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초기불교미술전 (2003년)
전시회 하루 전에 열린 언론인 초청 설명회에서 박영복 경주박물관장이 (왼쪽에서 두번째) 행사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4월 9일부터 6월 22일까지 맨하탄 47가에 있는 저팬소사이어티에서는 <신성상의 전래: 한국과 일본의 초기 불교미술전>이 열린다. 1998년부터 5년간의 준비작업과 약 2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준비된 이번 행사는 한국의 경주박물관과 일본의 나라박물관에서 온 약 200여 점에 이르는 유물이 전시된다. 대규모로 두 나라의 유물이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전시되기는 처음인 데, 6세기부터 9세기에 걸쳐 양국의 문화, 예술의 상호 교류를 고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불교가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많은 미국사람들에게 이번 행사는 잘못된 인식을 바뀌어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복 경주박물관장을 비롯하여 경주박물관 배영일씨 등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본 불교문화의 근간이 백제와 신라라는 것을 확인시키는데 아주 큰 의미가 있고, 또 한국의 선조들이 중국의 문화를 받아들여 이를 발전시켜 정체한 것이 아니라 일본에 전수시켰음을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저팬소사이터와 코리아소사이티의 회장을 비롯한 많은 직원들이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박영복 경주박물관장, 강유방, 김리나교수, 일본에서는 일본 불교 조각의 권위자인 나라국립박물관의 와시즈카 히로미츠 관장 등 불상과 고미술 전문가들이 공동 학예 지도하였다. 자문위원으로는 웨슬리언 대학교 조나단 베스트 교수, 클리블랜드 박물관 큐레이트 마이클 커닝햄 박사, 김리나 교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미술 특별 큐레이터 미에코 무라세 박사, 하버드 대학교 명예교수 존 로젠필드 교수가 수고하였다.
다음의 글은 이 전시를 위해 열린 두 번의 기자간담회-4월 2일, 코리아 소사이티/ 4월 8일, 저팬소사이어티-에 필자가 직접 참석하고, 저팬소사이티에서 제공한 보도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 불교가 전래된 시기는 4세기이고 불상이 만들어진 시기는 6세기로 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에 불상이 만들어지는 6세기부터 9세기경까지의 한국과 일본의 초기 불교명품들이 전시된다. 금동불, 목불, 석불, 철불 등을 포함하는 불상, 기와, 와당 등을 포함하는 건축요소들, 사리기, 불교의식용구, 불경 등을 통하여 한국 초기 불교 미술의 독특한 모양을 소개하고 한국과 일본 양국의 유물을 동시에 소개하여 이러한 한국적 양식이 일본 불교미술의 원류가 된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 전시회는 한국의 고구려, 백제, 신라를 비롯한 삼국시대 유물과 통일시대 유물을 포함한다. 양식적이고 도상적인 영향관계를 비교하기 위해, 이러한 한국 유물들은 일본의 아스카(538 혹은 552∼645년)와 하쿠호(645∼710)시대, 그리고 나라(710∼794)시대의 일본 유물들과 비교된다. 이 전시회는 4개의 전시실로 나누어 있다.
Standing Avalokitesvara bodhisattva
Korea; Three Kingdoms period, mid-7th c.
Gilt bronze
H. 33 cm
Taegu National Museum
National Treasure No.183
Photo: Han Seok-Hong, Han’s Photo Studio, Seoul
첫 번째 전시실: “6-7세기 한국 삼국시대의 불상전”
한국의 2개의 불상, 초기 금동불상과 보살상을 포함하는 이 색션에서는 한국 불상의 기본을 제시한다. 한국 국보 183호인 국립 대구 박물관 소장 관음보살입상은 1976년 옛 신라 지역에서 발굴된 것으로, 관음보살 전형의 도상, 즉 오른 손에 연꽃줄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국립부여박물관 소장의 보물 329호 납석제 불좌상은 6세기 후반 백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 상에서 보여지는 명상의 자세는 초기 중국과 한국의 불상에서는 흔히 보여지나 일본에서는 그 예를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두 번째 전시실: “7-9세기 불상의 전파와 변형”
7-8세기 한국과 일본의 불상은 도상적, 양식적으로 긴밀한 유대 관계를 보이는 반면, 9세기에는 각각의 독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이 전시실에는 한국한국유물 20여점을 포함하여 약 35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경주박물관장을 지내고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중인 강유방 교수는 사유상 불상 설명을 통해 "이 사유상은 미륵보살로 추정된다. 이 사유상은 인도에서 시작하여 중국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 사유상은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신체적인 구성을 이루고 있다. 왜냐하면 생각하는 자세를 취하는데는 머리가 숙여지기 때문에 예배의 대상으로는 적합하지가 않다. 그래서 얼굴을 들게되는데 이렇게 되면 신체의 모든 구조가 변화가 일어나 무릎이 올라가는 등 변화가 온다.
사유상은 중국에서 돌로 조성되다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금속으로 조성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목조로 조성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고대 한국에 와서 중국에서 30cm가 1m로 크기가 커진다. 그 이유는 한국에 이르러 사유상이 독립된 예배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독립된 법당의 주불로 봉안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배 대상의 성격을 확립한 사유상은 그대로 일본에 전해져 역시 일본에서도 독립된 법당에 주불로 봉안된다. 선정인상의 경우 인도양식이 중국에 전래되어서는 완전히 변한다. 초기에는 중국에서도 인도 모형이 그대로 유행하다가 손 모양이 요기자세가 아니라 배에 밀착되는 형식으로 변형된다. 중국에는 요기모양이 없고 단전형태로 바뀌었다"고 자세히 설명하여 참가한 기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전시실이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전시실이라고 볼 수 있다.
Seated bodhisattva in pensive posture
Korea; Silla, first half of 7th c.
Yangsan, South Kyongsang Province
Gilt bronze
H. 27.5 cm
National Museum of Korea, Seoul
Photo: Han Seok-Hong, Han’s Photo Studio, Seoul
세 번째 전시실: "기와와 불교건축"
기와와 같은 건축 요소는 한일 사찰 건축의 기술과 양식의 긴밀한 연결을 보여주고 있다. 연꽃 무늬가 부조된 막새 기와는 한국과 일본에서 몇 세기에 걸쳐 동시대적으로 발달했고 이를 통해 한국 건축형태의 일본으로의 영향을 보여준다. 황룡사와 호류지(法隆寺)의 평면도는 양 사원 건축의 긴밀한 유사성을 보여준다.
제 2전시실에 나란히 선 김리나, 박영보그 강유방(좌로부터)
네 번째 전시실: "불경과 불교 의식 용구"
이 전시실에 전시된 한국 불상은 통일신라시대 유물이다. 이 전시실에 전시된 일본 코묘(光明) 황제(701-760)의 발원으로 제작된 한 점의 불경은 수준 높은 내용과 나라시대에 사경전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라박물관 소장으로 742년에 재작된 이 불경은 원래 함께 재작된 7천점 중의 하나다. 일본의 사리기는 국보로서 7세기에 제작된 일본 최고의 사리기이다. 이는 일본 시가현(滋賀縣) 수후쿠지(崇福寺) 탑에서 발견되었고, 현재에는 오미진구 신사에 소장되어 있다
이 행사는 현재 뉴욕에서 많이 전시되고 있는 수많은 국제전시회 중 뉴욕주정부에서 보증하는 보장보험에 들어있는 3개의 전시회 중의 하나일 정도로 뉴욕주정부에서도 이번 행사를 아주 중요한 행사로 보고 있다. 저팬소사이어티, 코리아소사이어티, 경주박물관, 나라박물관, 한국국제교류재단, 일본국제교류기금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의 삼성전자, 국민은행, 카펜터 재단, 헨리 루스 재단, 미쯔이, 미쯔비시, 스미토모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다. 또한 미국예술진흥기금과 스펜서 재단, 블리이크모어 재단, 동양예술협의회에서도 후원했고, 개인 후원자로는 헨리 코넬과 앤드류 김이 있다. 6월 22일까지 진행될 이 전시회에 “하루 평균 200여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는데 주로 서양인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저팬소사이어티에서 근무하는 우현수씨는 말한다.
Seated bodhisattva
in pensive posture
Japan; Nara period (710-794)
Gilt bronze
H. of figure from head
to seat 16.5 cm
첫댓글 귀한 자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