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사이토조쿠(パラサイト族, 기생족)
파라사이토 이브(パラサイト イヴ)란 일본 소설이 있었다.
인간의 세포 속에 기생하고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지배하려한다는 황당한 혹은 상상력이 뛰어난 소설이었다. 제목의 '파라사이토(パラサイト)'는 '기생충'의 '기생'이라는 뜻이다.
파라사이토조쿠(パラサイトぞく, パラサイト族, 패러사이트족)란 유행어도 있다. 성인이 되었는데도 독립할 생각을 하지 않고 집에서 기생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우리는 결혼 전에는 집에서 사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본은 직장을 가지면 독립해서 히토리구라시(ひとりぐらし, 一人暮らし, 혼자 사는 것)를 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한다.
일본의 남자들도 대부분 라면 정도 끓여먹는 것이 고작이다. 외식을 하는 것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매일 '콤비니(コンビニ, 편의점)'에서 '벤토오(べんとう, 弁當, 도시락)'를 사먹는 일이 많다. 콤비니(コンビニ)는 영어의 컨비니언스 스토어의 앞만 툭 잘라서 일본식으로 발음한 말이다.
그래서 일본의 남자들이 가장 감동하는 선물은 여자가 자신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오는 것이다. '직접 손으로 만든 물건'은 '테즈쿠리(てづくり, 手作り)'라고 한다. 테(て, 手, 손)'와 '츠쿠르(つくる, 作る, 만들다)의 명사형이 합쳐진 말이다. 테즈쿠리노 넥타이(てづくりのネクタイ, 手作りのネクタイ)처럼 가운데 조사 노(の)를 넣어서 사용한다. 테즈쿠리노 모노(てづくりのもの, 手作りの物)는 대개 고가품이다.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든 요리는 테즈쿠리노 료오리(てづくりのりょうり, 手作りの料理)인데, 보통 '테료오리(てりょうり, 手料理)'라고 부른다. 성인 여성들이 제일 많이 만드는 '테료오리(てりょうり, 手料理)'는 케익이다.
여자 중고등학생은 주로 벤토오(べんとう, 弁當, 도시락)를 만들어 온다. 밥 위에 하트 모양의 계란을 얹은 벤토오(べんとう)를 주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일본의 학원 로맨스 만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