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통일동산 살래길 라이딩을 마치고
-언제:2012.08.26
-어디로: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주차장~검단사~고려역사박물관~호텔 위즈~능선길~검단사
언제부턴가
혼자 떠나는 산행이나 여행에 익숙해져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작년엔가 읽었던 법정스님의 <홀로사는 즐거움>이라는 책에 밑줄 그어두었던
'고독'과 '고립'에 관한 글이 생각납니다.
"고독은 옆구리께로 스쳐지나가는 시장기 같은 것,
그리고 고립은 수인처럼 같혀있는 상태다.
고독은 때론 사람을 맑고 투명하게 하지만,
고립은 그 출구가 없는 단절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나 산행은
일단 마음의 여유를 갖고 두눈으로 보고 귀를 열어 듣고 가슴으로 느끼며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사색하고 자신과 소통할 수 있어 좋은것 같습니다.
'고립'이 아닌 '고독'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가까운곳에 있습니다.
파주 통일동산 '살래길'이 바로 그런 길 가운데 하나인데
작년 늦가을에 처음 가보고 수려한 풍광에 반하여
지금까지 네 번째로 가보았는데 휴일임에도 여전히 한적하고 호젓했습니다.
'엉덩이를 살래 살래 흔들면서 걷기 좋은 길'이라 '살래길'이라 불리는 그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보았습니다.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자전거를 꺼내어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방향으로 가다 약간 못미쳐 '검단사'라는 절로 올라가는 입구가
살래길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초입의 계단을 올라서면 숲 허리를 휘돌아 평평한 오솔길이 이어집니다.
갈 때마다 호젓하고 한적해서 천천히 걷기 참 좋은길입니다.
한 송이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그루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 새가 봄을 알릴 수 있다
-틱낫한/<나에게 달린 일> 중
살래길 곳곳에 뒹구는 밤송이들이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립니다.
살래길에는 유난히 상수리 나무가 많습니다.
숲 오솔길이 너무 조용하고 한산해서 이따금씩 툭툭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량이 풍부하지 않고 계곡이 깊지는 않았지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가웠습니다.
세수를 했는데 물이 차가웠습니다.
이맘 때쯤에 흔히 볼 수있는 야생화 개망초가 피어 있는 살래길
임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살래길 고려역사관 인근에서 호텔 위즈 방향으로 가는 길
고려 역사관
산림욕장 같은 울창한 숲으로 살래길은 이어집니다.
숲 속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진녹의 숲에 앉아만 있어도 휴식이 되고 안식이 됩니다.
흰나비가 연신 이꽃 저 꽃을 찾아 다닙니다.
평화롭고 한가로운 풍경이었습니다.
살래길에서 본 통일동산과 임진강
왼쪽으로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가 보이고 그 옆 주차장이 심야에는 자동차 극장입니다.
산 너머 임진강 건너편이 북녘 땅 개풍군입니다.
바로 아래 건물이 '고력역사관'건물이고 그 옆 숙박단지의 러브호텔들이 성업중입니다.
살래길이 이어지는 검단산 정상에는 비행 북방한계선인 T표식이 있습니다.
그 아래 임진강변을 따라 자유로가 보이고 정면에 저 멀리 보이는 산은 심학산입니다.
살래길에서 내려다 본 자유로와 임진강
파주땅의 젖줄 곡릉천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임진강과 합류하여
저 심학산 인근 교하에서 한강물과 조우합니다.
임진강물과 한강물이 뒤섞이며 북녘땅을 휘감아 내려온 예성강물과 합쳐져서
강화 섬 염하강에서 바닷물과 만납니다.
살래길에서 내려다 본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들판 한 가운데를 유유히 흐르는 파주땅의 젖줄 곡릉천이 보이고
저 멀리 운정신도시와 일산 탄현동의 두산 더 제니스 주상복합 59층 공사 현장이 보입니다.
살래길에서 본 오두산 통일전망대
통일전망대 뒤로 흐르는 강은 예성강이며 좌측은 김포땅이며 우측땅은 북녘땅 개풍군입니다.
숲은 이제 제법 가을 분위기가 납니다.
한여름의 무성한 숲도 이제 서서히 가을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8월의 시/오세영
살래길 라이딩을 마치고 귀가길 일산대교 위에서 본 저녁 노을입니다.
줌으로 당겨 보았습니다.
저녁 노을빛은 언제나 아름다운 색감으로 하루의 피로를 위로해주는듯 합니다.
김포 한강신도시 너머로 하루해가 어김없이 저물어갑니다.
사진,글:윤선한
출발하기 위해 위대해질 필요는 없지만
위대해지려면 출발 부터 해야 한다.
-레스 브라운
첫댓글 몇번 갔지만 물이 흐르는 풍경은 첨입니다.심학산둘레길보다 훨 더 낫다 생각되는 곳입니다.전국 여기저기 다녀봐도 파주의 저녁노을은 전국에서 최고 조은거 같습니다.요즘 경기가 참 그런데 항상 여유를 갖고 자연과 접하시는 모습이 제가 마니 배워야할것같습니다. 곡릉천은 1년에 몇번은 이쪽 제방에서 저쪽제방으로 뚜벅이여행하는 길인데 꽤 시간이 마니 걸리지요.담번에 쥔장님도 라이딩하셔서 멋5진 사진 올려주세염~~~
곡릉천 둑길은 몇번 자동차로 갔었는데 자전거나 도보 여행하기 참 좋은길인것 같더군요 가을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날에 꼭 가볼예정입니다. 평화누리길 자전거 타는 분들은 아스팔드 포장도로로만 다니는것 같아 가끔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곡릉천 따라 라이딩하면 운치있을텐데요^^ 살래길 계곡에도 물이 제법 흐르더군요.^^올라오는 태풍에 피해없으시길!
야니 음악도 멋지고, 풍경도 멋지고, 사진도 멋지고, 글도 멋지고, 쥔장은 더 멋지네요~^^ 근디.... 코스트코에서 파는 그 물...미국에서 온 건가요?^^
아니 어케 알았죠^^ 처음엔 제주삼다수 절반가격이라 싼맛에 사다 마셨는데 마실수록 물맛도 좋아 코스트코 갈때마다 사재기를 하고 있지요^^
야니의 이곡은 워낙 유명해서 금새 아시는군요.^^여름도 이제 막바지입니다.늘 건강하시고 카톡에 "강추"하신다는 천명관 소설「고래」읽고 싶은데 짬이 안나는군요!
빨리 읽으시고, 고령화 가족도 읽어보세요. ~~^^
늘 ....멋져요^^
음악과 사진감상 잘 하였습니다. 여름이지나고 가을로 접어듬을 나무열매로 느껴집니다 ^^
가을이되면~~넘 쓸쓸할것 같아요...가을을 타면 어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