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 만어산 암괴류 [ 密陽萬魚山岩塊流 돌강, 어산불영 ]
2011년 1월 13일에 천연기념물 제528호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만어산(700m)의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만어사(萬漁寺)에서부터 산의 아래쪽으로 암괴류(岩塊流)가 잘 발달해 있다.
암괴류란 동결과 융해의 반복에 의해 암괴들이 계곡을 따라 집단적으로 쌓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만어산 암괴류는 한반도에서 빙하기가 끝난 후 산의 암석들이 침식작용과 풍화작용을 받아 생성된 암괴류로, 그 길이는 700m 이상 길게 펼쳐져 있다.
빙하기에 사면을 따라 암괴가 토양과 함께 느린 속도로 흘러내리다가 완경사지에 도달한 후, 이후 흐르는 물에 의해 토양이 씻겨 나가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대구의 비슬산, 부산의 금정산, 광주의 무등산 등지에서도 암석이 흘러내려 만들어진 암괴류가 발달해 있다.
만어산은 산의 중턱에 자리한 사찰의 이름인 만어사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이는 암괴류에 있는 암석 덩어리를 물고기로 인식한 불교적 믿음이 반영된 지명으로, 전설상으로는 동해에서 온 물고기와 용이 불법에 감동받아 만어산으로 모여들어 돌이 된 것이라 한다. 암괴류는 돌덩어리가 흐르면서 만들어 놓았기에 ‘돌강’이라 부르기도 한다.
만어산은 정상에서부터 해발 500m까지는 경사가 25°를 넘는 급경사를 이루지만, 암괴류가 형성된 아래 지점인 해발 300m에 이르면 경사도는 5° 정도로 완만해진다. 만어산의 암석이 노출된 시기는 산 정상부의 것이 약 6만 5천 년 전, 만어산 주변의 것은 적어도 3만 8천 년 전인 것으로 측정되었다.
빙하기에 형성된 것이므로, 현재의 기후환경에서는 암괴류가 만들어질 수 없다. 암괴류는 고도가 350∼500m, 폭이 40∼110m, 두께가 0.3∼6m, 경사도가 10° 내외이다. 암괴를 이루는 암석은 세립질 화강섬록암이며, 암괴의 평균 직경은 1.5m 정도이다.
밀양에는 ‘밀양의 신비’라고 일컬어지는 세 곳이 있다. 이는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어는 얼음골, 천년고찰의 표충사에 있는 표충비각, 그리고 만어산 암괴류가 그것이다. 자연경관은 물론 지형학적인 관점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현재는 암괴류가 더 이상 형성되지 않는 화석화 단계이며, 주변의 식생이 서서히 암괴류를 잠식해 가고 있다.
다른 암석 위에 가볍게 올라가 있는 일부 암석은 두드리면 맑은 쇳소리나 쇠북소리를 낸다. 이 때문에 만어사보다 이 돌들이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이 돌들은 물고기가 수면을 향해 머리를 쳐들고 있는 형상이어서 어산불영(魚山佛影)이라고도 한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어산불영에 관한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 밀양 만어사 삼층석탑 [ 密陽萬魚寺 三層石塔 ]
보물 제466호. 높이 3.7m. 현재 석탑은 절과 떨어져 있지만, 뒤쪽에 건물터로 보이는 널찍한 대지가 원래의 법당(法堂)터로 보이므로, 현재의 위치가 원래의 자리로 추정된다. 현재 바닥돌이 드러나 있고, 지붕돌이 약간 파손되었으나, 전체적으로 안정감과 정돈된 모습을 보이는 수작이다.
석탑은 단층의 받침돌 위에 3층의 몸돌과 지붕돌을 올린 모습이다. 4장의 큰 널돌을 놓은바닥돌에는 윗면에 2단의 각진 굄이 마련되어 있다. 단층의 받침돌은 4장의 널돌로 이루어졌는데, 여느 고려시대 석탑의 받침돌처럼 좌우에 긴 널돌을 놓고 그 사이에 짧은 널돌을 면석으로 배치한 구조이다. 받침돌 각 면마다 좌우에 모서리 기둥이 가지런히 새겨져 있으며, 2장의 널돌로 구성된 덮개돌에는 밑면에 쇠시리인 부연(副椽)이 조각되었고, 윗면 가운데 부분에는 얕은 각진 2단의 굄이 있다.
탑신부(塔身部)는 각 층의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하나의 돌로 구성된 모습이다. 몸돌 양쪽에는 모서리 기둥이 조각되었다. 지붕돌은 밑면 받침이 3단씩이고, 윗면에 1단의 굄을 두었으나 3층 지붕돌만은 2단의 굄이 새겨져 있다. 윗면의 낙수면은 경사가 심한 편이지만 네 귀퉁이는 전각(轉角)의 반전으로 끝부분이 약간 평탄해 보이는데, 경쾌한 전각으로 인하여 둔중한 모습은 면하였다. 상륜부(相輪部)는 원래의 것은 없어졌고, 현재는 다른 돌로 보주(寶珠)을 만들어 올렸지만 손상이 심한 편이다.
이 석탑은 널찍한 바닥돌과 받침돌을 갖추었고, 몸돌과 지붕돌의 체감률도 안정되어, 대체로 단아한 모습을 보인다. 단층의 받침돌을 갖춘 점, 지붕돌의 낙수면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점, 지붕돌 굄이 1단이나 2단으로 불규칙한 점 등 세부 구조와 조성 수법으로 보아, 고려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곧 만어사의 창건이 1180년(명종 10) 경으로 추정되므로, 이 때 함께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 만어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삼봉사옆에도 암괴류가 있다
▼ 밀양 단장면 용소마을 다락논
◈ 시례 호박소 계곡
밀양시내에서 약 32km 떨어진 산내면 남명리 시례마을에 재약산(천황산)에서 뻗어 내린 얼음골이 있으며 여기서 3km쯤에 가지산의 한 물줄기인 호박소 계곡이 나타난다. 수십만년 동안 계곡물에 씻긴 백옥 같은 화강석 위로 하얀 포말을 이루며 쏟아지는 계곡물과 주변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한국의 명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호박소는 1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인해 움푹 패인 못인데 방앗간에서 쓰이는 절구의 일종인 호박처럼 생겼다고해 호박소라 불린다 하였다. 둘레는30m 정도 되며 시례호박소, 구연폭포, 또는 백련폭포라고도 불린다. 또한, 호박소는 오랜 가뭄이 계속될 때 기우제를 지내는 기우소였다고 한다. 옛날 이 지방 사람들이 물의 깊이를 알아보기 위해 돌을 매단 명주실 한타래를 다 풀어보았지만 끝이 닿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깊다고 한다. 하얀 바위 바닥으로 이루어진 이 폭포골은 그야말로 무공해, 무오염 지대로 주위에 백련사, 형제소, 오천평 반석 등이 있어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영남알프스 얼음골케이블카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산악지대를 둘러볼 수 있는 케이블카로서, 하부승강장에서 해발 1,020미터의 상부승강장까지 50인승 대형 케이블카를 타고서 국내 최장의 선로길이 약 1.8킬로를 약 10분만에 올라간다. 케이블카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상부승강장에서 내리면 약 250미터의 하늘사랑길이라고 불리는 완만한 데크길를 10여분 올라가면 녹산대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 영남알프스 가지산, 백운산과 밀양시내 방향의 얼음골 계곡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상부승강장에서 재약산 사자봉까지 편도 1시간, 재약산 수미봉까지 편도 1시간 40분, 능동산까지는 편도 1시간, 사자평 억새 까지 편도 2시간 정도 소요되니,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사자평 억새밭을 거쳐 고사리분교-표충사 코스를 이용하는 등산객도 있다.
▲ 영남 알프스 " 백호 바위 "
♣ 천황산 [ 天皇山 ]
높이는 1,189m이다. 천황산은 태백산맥의 여맥이 남쪽으로 뻗은 경상남도의 동북부 산악지대에 있다. 원동구조선(院洞構造線)을 경계로 동쪽에는 간월산(肝月山, 1,083m)·신불산(神佛山, 1,209m)·영축산(靈鷲山, 1,081m), 서쪽에는 고헌산(高獻山, 1,033m)·가지산(加智山, 1,240m)·운문산(雲門山, 1,188m)·천황산 등이 이어진다. 표충사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 때문에 천황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 밀양 얼음골
재약산(천황산) 북쪽 중턱의 높이 600~750m쯤 되는 곳의 골짜기 약 29,752m²(9천여평)을 얼음골이라고 한다. 봄부터 얼음이 얼었다가 처서가 지나야 녹는 곳이며, 반대로 겨울철에는 계곡물이 얼지 않고 오히려 더운 김이 오른다는 신비한 곳이다. 더위가 심할수록 바위 틈새에 얼음이 더 많이 얼고, 겨울에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운 김이 나 "밀양의 신비"라 불리며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얼음이 어는 시기는 4월부터 8월까지로, 비가 온 뒤에는 녹아서 얼음이 보이지 않으며 어는 경우도 예전만큼 많지는 않다고 하는데 그래도 계곡입구에 들어서면 냉장고 속에 들어간 듯 쏴아한 얼음바람을 맛볼 수가 있다.얼음골의 여름 평균기온은 섭씨 0.2도, 계곡물은 5℃ 정도. 물이 차서 10초 이상 발을 담그고 있기 어렵다. 얼음골의 정식이름은 시례빙곡(詩禮氷谷)이다. 우리나라에서 얼음골로 알려진 곳은 이 곳 밀양의 천황산 얼음골, 의성군 빙혈(氷穴), 전라북도 진안군의 풍혈(風穴), 냉천(冷泉), 울릉도 나리분지의 에어컨굴 등 네 곳이다.
* 얼음골의 특이한 기상현상의 이유 *
얼음골과 같은 곳의 특이한 기상현상은 기상관광의 대상이 되는데, 지질학상 이러한 지형을 애추(崖錐,talus 혹은 scree)라고 한다. 단애면으로부터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풍화 산물이 단애 밑에 쌓여 만들어진 지형을 애추라고 한다. 얼음골에서 냉기가 나오는 곳은 이 애추 사면인데 주로 주빙하 기후하에서 풍화작용에 의해 발달한 화석지형으로서, 구성물질이 모난 바위덩어리로 되어 있다. 여름철에 이 애추사면에 산사태가 발생하여 도로의 교통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결빙현상이 계절과 정반대인 것은, 암석 속에 틈이 많이 생겨서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