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부활한 내 생일 귀요미들의 생일 선물**
어릴 적 엄마는 내 생일이 되면 꼭 생일상을 차려 주셨다.
그래서 난 생일은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생일날은 내가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첫 해 그 신념이 와르르 무너졌다.
결혼하기 전 휴가까지 내서 내 생일을 챙겨주던 남편은 까맣게 내 생일을
잊어버렸고 난 그런 남편을 이해하지 못 해 며칠을 속이 부글부글 했었다.
내년에는 꼭 기억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핑계는 여러 가지다.
그 중에 하나가 자기는 일 년을 생일처럼 잘 한다고....
내 생일이 지나고 한 달 여 뒤에 남편의 생일이다.
첫 생일은 엄마까지 동원해서 직장 팀원들 집으로 초대해 거나하게
생파를 해줬다.
그 뒤로도 난 남편의 생일을 챙겨줬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온 것은 어김없는 실망이었다.
그래서 나도 챙기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그때부터 우리 집 생파는 흐지부지
사라지게 되었다.
아내의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챙기지 않고도 이혼당하지 않는 울 남편은
여복이 많은 게 틀림없다. ㅎㅎㅎ
아빠보다 더 무뚝뚝한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생일카드를 줬다.
‘엄마 내가 애교도 없고 무뚝뚝해서 엄마가 심심한 거 잘 알아요. 내가 다음에 결혼해서 예쁜 딸을 낳아줄게요’ 하는 내용이었다.
아들은 그 약속을 지켰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둘을 낳아줘서 세상에 제일 예쁜 손녀가 둘이 되었다.
아들이 결혼하면서 내 생일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며느리가 생일을 챙기니 잊어버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내년에 학교에 가는 큰 손녀가 올해는 생일카드와 손 편지를 한 아름
안겨줬다.
일주일을 매일 카드를 만들고 손 편지를 썼다고 한다.
'할머니 생신 축하 드려요. 할머니 사랑해요. 할머니 아프지 말고 살아요. 할머니 항상 맛있는 음식 차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런 날이 오리라 어찌 상상이나 했을까???
긍정과 밝은 에너지가 팍팍 느껴지는 큰 손녀를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작가 조정래님의 산문집 ‘누구나 홀로선 나무’ 에 손자를 보는 작가님의 글이 너무 공감이 가서 옮겨본다.
‘삭막한 가슴은 손자를 보면서 꽃들이 만발한 꽃밭이 되었고, 새싹 싱그럽게 돋는 넓은 초원이 되었고, 눈부신 햇살이 가득 넘치는 하늘이 되었다.
-중략-
폭포수가 쏟아지듯이 손자를 향해서 주체할 수 없도록 쏟아져 내리는 사랑, 그건 인간의 소산이 아니었다. 그건 우주가 지배하는 힘이었다.
그 숭엄한 아름다움에 복종의 무릎을 꿇는다.‘
손녀가 태어나기 직전까지 전혀 상상치 못한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주름이 깊어가고 흰머리 늘어가지만 행복하다.
첫댓글 수채화님의 삶이 느껴집니다
저는 노동하는 부모님밑에 태어나 평생생일상을 못받아봤답니다
생일 운운했다가 엄마의 욕바가지에 가출소녀될뻔했답니다
결혼하고 받아봤답니다
그래서 4월이면 생일여행을 지금도 간답니다 이제 금수저를 스스로 물었답니다 ㅎㅎㅎㅎ
수채화님의 생일 빵빵하게 축하합니다 살아오신 고운모습이 느껴지는 ~~~~~훈훈한 생일입니다
ㅎㅎ 생일이 뭐 별거냐고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지만 생일이 있으니 내가 있는 것이니까 특별한 날이 맞는 거죠??? 여행의 고수가 된 슬로우님의 생일여행 참 멋지네요. 나도 내년부터는 생일여행을 떠나봐야겠습니다.
아 그런 일이 있었네요ㅉㅉ을 챙길 수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고 합니다 곡을 불러드립니다^^
우리 쉰세대가 그러 듯 저도 잘은 못하지만 그정도 까지는 아닌데
수채화님 말마따나 남편이 그러고도 이혼 안 당했다면
여복이 참 많은 분입니다
요즘 같으면 법원까지 안가고도 이혼사유에 충분히 해당될 겁니다
이제 든든한 자식 손녀가 있어
그동안 챙기지 못한
맘껏 누리시길 바랍니다
저도
한참 더운 여름에 태어났지만
기타반에서 배운 겨울아이란
아는 게 그거 밖에 없어서
조금 바꿔서
여름에 태어 난 아름다운 당신은
글을 참 잘 쓰시는 수채화님
카페지기님 ...
선물이 귀에 들리는듯합니다
안산의 여름도 시작되었죠
풍요로운 사람과의 관계가 부러운 안산집마당입니다
아이고 변변치 못한 글에 생일축하 폭탄을 맞았습니다.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기타선율이 들려오네요 ㅎㅎㅎ
수채화님 생신? 생일?...ㅎㅎㅎ..추카추카 드려요..전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행복해 하시는 모습
그려지네요..^^
예쁘제님 아직 젊음을 누리고 있네요 ㅎㅎ 다음에 할미가 되면 알 수 있는 특급 선물입니다.
수채화님 늦었지만 부활한 생일 더욱 축하드립니다.
정말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오랜만에 들러 두런두런 삶의 얘기들을 들으니 모두모두 참 반갑습니다
길따라55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글을 잘 쓴다는 칭찬도 처음 듣는 행복한 말씀이네요. SNS나 카페에 내가 글을 올리고 공유를 한 것도 이 카페가 처음입니다. 소소한 삶의 행복을 자주 나누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