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회사 부도상황에서 1000%가 넘는 상여금을 기꺼이반납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TV광고를 많이 하지 않지만 명성만으로 어필이 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맛동산에이스홈런볼 기타 등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먹는 국민과자를 만드는 해태제과(주)다. 지난 1980년에 입사해 30년이 넘게 과자와 함께 한, 누구나 좋아하는 과자를 만들어 행복하다는 해태제과(주) 생산라인 오낭균 기장과 함께했다.
오낭균 기장은 특별한 소감이라기 보다 주변동료들에게 고맙고 송구스럽다. 직장생활하면서 동료들이 좋게 봐줘 이런 기회도 찾아 온 것 같다. 내가 특별히 잘해서라기보다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이다라 수줍게 말했다.
그가 입사할 당시 해태제과(주)는 지금보다도 우량기업으로 상당히 평이 좋았다. 오 기장은 이 회사를 다니는 고향선배를 보며 공채시험을 쳐서 입사해 지금까지 해태제과에 몸담고 있다.
이제 오낭균 기장은 자신만의 비밀 근무수칙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바로 조회할 때 기분좋게 일하자, 다치지 말자!라 말하는 것이다. 하루 8시간을 기분 좋고 신나게 일해 정신육체적으로 건강을 유지하자는 생각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렇게 일하다보니 생산직라인에서 가장 높은 직급에 오르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수동으로 포장하는 것들이 많았다. 한 팀에 200명 넘는 팀원들이 있었고 부서가 굉장히 많았다. 지금은 공장이 전문화되어 부서가 적어졌지만 여전한 단합을 자랑하고 있다라며 입사 시와 지금의 변한점과 여전한 점을 설명한다.
오낭균 기장은 지난 1993년부터 2002년까지 노조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노사의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 지난 1997년 노조 사무국장으로 재임 중 회사 부도상황에서 상여금을 반납하고 임금동결 등으로 회사 경영정상화 및 고용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했다. 당시 근로자들은 그들이 받은 상여금 1,270%를 회사에 반납했다(평균 소나타 한 대씩). 소나타 한 대를 반납하고 직장을 유지할지, 이직을 할지, 직장폐쇄까지도 감수해야하는 근로자들의 고민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찬성과 반대를 결정해야했고 전체조합원들의 직접투표로 이어졌다. 오 기장은 그 과정에서 반대하는 친구들을 찬성하는 쪽으로 유도하려다보니 미안했다. 반납하자고 하는 말을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기장은 상여금보다도 회사와 내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설득 했다.
당시 회사가 회생하느냐 없어지느냐의 절박한 상황이었기에 아깝지만 반납하는 게 회사를 살리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낫겠다는 명분들이 많이 남아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해태제과(주)는 사내 품질혁신 컨퍼런스 대회를 한다. 이 대회는 현장에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1년에 전체적으로 1번, 각 공장마다 1년에 분기별로 팀끼리도 한다. 오낭균 기장은 품질혁신 컨퍼런스 대회를 통해 서로 공장간에 벤치마킹하는 유익한 계기가 된다며 하루하루 기분 좋게 일하는 것이 결국 좋은 제품이 나오는 길이다라며 즐겁게 일하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해태제과(주)의 관계자 이근태 노동조합위원장은 오낭균 기장님은 IMF 경제위기라는 어려운 시기에 노조일을 하시면서 고생 많으셨다. 지금은 생산라인에 계시는데 같은 조에서도 조원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주고, 오 기장님 말씀이면 조원들도 공감한다. 그만큼 덕망과 신뢰가 높은 분이시다.라 밝혔다.
회사와 자신이 함께하기 위해 30년을 고군분투하신 오낭균 기장 같은 분들 덕분에 해태제과(주)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안정적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 본다. 또한 올해 11월에 정년퇴임하는 오낭균 기장이 항상 건강하시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