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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질문
일본어 중 にょう-ぼう는 우리 말로 '여보', '아내'인데 그 발음이 매우 흡사합니다. 지식검색에서 본 바로는 우리나라에서 '여보'라는 호칭을 쓰기시작한 것이 60년대부터라고 하던데 이것이 일본식 한자어 또는 고유어에서 유래한 단어인가요? 아니면 '여기 보세요'가 변한 형태인가요?
지식인 답변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사람의 이름을 바로 부르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그래서 이름 대신 호를 만들어 그것으로 부르기도 하고
아니면 '이보게, 이보시게, 자네, 남편, 여편' 식으로 따로 돌려서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시대에 따라 숱하게 변해 나갔는데
우리가 현재 '마누라'라고 아내를 낮춰 부르는 말이 사실 처음 사용될 때는 자기 아내에 대한 극존칭이었습니다.
요새는 멍멍이나 음메나 어르신들 앞에서 '와이프 와이프'를 연발하지만요. 와이프 와이프 하는 건 완전히 상것 예절입니다.
옛날에는 아내에게 '자네'라고 부르거나 '마노래', '마눌' 식으로 불렀습니다. 또는 '이보시게'라고도 하고요. '여보'는 '여기 보시오', '여기 좀 보시게' 식으로 자기가 할 말이 있음을 상대에게 알리기 위해 사용한 말이 굳어지고 줄어들어 '여보'가 된 것입니다.
'여보'는 '여(기) 보오'의 준말인 셈이죠.
그리고 일본어와의 관계도 물어보셨는데 님이 말씀하신 にょうぼう는 女房이란 일본 단어의 한자 발음입니다. 방 房 대신 동네 坊을 쓰기도 합니다. 동네 방을 쓰는 경우는 "이러저러한 경향을 갖는다"는 의미이고요. 결국 둘 다 같은 의미입니다. 일본어에서의 '보오' 즉 '房'은 우리가 남편을 서방님이라고 하듯 그 방을 말합니다. 여자의 방 즉 안방에 있는 사람이란 뜻이죠. 결국 우리말 여보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발음이 비슷하고 의미가 비슷하다고 유래가 같다고는 할 수 없죠. 비슷하게 생겼다고 다 쌍둥이는 아닌 것처럼요.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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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쪽지로 영어권에서는 Wife가 존칭이라며 제가 "와이프 와이프 하는 것은 상것들의 예절"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 반박을 하셨는데, 존칭인 건 영어권에서지 우리나라에서가 아님을 착각하신 모양이네요. 엄연히 우리말이 있고 잘 통용되고 있음에도
굳이 외국어를 가져다 쓸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국제화시대에 이 정도도 못하냐고 하겠지만 국제화시대라고 우리말을 잃어도 괜찮다는 건 아니죠. 정말 국제화시대니 꼭 영어만 가져다 쓰란 법 있나요?
이 참에 와이프 대신 일본어로 아내를 뜻하는 '쓰마'라고 하죠, 그럼. 우리 쓰마가, 우리 쓰마는, 이쪽이 우리 쓰마, 와이프나 쓰마나 뭐가 다른가요? 그런 식으로 하나씩 우리말을 잃어 나가면 어느 순간에 '오늘이 그램마(할머니) 제사야' 식으로 되지 않을까요?
"니 베이비 몇 살이냐?" "넌 브라더랑 친하냐?" "파파가 빨리 오래." "마마, 나 용돈 좀..."
자국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일본 같은 경우엔 언어가 전체적으로 외국어에 잠식당한 상태입니다. 외국어 빼고는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심하게 잠식됐죠. 젊은 층에서는 아빠나 엄마도 영어로 부르고, 웬만한 단어는 어나 프랑스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등등으로 대치되어 있습니다. 그런지 안 그런지 일본어 조금 아시면 일본 사이트 가셔서 게시판 한 번 들여다 보세요. 가관입니다.
지금 우리가 하나씩 우리말을 영어로 바꿔 쓰다 보면 일본과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때는 바꾸려 해도 심하게 굳어져 바꾸기 어렵습니다. 와이프라는 말이 아예 입에 붙어버린 현재처럼 말이죠. 어쨌든 간에, 자신의 처를 일컬을 때는 '아내'라고 해야 하고, 남의 처를 일컬을 때는 '부인'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르신들 앞에서 일컬을 때는 '안사람' 또는 '집사람'이라고 해야 합니다.(하지만 요새처럼 여성의 사회진출과 활동이 두드러진 시대에 '안사람'이나 '집사람'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어르신들 앞에서도 그냥 '아내' 또는 '처'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바꿔 볼까요?
"자네 와이프 요새 일 나간다며?"
"아 글쎄, 이 놈의 와이프가 집구석에나 처박혀 있을 것이지..."
"자네 와이프 단속 잘하게. "
= "자네 부인이 요새 일한다며?"
= "뭐, 집에 있기 답답해서 그런가봐."
= "부인한테 신경 좀 써야겠네."
"야, 오랜만이다. 그쪽은 니 와이프?"
"어, 우리 와이프야."
"와이프 미인이네."
"우리 와이프가 한 미모 하지."
= "야, 오랜만이네. 그쪽 분은 자네 부인이신가?"
= "응, 내 아내야."
= "부인께서 미인시네."
= "내 아내가 좀 예쁘긴 하지."
어떤가요? 와이프와 아내. 어떤 게 더 아내를 존중해주는 단어일까요?
어르신들 앞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좋겠죠.
"제 아내입니다."
"제 처입니다."
"제 처가 곧 도착한답니다"
"아내 말로는 그렇지 않다던데요."
"장인어른 조만간 처와 함께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제 와이픕니다.... 와이프...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많이 격이 낮습니다.
와이프가 아예 입에 배어버린 경우가 대부분인데
조금만 노력하면 '아내'나 '부인' '처'라는 말이 자연스러워질 겁니다.
좋고 예쁜 우리말을 놔두고 왜 영어까지 써가며
자기 아내의 격을 떨어트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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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아내'라는 말은 '안ㅎ(內)'이라는 ㅎ곡용체언에서 나왔습니다. 거기에 명사화 접미사인 'ㅐ'가 붙어서 근대까지는 '안해'라고 불러 왔습니다. 그러다가 'ㅎ'이 약해져서 '아내'가 된 것이죠.
뭐 어떤 분들은 '안해'라는 단어를 놓고 집안의 해와 같은 존재다 라는 식으로 풀기도 하지만 어원과는 전혀 무관한 재미로 푸는 설명이죠. 아무튼 '아내'는 '안'이자 집안의 구심점입니다. 집에선 아내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화목하고 원만한 가정이 이루어겠지요. |
또 다른 지식인 답변
ghdtghks32i2013-08-24 23:43:17
“여보” → 予(나 여)+보오 → “予(여)보”
◈근거 : 국어사전에“여보” - ①여보시오(낮춤말). ②부부간에 서로 부르는 애칭 이라고 나옵 니다. 분명히 “여기+보시오”가 아닌 “여+보시오”의 낮춤말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여”는 “여기(이 곳. 此處) ”가 아니고 나를 뜻하는 여(나. 予)를 말하는 것으로 ‘予+보시오’→“予(여)보” (나 봐요)인 것입니다. 확실한 근거는 찾지 못하였어도 많은 분들의 주장인 “여기+보세요.”의 준말이라는 말도 버금가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1. 汝(너 여, 그대 여)+저 보세요(그대 ? 이신가요? 저 보세요) →“汝보세요?”라는 뜻으로 특히 전화를 걸 때 상대방을 살피고 확인하는 부름말로 많이 쓰지요.
2. 여기+보세요의 준말이라 보아도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
첫댓글 깊이 생각해보지않고 사용하던 말인데 도도님덕에 공부 잘했습니다 ^^
어~이~~, 아여~~ 이렇게 부르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다 이유가 있었네요?...ㅎㅎㅎ
모든 말에는 뜻이 있는데, 그냥 지나치게 되네요. 감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