'38) 역시 유대인은 아니었지만, 유대인 회당에 출석하며 유대교 행사에 참여하면서 유대교의 한 분 하나님을 믿었던 경건한 헬라인을 말한다.39)
하나님 경외자는 고넬료처럼 "경건하여 온 집으로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행 10:2) 사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 경외자는 유대인들이 반드시 지켜야하는 안식일 법이나 절기법에 얽매이지 않는다. 스스로 원하지 않는 한 할례를 받아야할 의무도 없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으로 사도행전에 언급된 사람들은 가이사랴의 백부장 고넬료(행 10:1-3) 말고도 고린도에 사는 디도 유스도(행 18:7)가 있었다.40) 디도 유스도는 회당 옆에 집을 가지고 있었으며, 바울 일행을 영접하여 집에서 고린도 교회를 시작하였다. 빌립보에는 두아디라성의 자주 장사로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루디아(행 16:14)41)가 있었다. 루디아는 여성으로써 바울 일행을 청하여 빌립보 교회를 시작하였다(행 16:15).
이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혹은 "경건한 사람들"이 바울의 선교지역에 많았다는 것이 고고학 발굴로 입증이 되었다.
소아시아의 에베소에서 매안데르(Maeander) 강의 지류와 동서를 잇는 큰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145KM 가량 떨어진 곳(서머나에서는 남동쪽으로 217KM 정도)에 바울 당시 이미 200년이나 된 고대도시 아프로디시아스(Aphrodisias)가 자리잡고 있었다.42) 아프로디시아스 근처에는 동쪽으로 라오디게아와 히에라폴리스, 남동쪽으로는 골로새가 위치하고 있었다. 이들 도시들은 바울의 제1차 선교지였던 비시디아 안디옥, 이고니온, 루스드라 및 더베를 포함하는 남갈라디아 지역과 제3차 선교지였던 에베소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었다.
또 바울을 본적이 있는 파피아스가 히에라폴리스에서 감독을 지냈을 만큼 아프로디시아스 인근 도시들에는 1세기 때부터 교회들이 들어서 있었고,(43 주후 325년에 열린 니케아 회의에 아프로디시아스의 감독이 참석하고 있는 것을 보아서 인근의 다른 도시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아프로디시아스에도 일찍부터 교회가 세워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44
이 도시 아프로디시아스에서 2세기경에 유대인 회당을 건립하면서 후원자 명단을 새겨 건립하였던 대리석 기념비 하나가 1977년에 발굴되었다.
이 기념비에는 유대인 69명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 54명과 개종자 3명의 이름이 그들의 직업과 함께 새겨져 있었다(이들은 대부분 집안의 가장이었을 것이다). 또 이들 가운데는 기도와 율법연구와 구제활동에 특별히 헌신하는 '데카니'(A면)라는 그룹이 따로 있었는데, 이에 소속된 유대인이 69명 가운데 16명, 하나님 경외자가 54명 가운데 2명, 개종자 3명 모두가 포함되어 있었다(좌측의 그림 A면은 '데카니' 그룹에 속한 자들의 명단이고, B면은 '데카니'에 속하지 아니한 자들의 명단이다.).
하나님 경외자들 가운데 9명이 시의회 의원들이었고, 13명이 기능공들이었으며, 1명이 운동선수였다.45)
이 기념비의 발굴로 말미암아 바울 선교를 기록한 사도행전의 신빙성이 한층 더 높여지게 되었을 뿐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수의 이방인들이 유대교 회당을 다니며, 하나님을 믿었다는 귀중한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바울 일행은 가는 곳마다 제일 먼저 유대인의 회당을 찾아가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헬라인들)을 대상으로(행 17:17) 말씀을 강론하거나 변론하였고,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과 그리스도로 믿도록 권면하였다(행 18:4). 이렇게 해서 믿는 사람을 얻으면(특히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들 가운데서 많은 사람들이 바울과 바나바를 좇았다고 했다. 행 13:43) 믿는 이의 집으로 장소를 옮겨 그리스도의 교회를 시작하였다(행 18:7). 일단 교회가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았다(행 18:8).
그러면 바울은 이 지역을 통과한 적이 있었는가? 분명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바울이 제3차 선교여행 때에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이 지역을 통과하여 에베소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 이 지역이 매안데르 강변에 위치하고 있고, 큰 도로가 통과하는 곳이어서 이 길을 따라 에베소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행 19:1).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울이 이 지역을 통과했는가에 있지 않고, 이 지역을 포함해서 소아시아와 갈라디아 전역에 헬라파(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는 점이고, 이들 유대인 회당에 하나님을 믿는 경건한 이방인들이 대단히 많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 유대인과 유대교에 입교한 헬라인들이 바울 일행의 최우선 전도목표였다는 것이다.
다. 선교팀 분열과 교회간의 교리적인 갈등
하나님은 헬라파 유대인들을 통해서 안디옥 교회를 세우시고 이방 선교의 전진기지로 삼으셨다. 안디옥 교회가 다른 나라들에 선교사를 파송하게 된 것은 그들이 금식하며 기도할 때에 성령께서 명령하신 일이었고, 안디옥 교회는 성령의 지시에 따라 바울과 바나바와 마가를 택하여 선교사로 파송할 때에도 금식하며 기도하고 안수하였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교여행 중에 마가가 팀을 이탈하였다. 이로 인해서 제2차 선교여행은 바울과 바나바가 나뉘어져 출발하는 분열의 아픔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이 분열은 결국 두 개의 선교팀이 파송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들 헬라파 유대인들의 선교활동으로 인해서 선교지에는 많은 이방인 교회들이 세워졌고, 그들의 선교로 복음의 씨앗은 문화가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도 거침없이 뿌리를 내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히브리파 유대인들과 헬라파 유대인들 사이에 '율법과 은혜'라는 교리적인 갈등이 발생하였다. 그래서 사도들은 예루살렘에서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였다. 결과는 이방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었다.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들이 이방인 교회들을 정통교회로 승인했던 것이다(15장).
이제까지 초기 그리스도의 교회 설립과 전개 과정에 나타난 몇 가지 특징들이 '하나님의 섭리'와 '성령의 능력'과 성도들의 '기도'와 '성령 충만함'과 '준비된 그릇들'과 '선교교회들에 대한 사도들의 승인'이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최초의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가 히브리파 유대인들에 의해서 세워졌고, 추후에 세워진 선교교회들(사마리아 교회, 고넬료 가정의 이방인 교회, 안디옥 교회와 바울의 선교보고를 받은)의 정통시비를 가리는 사도적 권위를 갖고 있었지만, 그들은 배타적 선민의식과 독점적인 영토주의 또는 폐쇄적인 율법주의에 젖어 있었고, 당대의 문명세계에 친숙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세계 선교에 기여할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주후 70년의 예루살렘 멸망과 더불어 교회도 사실상 거점을 잃게 되었다.
선교는 처음부터 세계문명에 익숙한 헬라파 유대인들과 그들의 교회에 의해서 주도되었으며, 그들의 기도와 성령 충만함과 불굴의 믿음과 열린 선교정책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몇 가지 특징들은 오늘의 우리 교회들이 어떠해야할 것인가를 일깨우는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된다.
1) 누가복음 1:1-4. See also Donald Guthrie, New Testament Introduction(InterVarsity Press, 1970), pp. 363-377. 누가는 바울(행 9:1-31; 11:25-30; 12:25-28:31)과 마가(행 12:12)의 동역자였다. 또 베자사본에 "우리" 부분이 안디옥이 언급되고 있는 11장 27절과 14장 22절에서도 나타나고 있어서 누가가 안디옥 출신일 가능성이 높고, 바울이 가이사랴에 2년 간 투옥되었을 때에, 누가도 가이사랴에 머물고 있었다. 따라서 누가는 교회의 시작과 발전, 박해와 갈등, 선교여행에 관한 많은 정보들을 직간접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2) 김득중, {누가의 신학}(컨콜디아사, 1992), 287-290쪽.
3) 김득중, {사도행전 연구}(도서출판 나단, 1991), 71-73쪽.
4) 천주교에서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날을 30년 4월 9일로 본다. 이런 계산이 옳다면, 오순절은 30년 5월 28일이 될 것이다. 안문기, {노 양과의 대화로 풀어 보는 즐거운 전례: 계절과 축제}(서울: 한국 천주교 중앙 협의회, 1992), 271쪽 참고.
5) 행 2:15(표준새번역). 유대인들의 하루는 우리보다 6시간 정도 빠른 해질 때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개역성경에서의 제삼시는 우리 시간으로 아침 9시가 된다.
6) 능력 행함과 놀람과 표적. 행 2:22; 롬 15:18; 고후 12:12; 살후 2:9; 히 2:4.
7) {누가의 신학}, 264-295쪽.
8) '배척', '기도', '성령 충만', '순례'는 사도행전의 주제들이다.
9) F. F. Bruce, New Testament History(Garden City, NY: Doubleday & Company, Inc., 1980), pp. 229, 232, 278-290. 브루스는 "기독교 선교의 초기에, 사도들은 복음이 들어간 어떤 곳이든지 그곳을 감독하는 것이 자신들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참고 행 11:22)"고 적고 있다[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이용복, 장동민 옮김(아가페출판사, 1986), 220쪽]. 또 브루스는 "전에 베드로와 요한을 사마리아에 보내어 빌립의 사역을 조사하게 했던 것처럼 이제는 대표를 안디옥에 파견하여, 이 큰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사건들을 살펴보도록 했다."[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287쪽.]고 적고 있다.
10) {누가의 신학}, 264-287쪽.
11) 오늘날에도 하루 세 번 기도하는데, 아침, 오후, 저녁에 하며, 각각의 이름은 샤하리트(shaharit), 민하(minha), 마아리브(ma'ariv)이다. 데이빗 C. 그로스, {유대인을 알고 싶다}, 장병길 옮김(도서출판 살렘, 1997), 68쪽.
12) 누가는 기도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신약성경에 '기도하다'라는 동사와 '기도'라는 명사가 합쳐서 90회가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누가가 쓴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 47회가 소개되고 있다. 전체의 52%를 상회하는 많은 숫자이다. 이 만큼 누가는 다른 어떤 성서 저자들보다도 기도생활에 관한 자신의 깊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13) Diaspora로써 헬라어를 사용한 사람들.
14) F. F. Bruce, New Testament History, pp. 217-233.
15) 정통교회 여부를 결정짓는 사도권의 승인(F. F. Bruce, New Testament History, pp. 279-290).
16) F. F. Bruce, New Testament History, p. 219; 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161쪽.
17) M. 헹겔, {고대의 역사기술과 사도행전}, 전경연 역(복음주의 신학총서 제32권, 1990), 86-94쪽. 헹겔은 헬라파 유대인들이 "구원사에서 이스라엘의 메시아로서의 예수의 의미가 모세의 의미를 본질적으로 대치했다는 매우 자극적인 주장을 내세웠을"(87쪽) 만큼 토라와 성전 및 의식법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이었으며, "유대교 회당의 울타리를 넘어 선교의 자극을 시동"(91쪽)하였고, 이단자로 취급되던 사마리아인들과 "아직 할례나 개종자 세례를 받지 않았던 이방인 '하나님 경외자들'"(89쪽)에게 복음을 전하여 페니키아의 도시들(행 11:19; 15:3)과 다메섹에 교회들을 세웠고(91-92쪽), "율법으로부터 자유"하여 "할례와 의식법의 규정들의 요구들을 묵살"하였으며, "율법을 끌어들이지 않은 이방인 선교에 점진적으로 또 한발 한발 이전해 갔다"(94쪽)고 지적하였다. 브루스 또한 헬라파 유대인들이 최초로 세계 선교를 주창한 사람들이었고, "예수의 말씀과 성전 질서와는 어떤 틈이 있다는 것을 '히브리파' 형제들보다 더 먼저 알아차렸다. 또한 복음의 초국가적(supra-national)인 성격과 보편적인 성격도 먼저 알아차렸다."(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176쪽.)고 지적하였다.
18) {고대의 역사기술과 사도행전}, 94쪽. 헹겔은 내시가 신체결함(신 23:2)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개종자가 아닌 "하나님 경외자"였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헬라파 유대인들에게는 이런 신체결함이 그리스도인이 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19) F. F. Bruce, New Testament History, p. 229.
20) {고대의 역사기술과 사도행전}, 88쪽.
21) {고대의 역사기술과 사도행전}, 85쪽; 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161쪽.
22) Gareth L. Reese, New Testament History: A Critical and Exegetical Commentary on the Book of Acts(Joplin, Missouri: College Press, 1983), p. 258.
23) 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166쪽; Karl Heussi, Kompendium der Kirchengeschichte, 칼 호이시, {그리스도 교회사 편람}, 김창길 편집(도서출판 임마누엘, 1988), 27쪽.
24) 회당에서는 성경봉독 후에 회당장의 지명을 받은 자나 자원자가 설교할 수 있었다(Gareth L. Reese, p. 496.)
25) 이 당시 다메섹에는 유대인이 4만명, 회당이 30-40개나 있었다고 전한다. 사울의 박해로 흩어진 헬라파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다메섹에도 복음을 전하여 교회를 형성하고 있었다. 사울은 이 지역 유대인의 사법권을 가진 대제사장의 재가를 받아 기독교에 개종한 사람들을 색출하여 말살시키려 하였다. 로마의 티베리우스 황제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예루살렘의 유대인에게 허용한 사법권을 동방의 여러 도시에 있는 유대인 사회에도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고 있었다. 따라서 동방의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의 사법권의 지배를 받아야 했다.[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악명 높은 황제들(7)}, 김석희 옮김(한길사, 1998), 292쪽.]
26) F. F. Bruce, The New Testament Documents: Are They Reliable?(Grand Rapids, Mich.: William B. Eerdmans Publishing Co., 1983), pp. 76-79.
27) 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213쪽.
28) M. 디벨류스, {바울: 인물, 사상, 업적}, 전경연 편역(복음주의신학총서 17권, 1989), 107쪽.
29) {고대의 역사기술과 사도행전}, 89쪽. 헹겔은 "아무데도 추방되어 흩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왔다는 말이 없기 때문에 추측컨대 스데반 주변에 모여 있던 헬라말을 하는 유대 그리스도인들과 '일곱"집사들 그룹에게만 영향이 미친 것 같다."고 하였다. 또 헹겔은 헬라파 유대인들이 "그 도시와 유대교도들의 팔레스틴을 떠나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를, "그들은 디아스포라로부터 귀환한 사람들이고, 아라멕을 말하는 토착 유대 그리스도인들의 생활기반만큼 예루살렘에 깊이 뿌리박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See also 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213쪽.
30) F. F. Bruce, Paul & His Converts: How Paul Nurtures the Churches He Planted(Downers Grove, Illinois: InterVarsity Press, 1985), pp. 122-123. See also R. F. 호크, {바울 선교의 사회적 상황}, 전경연 옮김(대한기독교출판사, 1991), 27-29쪽.
31) 파이퍼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율법을 알고 '하나님을 자랑하며' 최고 윤리 원칙을 따라 살며, 이방인들을 개종시키려 했다"고 적고 있다. See R. H. Pfeiffer, History of New Testament Times with an Introduction to the Apocrypha(R. H. 파이퍼, {신약시대 역사와 외경개론}, 류형기 역(한국기독교문화원, 1977), 123쪽.
32) {바울: 인물, 사상, 업적}, 64쪽. 브루스는 "당시의 많은 이방인들은 유대교 공동체로 완전히 개종하여 들어가지는 않았으나, 유대교의 회당 예배에서 보여지는 유일신 사상과 또 유대인들의 생활 양식의 윤리적인 기준에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회당에 참석하며 헬라어로 읽는 성경과 기도에 꽤 정통하기도 했다. 또 유대인의 안식일 준수나 음식 규례 등을 세심하게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었다"[F. F. 브루스, {사도행전(상)}, 260쪽.]고 적고 있다.
33) Paul & His Converts: How Paul Nurtures the Churches He Planted, p. 40.
34) 이 경우 보통 통역을 해준다. 회당 예배 때, 기도 후 그 주 안식일을 위해 율법에서 발췌한 성구를 낭독한다. 그러면 통역관이 한 절씩 한 절씩 아람어로 번역한다. 모세오경은 154개의 발췌문으로 나누어져 있고, 3년마다 한번씩 되돌아온다. 이것이 끝나면, 예언서에서 발췌한 성구가 낭독된다. 통역관은 삼개절씩 묶어서 의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35) Gareth L. Reese, pp. 345, 494-496.
36) Gareth L. Reese, p. 54. See also L. Edsil Dale, Acts Comments(Cincinnati: published by the author, 1952), p. 29.
37) 그냥 '개종자'라 부른다.
38)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 혹은 '경건한 사람' 혹은 '유대교에 입교한 사람'이라 부른다.
39) F. F. Bruce, New Testament History, pp. 217-220.
40) {사도행전 연구}, 187쪽.
41) {사도행전 연구}, 180쪽.
42) 인터넷 사이트 검색단어, "Aphrodisias."
43) Eusebius, The History of the Church from Christ to Constantine(Penguin Books, 1984), pp. 88-89, 149-153.
44) Edward M. Blaiklock, R. K. Harrison, and David R. Douglass, eds., The New International Dictoionary of Biblical Archaeology(Grand Rapids, Michigan: Regency Reference Library, 1983), s.v. "Aphrodisias."
45) Lewis A. Foster, "Light From Aphrodisias About God-Fearers," Christian Standard(Cincinnati: Standard Publishing Co.) May 5, 1991, pp. 374-376; Joyce Reynolds and Robert Tannenbaum, Jews and God-fearers at Aphrodisias(The Cambridge Philological Society, 1987), Supplementary Volume no.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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