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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관심을 표명하는 대중일반의 입장과 전문인들에게는 대체로 두 가 지 이유, 그러나 서로 상호 교류하는 특성을 각기 지니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만화의 상업적인 측면으로 고부가 산업의 창출이라는 측면을 간과해서도 부인해서도 안된다. 이는 물론 만화의 부차적인 기능과 역할이라고 하는 비예술적 대상이기는 하나, 예술적인 고려와 적용 없이는 상업적인 성공 또한 보장하기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할 때, 매우 복합적인 문화적 산물임을 인정해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만화의 예술적인 관심으로, 새로운 표현매체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제 3의 장르'개념으로 상정하여 접근하는 길이다. 기존의 미술 이 너무 늙거나 지쳐있는 최근의 상황을 고려할 때, 만화의 가벼움과 신속성 , 가변성과 강력한 메시지의 전도, 그리고 기존의 낡은 틀에 새로운 서사구 조의 형식을 부여하는 만화 텍스트에 주목하는 것은 필연적인 관심이다. 물 론 여기서도 예술적인 성취는 문화산업의 창출로 전이되는 부차적인 상업성 을 배제할 수 없는 동일한 지점에 놓여져 있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만화는 무용과 연극, 조각과 회화, 문학과 영화 등의 장르에 활력 을 불어 넣고 더욱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예술이나 학문으 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장르'로 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예를 들면 이미 우리의 신세대들은 글이기도 하고 그림이기도 한 동시에, 글도 그림도 아닌 '이코노텍스트(iconotext)'와 같은 '제 3의 발화체'에 익숙해져 가고 있음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그 예로 우리는 일상생활에 서 흔히 쓰이는 지도와 , 한방에서의 침술도와 정맥도, 사진과 영상의 도상 기호화된 언어, 그리고 최근의 컴퓨터를 대할 때, 아이콘을 경유 하지 않으 면 접속할 수 없는 상황이 그것이며, 실제로 우리의 청소년들은 '이모티콘(emoticon)'이라 부르는 컴퓨터 워드상의 기호와 부호들을 사용하고 있질 않은가? 한번 사용해 보면 누구나가 메시지의 신속성과 명료함에 매료될 것 이다. 위와 같은 형식과 내용을 모두 포섭하여 작품으로 보여주는 미국의 키스 해링(Kieth Haring; 1958~1990)을 소개하려 한다. 우리나라에도 그의 작품에 관한 팬클럽이나 취미로 사이트를 운영하는 개인이 있을 만 큼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이다. 그가 죽은 지 13 년이 되는 지금에도 그의 작품은 팬시, 문구, 의류, 패션, 데코레이션, 쥬얼리 등의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남녀노소 기후, 지리, 민족, 국가를 떠나서 누구나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의 매력과 흡인력은 어디로부터 기인하 는 것일까?
아래의【그림 1】은 아마도 키스 해링을 선호하는 어느 매니아의 사이트 인가보다! 그가 임의적으로 선택한 28패널의 작품에 관한 해석이 흥미있고 이채롭다. 마치도 작가가 직접 붙였음직한 친근감과 아울러 우리 생활의 일부분 처 럼 부담없이 개입함으로서 '삶을 닮은 예술(life like arts)'을 작가와 더불어 구현하고 있으니, 이 또한 '인터렉티브 아트'의 한 예이다.
Kei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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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 5. 4 - 1990. 2. 16 Keith Haring의 작품이 좋은 이유. 첫째 보기만 해도 기분이 '유쾌'해진다. 둘째 '이게 뭐야?' 상상력을 자극한다. 셋째 내맘대로 제목을 붙일 수 있다. 그래서 제맘대로 제목을 붙여봤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느끼는 대로 제목을 붙여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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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 Dance |
생선뼈다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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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조 |
머리쥐나는 사랑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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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싸우면서 크는거야 |
애들은 맞으면서 크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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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책좀 읽자 |
댄스댄스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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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그냥 내버려둬-좀머씨 |
王따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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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 |
나 뚜껑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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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맨! |
삼지안(三之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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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 |
돌고래쇼? 인간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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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진 |
시지프의 신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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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은 천사 |
어지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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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FUNNY BUNNY |
개짖는소리=헛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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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캉댄스 |
어깨동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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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
'상처뿐인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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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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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에 갖힌 Keith Haring, |
【그림 1】 웹문서; left bar,http://members.tripod.lycos.co.kr/jym365/haring.htm) |
미술사의 연장선상에서 내리는 미술비평가의 어떤 문헌고증학적인 비 평문이나 혹은 사회 문화적인 해석, 그리고 어떤 미학적인 해명보다도 흥 미있고 자유롭다. 조악한 것, 인위적인 것, 과장된 것, 끔찍한 것에 대한 취미, ?feel?과 ?장난?에 목숨거는 최근의 신세대를 이해하는 키워드를 우리는 키스 해링의 도상적인 아이콘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아이콘들은 별 의미없고 하찮은 것들에서 유혹을 느끼고 세상 즐기 는 법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키치, 엽기, 촌스러움 등의 하위 문화를 반 지성주의나 신종 속물주의로 비난만 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그의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우리는 예술성과 상업성이 어떻게 융합해 보이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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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Kieth Haring's Web Site :www.haring.com |
일곱 패널로 나뉘어진 그의 홈페이지는 사후의 그가 엔터테이너 마케 터들에 의해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잘 말해 준다. 작가 자신은 42 세의 젊은 나이로 일생을 마감했으나, 그의 작품은 대중 속에서 살아있는 1980년대의 '시대 미학'(Haring Musical Hip-Hops through the '80s)의 아이 콘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서 우리는 만화를 <소통매체>에서 <표현매체>로 부상하는'제 3의 발화체'로서, 또는 '새로운 장르'개념으로 상정하여 살펴보았다. 무엇이 예술이고 상품인지를 확연히 구별하는 전통적인 미학 과 미술사의 연장선상에서는 예술도 만화도 갈등과 반목으로 지리멸렬해 지고 구태의연해질 수밖에 없다. 다시금 우리는 세계적인 추세에서 예술개념의 대 전환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2001년 10월 28일 암스텔담의 「Goethe Institute」에서 개최하고 ?글 로벌 페어눈프트 재단?주최로 열린 10회에 걸친 릴레이 학술토론의 성과 를 정리한 바 있다.(distributed L&B, Series of Philosophy of Art and Art The- ory; www.rodopi , - contact: lierboog@dds.nl) 이곳에서는 정보와 커뮤니케이 션의 중심문제들과 현대미술의 흐름을 체계화하고, 현대 시각미술의 이론 과 실천을 다루는 미학적 장치로 이어질 수 있는 주제와 이슈들을 연구하 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였다. 따라서 그 기획의 출발점은 예술적 소통과정에 대한 오늘날의 이론적 반성은 하나의 개념장치가 쓸모없어 졌 다는 사실을 단서로 한다.'필연적으로 변화하는 문제들을 위해 개념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자 오늘의 우리가 안고 있는 주요 문제 이다. 릴레이 학술토론 중에 필자가 주목해 보고자하는 것은 '칼스루헤(ZKM)에 서의 워크숍(The workshop at ZKM Karlsruhe)'이다. 여기서는 시각미술 의 정황 속에 '움직이는 이미지들(moving images)'을 전시하는 것의 이론적 결론들을 탐구했다. 이 이미지들은 가시성이라는 모더니즘적 관념 을 탈피하는 대신 '비가시성(invisibility)'을 예시한다. 현재의 미술은 대개 '비물질적 소통(immaterial communication)' 의 과정과 체계에 초점을 맞추 고 있으므로 주목 대상은 창작자의 요구에서 관람자의 요구로 전환되었다 . 그리하여 '수행성(performativity)', '연극성(theatricality)', '서사성(narra- tivity)'등의 핵심적 낱말들과 더불어 <새로운 연출 미학?New mise-en -scene Aesthetics>이 출현한다.(www.zkm.de)
따라서 위와 같은 사실에 가장 호응도와 신축성이 높고, 기왕의 이디엄 과 문맥을 비롯한 텍스트의 전범을 가다듬을 때, 만화는 가장 강력한 실 천 의지를 갖고 있는 매체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진, 스크린을 기조로한 영상매체의 '예술(screen based arts)'과 게임 등도 역시'제 3의 발화체'이자 새로운'표현매체'로서 그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