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글 쓰고 요가 하는 자야의 인도 요가 여행 에세이!
'요가와 명상'이라는 분명한 주제를 통해 인도를 만나는 요가 여행 에세이집.
요가의 정신과 아사나(자세)를 공부한 후 남인도와 북인도에 산재한 명상수행센터를 찾아가는 한 여자가 쓴 감성 충만한 인도여행기로, 자신의 몸의 움직임과 마음의 흐름, 그리고 뜨겁게 만난 인도의 영혼에 대해 깊게 내려가 진지하게 써내려간, 명상적인 여행 에세이다.
그녀는 한 여름에, 한 겨울에, 비를 맞고, 땀을 흘리며 혼자 센터를 찾아가 일주일이든, 열흘이든, 보름간이든, 세션의 일정에 따라 마음을 바라보고 들여다보고 사람을 만난다.
온 몸으로 온 맘으로 세션에 참가하면서 고통스럽지만 꼭 만나야 할 자신과의 직면, 기억도 할 수 없는 '나'라는 사람의 까르마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따라가는 고독하고 조용한, 뜨겁고도 진지한 저자의 여정이 펼쳐진다.
이 책은 저자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현지 요가학교와 교문 밖의 아쉬람 및 수행처들을 방문하며 쓴 가르침이 아닌 '이야기'가 살아 있는 수련기로, 오래 끓인 곰국과도 같은 진한 체험이 녹아 있다.
일상의 차원에서 체험된 요가의 정신을 이야기하고, 수련 과정에서 어떻게 변덕스럽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몸과 마음이 영혼과 접촉하면서 조금씩 진화하는지를 보여준다.
▶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저자는 이 책에서 건강상의 이유나 치유의 목적보다는 요가 자세를 취함으로써 떠오르는 수많은 몸의 현상과 마음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거꾸로 서고 몸을 비틀면서 고통스런 자세를 취하는가, 그래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는가에 대한 조용하고 성찰적인 이야기는 미용을 위해서든, 다이어트를 위해서든, 명상을 위해서든 요가자세를 그저 습관적으로 취하던 사람에게 조용한 울림을 가져다줄 것이다.
저자 자야
서강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프리랜스 작가로 오래 일했다.
영성잡지 <정신세계>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틈틈이 영성과 명상, 요가를 공부했다. 한마디로 말해도, 결국 ‘사랑’일 뿐인 요가를 만난 후, 좀 더 깊이 요가의 정신을 공부해 보고자 서른 중반 나이에 인도 로나블라 까이월려담 요가 학교에 입학해 진정한 ‘학생’이 되었다.
1년 동안 요가 공부를 하고 두 달 넘게 홀로 인도를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요가를 가르치고 책을 만들었다.
또다시 인도로 떠나 남인도와 북인도에 있는 많은 아쉬람을 찾아다니며 각종 명상, 요가 세션에 참여하면서 공부와 여행을 계했
다.
현재 금산 살림마을에서 <삶을 예술로 만드는 사람들>이란 잡지를 만들면서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아직도 한 곳에 머물러 안온하게 살기보다는 몸과 집이 무거워질 때면 훌쩍 털어버리고 길 위로 나서는 어찌 보면 위태로운,
그러나 눈부신 삶을 계속하고 있다. 다음 여행지는 지리산 자락이 될 것이다.
목차
이끄는 글 세상은 다리다, 건너되 그 위에 집을 짓지는 말라-이거룡
프롤로그 비와 꽃과 향과 불의 기억
뜨거운 길, 맨발이어도 좋으리
1. 그곳에는 다르마가 있었다
-티베트불교 명상수행센터 초코섬링Choekhorsumling
2. 바닷가 영원의 집
-포트코치의 요가 학교 사나타나Sanathana
3.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닐
-시바난다 요가 베단타 센터Sivananda Centre
4. 끝내 갈 수 없던, 언젠가 가야 할
-바가반 슈리 라마나 마하리쉬 아쉬람 ramana maharshi centre
5. 슬픔이여, 이제 안녕
-내 안의 깊고 오래된 우물에 대한 성찰-고아 베놀림goa benaulim
6. 반얀나무 아래서
짧지만 깊은 쉼표, 오로빌Auroville
7. 내 손목에 빨간 실타래
-깔라차크라Kalachakra에서 생긴 일
8. 나로 돌아가는 연습
-마운트 아부의 브라마 쿠마리스 세계영성대학brama kumaris world spiritual university
9. 작은 차이, 다른 삶
-맥로드건즈의 뚜시따 명상센터Tushita Meditation Centre
10.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눈물
-위빠싸나 명상센터 담마 세투 dhamma setu
11. 불타는 도시 속 작은 섬
-네팔 코판 수도원Kopan Monastery
고마워라, 시절인연이여
12. "그들이 있어 따뜻했습니다"
-소함꾸띠의 이웃
13. "Should or Must!"
-다정한 잔소리꾼 고낄라Kokilla
14. 아, 가벼워진 이 그리움
-까이월려담에서 만난 사람들1
15. 그들에 대해 내가 아는 1%
-까이월려담에서 만난 사람들2
16.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비로소 '학생'이 되어 '선생님'을 만나다
17. 그해 가을, 옥탑방의 추억
-까이월려담 분교 라즈곳에 가다Kaivalyadhama Rajkot
18. 세속도시의 초월자들
-내가 만난 거리의 요기들
19. 사람보다 집
-사람보다 집, 인도인 친구 u
자야의 아사나 이야기
20. 생도 죽음도 다만 고마울 뿐
-자기를 잊고 자신을 찾는 연습-송장자세
21. 불완전한 것을 위한 사랑
-세상 속에서 세상을 넘어서는 힘-명상자세
22. 내 생의 '코라'를 찾아서
-까르마Karma의 일어남과 소멸에 관하여 -쟁기자세
23. 휘청거려도 눈부시다
-영혼의 고향으로 회귀하다-물구나무자세
24. 몸기도의 행복한 기억
-우주 에너지와 나를 연결하다-'태양경배자세'
25. 삶이란 대지 위에서
-균형과 공정함이 필요하다면-산과 나무 자세
26. 중심의 괴로움, 아니 위대함
-요추에 좋은 비틀기 자세들Twist Postures-
27. 내 안에 흐르는 강
-씻기우고 흘러가 사라지기를-교차호흡과 신체정화행법
에필로그
-더 이상은 묻지 않으려 한다
출판사 서평
● 인도에 관한 '주제' 있는 여행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인도여행기를 써왔고 지금도 한 해에 한두 권은 발간되는 추세다.
짧게 체류하면 쓸 게 많지만 오래 경험할수록 도대체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무엇인지 헛갈려 결국은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사실은 기존 책의 대부분이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장소를 훑고 지나간 필자들의 '잡다한 인상'을 기록한 것들이다.
저자들이 설혹 요가를 모르고 명상을 경험한 적 없다 해도 인도라는 나라의 특성상 그와 관련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 또한 그 책들이 갖는 공통점이라 하겠다.
그에 반해 이 책은 '요가와 명상'이라는 분명한 주제를 통해 인도를 만나간다.
그것도 2년에 가까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현지 요가학교와 교문 밖의 아쉬람 및 수행처들을 방문하며 쓴 것이어서, 그 안엔 오래 끓인 곰국과도 같은 진한 체험이 녹아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요가와 명상의 세계를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그를 통해 인도라는 나라가 갖는 어떤 면을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다.
● 다이어트서도 경전해설서도 아닌, 뭔가 '다른' 요가 책
요가가 한 때 웰빙의 아이콘처럼 부각되면서 관련한 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은 몸짱 열풍에 편승한 수많은 다이어트서와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동작과 테크닉을 설명하는 데 그친 게 사실이다. 반면 요가 철학과 정신을 다룬 책들은 파탄잘리 요가수트라 등의 경전을 해설한 게 대부분이어서 일반 대중이 보기엔 어려웠다.
그런데 이 책은 경전의 어려운 말씀을 되풀이하고 있지 않고, 그렇다고 다이어트서는 더더욱 아니다.
대신 일상의 차원에서 체험된 요가의 정신을 이야기하고, 수련 과정에서 어떻게 변덕스럽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몸과 마음이 영혼과 접촉하면서 조금씩 진화하는지를 보여준다.
● 가르침이 아닌 '이야기'가 살아 있는 수련기
흔히 요가나 명상 등의 수련과 관련한 에세이라 하면 교훈적인 느낌을 받기 쉽다.
표현 방법과 강도는 다를지언정 거기엔 어느 정도 '가르치려는' 태도가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가르침이나 교훈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렇게 고백한다.
학교에서나 길 위에서 알게 된 건 삶이란 배움의 연속이며 그를 통해 성장해 가는 것일 뿐이라고.
실제로 독자들은 저자가 털어놓는 사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한 사람이 어떻게 배움을 통해 성장해 가는지 볼 수 있다.
그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함께 진화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인도 곳곳의 명상수행센터 열한 군데를 찾아가다.
젊은 한때 배낭 매고 그저 나를 찾아 헤맨 기억을 적은 인도 여행기와는 다르다.
신에게 귀의하고 합일하는 영적인 인도에 대한 눈먼 낭만과 무작정의 찬사만 늘어놓은 기록도 아니다.
이 책엔 요가의 정신과 아사나(자세)를 공부한 후 남인도와 북인도에 산재한 명상수행센터를 찾아가는 한 여자의 느리지만 성실한 발걸음이 있다. 필자 자야는 한 여름에, 한 겨울에, 비를 맞고, 땀을 흘리며 혼자 센터를 찾아가 일주일이든, 열흘이든, 보름간이든, 세션의 일정에 따라 마음을 바라보고 들여다보고 사람을 만난다. 온 몸으로 온 맘으로 세션에 참가하면서 고통스럽지만 꼭 만나야 할 자신과의 직면, 기억도 할 수 없는 '나'라는 사람의 까르마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따라가는 고독하고 조용한, 뜨겁고도 진지한 그녀의 여정은 읽는 순간에도 동참한 것 같은 공감을 하게 한다.
1. -티베트불교 명상수행센터 초코섬링Choekhorsumling
2. -포트코치의 요가 학교 사나타나Sanathana
3. -시바난다 요가 베단타 센터Sivananda Centre
4. -바가반 슈리 라마나 마하리쉬 아쉬람 ramana maharshi centre
5. -내 안의 깊고 오래된 우물에 대한 성찰-고아 베놀림goa benaulim
6. -짧지만 깊은 쉼표, 오로빌Auroville
7. -깔라차크라Kalachakra에서 생긴 일
8. -마운트 아부의 브라마 쿠마리스 세계영성대학brama kumaris world spiritual university
9. -맥로드건즈의 뚜시따 명상센터Tushita Meditation Centre
10. -위빠싸나 명상센터 담마 세투 dhamma setu
11. -네팔 코판 수도원Kopan Monastery
● 요가 아사나 자세, 내 몸이 만나는 나
온 몸에 힘을 빼고 온 정신을 이완한 채 눈을 감고 눕는다, 가슴을 땅에 대고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팔 사이에 머리를 넣고 거꾸로 선다, 다리 한 쪽을 들고 두 팔을 하늘을 향해 뻗어 올린다, 한 쪽 다리를 반대쪽으로 놓은 후 온 몸을 비튼다... 요가 자세는 대부분 일상에서 취하는 자세가 아니기에 보통 고통스럽고 힘들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오래 계속하기도 힘겹다. 척추에 좋으므로, 두통을 없애므로, 집중할 수 있게 해주므로, 살을 빼게 해주므로...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요가 아사나를 취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건강상의 이유나 치유의 목적보다는 요가 자세를 취함으로써 떠오르는 수많은 몸의 현상과 마음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 말한다. 왜 거꾸로 서고 몸을 비틀면서 고통스런 자세를 취하는가, 그래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는가에 대한 조용하고 성찰적인 이야기는 미용을 위해서든, 다이어트를 위해서든, 명상을 위해서든 요가자세를 그저 습관적으로 취하던 사람에게 조용한 울림을 가져다준다.
1. 송장자세 2. 명상자세 3. 쟁기자세 4. 물구나무 자세 5. 태양경배자세 6. 산과 나무 자세 7. 비틀기 자세 8. 교차호흡과 신체정화행법
영혼의 친구, 선배의 소개 글
"세속의 모든 의무를 다 마친 뒤 무소유의 가벼운 몸으로 세상을 유랑하는 산야신이 되는 것은, 종교적인 삶을 추구하는 인도인들에겐 이상적인 삶이다. 그러나 인도인들만 그럴까. 우리 모두에게 그런 소망이 있다. 가족원과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세상을 주유하면서 명상의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 말이다.
여성의 몸으로 인도 곳곳의 요가와 명상 수행처를 찾아다닌 그녀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나는 잠시 질투심을 느끼기도 했던가. 그러나 어느 새 알아차렸다. 그녀가 쓴 순례의 기록을 읽음으로써 나의 까르마도 해소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의 글을 읽노라면 마치 내가 그곳에 가본 것처럼, 그리고 그녀의 깨달음이 내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우리를 대신해 일찌감치 산야신이 되어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박미라-감정치유에세이 <천만번 괜찮아> 저자
"1998년 그이가 처음 하비람 살림마을에 수련하러 왔을 때 스스로 지은 별칭은 '겨울'이었습니다. 춥고 외로웠나 봅니다. 아프고 쓸쓸했나 봅니다. 그런데 요가와 연애를 시작하더니, 그에 푹 빠져 다니던 직장과 일까지 그만두고 인도에 가더니 '자야'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자야'의 의미는 승리자, 성취자라 합니다. 그이는 아마도 인도에서 머문 2년간 요가 이상의 것을 만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는 그런 그이가 참으로 예쁩니다. 자야는 요가수행가 글쓰기와 시골생활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인도에서 돌아온 후 살림마을이 있는 이곳 금산 논골재에 들어와 원하는 대로 살았습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개를 키웠고, 틈틈이 요가를 가르쳤고, 이렇게 글을 써서 책도 냈습니다. 그의 책에는 인도가 있고 요가와 명상이 있습니다. 또 그가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게 그의 삶입니다. 겨울을 다 녹여내고 자야가 된 바로 그 삶의 향기가 이 책에 가득합니다.
-아침햇살-<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해야 할 신비입니다> 의 저자
1. "세상은 다리다. 건너되, 그 위에 집을 짓지는 말라."
나는 지금도 비행기가 어떻게 땅에서 뜨는지, 어떻게 하늘을 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고무풍선에 가득 채워진 바람이 일시에 빠질 때 풍선이 일정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처럼 앞날개에 제트엔진이 달려 있어서 비행기도 그렇게 이륙하고 비행한다는 정도를 알고 있을 뿐이다.
아마 중학교 때였던가, 비행기 동체는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하여 '듀랄루민'이라는 가볍고 단단한 합금으로 만든다고 배웠는데, 삼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설사 그렇다 해도, 아무리 날개에 성능 좋은 제트엔진을 달고 듀랄루민으로 가벼워진 몸이라는 것을 안다 해도, 막상 활주로에 몸을 뉘인 그 큰 덩치를 보면, 탑승구 앞에서 기다리는 그 많은 사람들과 이미 실었을 그 무거운 짐들을 생각하면, 비행기가 땅을 박차고 하늘을 난다는 사실은 여전히 나에게 불가사의다. 그 큰 덩치의 이륙과 비행은 나에게 다만 기적으로 다가올 뿐이다.
무거워진 몸을 느낄 때, 시시각각으로 내리누르는 시간의 무게를 느낄 때, 나는 가끔 활주로 위에 맥없이 누운 비행기를 생각한다. 도무지 뜰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그 큰 덩치가 땅을 박차고 하늘을 나는 것처럼, 도무지 뜰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나의 현존이지만, 그래도 언젠가 문득 이 무거운 중력을 떨치고 이륙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생각해 보면, 비행기는 그냥 뜨지 않는다. 도무지 그 큰 덩치를 지탱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작은 바퀴 세 개, 노심초사 까치발로 활주로까지 기어가서, 온몸을 떨며 땅을 박찬다. 비행기라고 왜 두렵지 않겠는가? 그러나 땅을 버리지 않는 한 하늘을 얻을 수 없다. 누구든 무엇이든, 일정한 방향과 목표를 지니는 한 온몸을 떨며 휘청거리지 않을 수 없다. 노력하는 한 방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괘도를 상실하지 않은 휘청거림, 그 서투른 몸부림의 궤적은 차라리 아름답다. 휘청거려도 눈부시다.
여기 이 책에서 나는 한 구도자의 아름다운 몸부림을 본다. '길 위의 삶'을 본다. 살아있는 자만이 그을 수 있는 신선한 궤적이다. -이거룡-<이끄는 글>중에서
2. 훗날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교문 밖 세상으로 나갔을 때, 그리고 그로부터 1년 2개월간 생선가시처럼 갈라진 숱한 길 위를 서성일 때 내게 힘과 위로가 되어준 건 소함꾸띠와 스와미지 꾸띠에서 보낸 시간들이었음을, 그 둘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뿌린 웃음과 눈물들이었음을 고백한다. 까이월려담에서 시작하지 않았다면 나는 길을 나서지 못했을 것이고, 그랬더라면 생의 무수한 접면들을 채 펼쳐보지도 않고 묻어 두었으리라. 그러니 그 시절에, 그 때 거기 있어준 모든 것들에 감사할 밖에. 이마와 젖가슴과 배와 무릎을 땅에 대고 온몸으로 입맞춤해도 모자랄 만큼.
-프롤로그 <비와 꽃과 향과 불의 기억>중에서
3. "수, 너는 왜 요가를 배우러 인도까지 왔니?"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서..."
"그래, 요가를 하니 뭔가 좀 달라지든?"
"아직은 잘 모르겠어. 다만 나도 너처럼 바닷가 마을에서 길 잃은 고양이 한 마리 데려다 키우면서 살고 싶어. 감기 걸린 이에게 생강차도 타주면서."
나름 재미있게 말한다고 한 것인데 어쩐지 내 귀엔 궁색하게 들릴 뿐이어서 조금 속이 상했다. 혹시 나는 그에게 뭔가 좀더 멋진 대답을 들려주고 싶었던 걸까. 그런데 곧 이어진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궁색함을 넘어서 알 수 없는 부끄러움마저 느끼고 말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어디서 사느냐가 뭐 그리 중요하겠어. 미국 대도시에서 살건 인도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살건, 아니면 한국의 산골에서 살건 결국 우린 다 같은 세상에서 살도록 되어 있는걸."
내가 비록 많은 공부를 하고 수련을 통해 대단한 것을 깨우친 사람은 아니지만 그가 던진 말의 핵심이 '어디 사나 마찬가지'라는 건 아니라는 것쯤 알 수 있었다. 오히려 내 귀엔 분명히 이렇게 들렸다. 몸이 어디에 거하든 존재는 한 곳에 뿌리박고 있다고. 그러니 몸이 어디 있는지와 상관없이 존재가 뿌리박고 있는 곳을 놓치지 않으면 된다고. 몸과 몸이 거하는 곳은 제한적인 물질세계일 수밖에 없지만 존재는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의 세계를 살지 않느냐고...
코치를 나온 후에도 나는 한동안 사나타나를 잊지 못했다. 단지 추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가 만들고 싶고 거하고 싶은 일종의 공간모델로 삼으며 열망했다. 크지 않아도 좋고 수강생이 많지 않아도 좋았다. 작은 정원이 딸리고 파도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등 기댈 거처가 필요한 고양이와 개와 또 몇몇 사람들에게 곁을 내주고 때론 내가 그들에게 의지하며 살 수만 있다면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도 아브의 말이 떠오르면 금세 도튼 얼굴을 하고는 '그래 한
|
첫댓글 송장 자세...맘에드옵니다^^..선사님 추천책 요즘 왕창 사서 탐독중입니다^^ 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