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초기 왕성 풍납토성 성벽 공개
백제 초기 왕성(王城)인 풍납토성의 성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올해 5월부터 6개월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발굴해 온 송파구 풍납동 풍납토성의 동쪽 성벽 발굴 현장을 11월 29일 공개하고, 그동안의 발굴조사 성과를 밝혔다.
풍납토성은 백제의 건국지인 하남 위례성을 4∼5세기경 증축한 한성(漢城)으로, 서울이 2천 년 전 493년간(BC18~AD475) 백제의 수도였음을 입증하는 중요 유적이자 고대 일본 토목기술의 원류로 평가 받는다.
서울시는 풍납토성이 사적 제11호로 지정되고, ‘풍납토성역’이라는 지하철역명으로까지 활용하고 있을 만큼 중요한 유적임에도, 복원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으나, 최근 한성백제박물관건립단의 의뢰를 받아 유적지 발굴과 복원을 진행해왔다.
서울시는 “성벽에 대한 1차 조사와 해자에 대한 2차 조사로 나눠 토성을 발굴하고 있으며, 올해 5월부터 진행된 1차 조사는 주로 풍납토성의 동쪽 성벽의 규모와 높이 축조방법 구조 등에 대한 발굴로 현재까지 너비 43m, 깊이 10m 지점까지 발굴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흙을 시루떡처럼 다져 쌓는 판축법을 이용해 1차로 성벽을 쌓아 올린 다음 강돌로 덮은 뒤 두 차례에 걸쳐 성 안쪽으로 성벽을 덧쌓은 흔적을 확인, 풍납토성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축성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성벽 안에서는 토기 조각 수백 점과 성벽을 쌓을 당시의 기둥이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성벽을 처음 쌓은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고 시는 덧붙였다.
서울시는 “풍납토성 성벽 둘레 3.5km를 쌓으려면 연인원 100만 명이 동원되었을 것으로 학계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며 “이는 4∼5세기 무렵 백제 추정인구 70∼80만 명을 훨씬 웃도는 인원”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는 내년 4월 개관하는 한성백제박물관 로비에 풍납토성 성벽을 실물 크기로 복원해 전시하고 성벽을 쌓을 당시의 모습과 백제 초기 도성 생활상도 모형으로 재현해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