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편, 여호와의 싸움을 위하여 출진하는 왕
요절 : 7절, 혹은 병거, 혹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20편은, “환난 날에”(1상), 이렇게 시작이 됩니다. 이 환난이 20편의 내용으로 볼 때 어떤 대적의 침략으로 보입니다. 본문의 구조는 국가적인 위기에 봉착하여 다윗 왕이 출전(出戰)하기 위해 번제를 드리려고 성소에 갔다가, 나라와 왕을 위해 기도하는 백성들과 만나 서로 격려하며 화답(和答)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도표를 보시면, “환난 날에”를 중심으로 첫째 단원은 백성들이 출전하는 왕을 격려하는 말인데 인칭대명사(人稱代名詞)가 모두, “너”로 되어 있습니다. ①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②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③ “너의 승리로 인하여 개가(凱歌)를 부르며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 기(승리)를 세우리니” 합니다. 둘째 단원은 왕의 화답인데 인칭대명사가 “나”로 되어 있습니다. ④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바 기름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는 줄 이제 내가 아노니”, 즉 확신(確信)한다고 화답하고, 셋째 단원은 왕과 백성의 합창(合唱)이라 할 수가 있는데 인칭이 “우리”로 되어 있습니다. ⑤ “혹은 병거, 혹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⑥ “저희는 굽어 엎드러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 합니다.
이러한 20편이 신약의 성도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지금은 “우리가 만물이 아직 저에게 복종한 것을 보지 못하고”(히 2:8) 한, 영적 싸움의 날이요, 발등상이 되기까지, 즉 주 재림의 날까지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하는 “환난의 날”인 것입니다.
첫째 단원(1-5) 출전하는 왕을 위한 백성의 기도
둘째 단원(6) 백성의 기도에 대한 왕의 화답
셋째 단원(7-9) 왕과 백성의 합창
첫째 단원(1-5) 출전하는 왕을 위한 백성의 기도
① 20편은 “환난 날에” 하고, 시작이 되는데, “환난”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믿음의 시금석(試金石)이 됩니다.
㉠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이 너를 높이 드시며”(1),
㉯ “성소에서 너를 도와주시고”,
㉰ “시온에서 너를 붙드시며”(2),
㉱ “네 모든 소제를 기억하시며”,
㉲ “네 번제를 받으시기를 원하노라(셀라)”(3) 합니다.
㉡ 백성들은 다윗이라는 왕을 의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1-3절의 내용은 우선적으로 왕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유지하기를 염원하는 내용입니다. 이점이, “네 모든 소제를 기억하시고, 네 번제를 받으시기를 원하노라”(3)는 표현에 나타납니다. 이점이 중요합니다.
㉢ “환난”을 당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점검해보아야만 합니다. 성경은 “아벨과 그 제물은 열납하셨으나 가인과 그 제물은 열납하지 아니하신지라”(창 4:4-5) 하고, 제물보다 드리는 사람을 먼저 언급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먼저 자기 자신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느냐가 문제인 것입니다.
㉣ 그래서 “네 번제를 받으시기를 원한다” 하는 것입니다. 이는 왕이 출전하기에 앞서서 하나님께 헌신을 다짐하는 번제를 드린 것을 가리킬 것입니다. 사무엘도 블레셋과의 전쟁에 앞서서, “어린양을 취하여 온전한 번제를 여호와께 드리고 이스라엘을 위하여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응답하셨더라”(삼상 7:9) 합니다. 이점에서 망각하지 말아야할 점은 신구약시대를 막론하고 “번제”, 즉 헌신은 그리스도께서 단번에 드려주실 대속으로 말미암아 가능하여 진다는 점입니다.
② “번제를 받으시기를 원한다”, 즉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이기를 구한 후에, “네 마음의 소원(所願)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도모(계획)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4) 하고, 왕의 소원이 성취되기를 기원합니다.
③ 그리고 “우리가 너의 승리로 인하여 개가를 부르며”(5상),
㉠ 즉 왕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될 때에 할렐루야(개가)를 부르며,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 기(旗)를 세우리니”(5중) 합니다. “기를 세우리니” 하는 말은, “너의 승리로 인하여 개가(凱歌)를 부르리니” 한대로 승리를 알리는 깃발을 세우겠다는 뜻입니다. 60:4절에서도, “주를 경외하는 자에게 기(旗)를 주시고 진리를 위하여 달게 하셨나이다(셀라)” 합니다. 이 “기”를 구속사라는 맥락으로 보면,
㉮ 위로는 모세가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여호와 닛시라”(출 17:15), 즉 여호와는 나의 깃발이라고 한 것으로 이어지고,
㉯ 아래로는 “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호(旗號)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사 11:10) 한 메시아예언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 “만민의 기호로 설 것이라” 한 말은, “이리로 모이라”, 즉 이리로 와야 구원을 얻게 된다는 표지(標識)라는 뜻입니다. 바울이 각처에 복음을 전한 것은 그곳에 “기호”(旗號)를 세운 셈입니다. 그런가하면 대적도, “주의 대적이 주의 회중에서 훤화하며 자기 기(旗)를 세워 표적을 삼았다”(74:4) 하고 말씀합니다.
㉡ “여호와께서 네 모든 기도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5하) 합니다. 이런 간구는 신약의 성도들에게도 중요합니다. 바울은 교회에 보낸 서신마다 자신을 위하여 기도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 나를 위하여 구할 것은 내게 말씀(성령의 검)을 주사 나로 입을 벌려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게 하옵소서 할 것이니”(엡 6:19) 합니다. 또한 “너희도 우리를 위하여 간구함으로 도우라 이는 우리가 많은 사람의 기도로 얻은 은사를 인하여 많은 사람도 우리를 위하여 감사하게 하려 함이라”(고후 1:11) 합니다.
㉢ 그리고 계시록에서는, “또 여러 형제가 어린양의 피(복음)와 자기의 증거하는 말을 인하여 저를 이기었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 하였도다”(계 12:11) 하고, 복음전도를 통해서 승리(勝利)의 기를 세우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것이 출전하는 왕을 위한 백성들의 기도입니다.
둘째 단원(6) 백성의 기도에 대한 왕의 화답
④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속한바 기름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시는 줄 이제 내가 아노니”(6상) 합니다.
㉠ 둘째 단원은 한 절에 불과하지만 첫째 단원과, 셋째 단원을 연결해주는 의미 문맥의 역할을 합니다.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언급합니다. 여기서 기름부음을 받은 자가 1차적으로는 다윗 왕을 가리키지만 궁극적으로는 2:2절에서 말씀한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우리는 우리의 왕 그리스도(기름부음을 받은 자)께서 승리해 놓으신 싸움을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 다음은 “자기에게 속한 자”라는 언급입니다. 부모가 없는 사람이 존재할 수 없듯이 소속(所屬)이 없는 자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상에는 많은 나라, 많은 민족이 있다 하여도 영적 논리로 하면 그리스도께 속한 자와, 사탄에게 속한 자 두 진영(陣營)만이 있을 뿐입니다.
주님은 대제사장적인 기도에서, “세상 중에서 내게 주신 사람들에게 내가 아버지의 이름을 나타내었나이다 저희는 아버지의 것이었는데 내게 주셨으며 저희는 아버지의 말씀을 지키었나이다”(요 17:6) 하십니다.
이점을 사도 요한은, “저희가 우리에게서 나갔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하였나니 만일 우리에게 속하였더면 우리와 함께 거하였으려니와 저희가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이니라”(요일 2:19) 합니다.
㉢ “그 오른손에 구원하는 힘으로 그 거룩한 하늘에서 저에게 응락하시리로다”(6하) 합니다. “오른손의 구원”이라 말씀하는데, 모세는 자신들을 애굽에서 구원하신 것을 “주의 오른 손”(출 15:5)이 구원하셨다고 말씀합니다.
㉣ 그리고 “이제 내가 아노니”(6중) 하는 말은, 확신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백성의 기도에 대한 왕의 화답입니다.
셋째 단원(7-9) 왕과 백성의 합창
⑤ 셋째 단원은 결론부분으로 왕과 백성의 합창이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칭이 “우리”로 되어 있습니다. “혹은 병거, 혹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7) 합니다.
㉠ 33:16-17절에서도, “많은 군대로 구원 얻은 왕이 없으며 용사가 힘이 커도 스스로 구하지 못하는도다 구원함에 말은 헛것임이여 그 큰 힘으로 구하지 못하도다” 합니다. 이는 신앙고백과 같은 것인데 이점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라고 부르는 호칭에서도 나타납니다. “여호와”는 언약하신 바를 이루어주시는 구원과 결부되는 칭호이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인데도 여호와의 이름이 1, 5, 6, 7, 9, 5번이나 언급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7하) 하는 선언은, 20편에 있어서 절정(絶頂)이라 할 만큼 중요한 선언인 것입니다.
㉮ 이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으로 승리하리라는 뜻만이 아니라, 승리의 목적이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크고 작은 일을 통해서 하나님의 이름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기도 하고, 도리어 모독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 다윗은 골리앗을 향하여,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로 알게 하리라”(삼상 17:45, 47) 하고 선언했습니다. 이렇게 할 때 하나님은 자기의 거룩하신 이름을 위하여 싸우시지 않을 수가 없으신 것입니다.
⑥ 그리고 “저희는 굽어 엎드러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8) 한대로, 거인 골리앗은 굽어 엎드러졌고, 다윗은 일어나 바로 섰습니다.
㉠ “환난 날에” 하고 시작된 20편은, “여호와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부를 때에 왕은 응락하소서”(9) 하고 마치고 있습니다. 20편은 다윗 왕이 기록한 시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자신을 왕이라고 내세우지도 않고, 자신이 구원하리라고 말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부를 때에 왕(王)은 응락하소서” 하고, 구원하여주실 왕이 따로 있음을 고백합니다.
㉡ 성령께서는 “왕이요, 기름부음을 받은 자”(6)인 다윗 왕이 적을 정복하러 출전하는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들로 하여금 사탄을 정복하실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인도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8절에서 “저희는 굽어 엎드러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 한 말씀은 종말적(終末的)인 언급인 것입니다. 메시아예언으로 유명한 110편은,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로 네 발등상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우편에 앉으라 하셨도다”(1) 하십니다.
㉢ 이런 맥락에서 20편에 나타난 백성들의 염원과 기도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옵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하는 신약의 성도들의 간구와 맥을 같이 한다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 여호와가 말하였으니 이루리라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와 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하리라”(겔 36:36-37) 하십니다. 이것이 “여호와의 싸움을 위하여 출진하는 왕”입니다.
적용 : 20편에는 사사로운 간구는 한마디도 없습니다. 그리고 다윗 왕은 백성의 대표자로 출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명심해야할 점은, 우리는 대표자이신 주님께서 승리해놓으신 싸움을 싸우고 있다는 점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하신 말씀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에게 주의 거룩하신 이름이 주어졌다는 것과, 매사를 통해서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묵상
㉠ 백성들의 간구하는 제목·에 대해서,
㉡ 왕이 화답하는 확신에 대해서,
㉢ 왕과 백성의 합심 기도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