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한 마리가
달빛에 그을린 채 그림자를 파먹고 있다
울음을 그친 것인지
울음을 잃어버린 것인지 모르게
잔뜩 웅크린 채
그림자가 다시 올리브 빛깔이 될 때까지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천지 사방 분간 없던 것이 고독과 맞닥뜨린 것이다
집도 절도 필요 없다
남의 집 담벼락을 서슴없이 넘고 지붕을 거닐고
자유를 곰씹다 버려진 들개처럼
연민이나 죄책감 따위가 함부로 소환되었다
나와 비슷한 처지다.
카페 게시글
▣ 회원 시 문학방
그림자 파먹는 고양이 / 김봄서
이희국
추천 1
조회 13
23.09.29 14:46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이희국 시인님 감사합니다.
글 많이 올려주세요.
사유 깊은 시는 많은 이들께 행복을 선사해 주시는 일이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