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다음카페 <위빠사나금정선원>입니다. 이 글을 주변의 많은 분들께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관정 합장
호흡을 관찰하는 좌선법, 아나빠나사띠
우리는 늘 바쁘고 뭔가에 쫓기듯이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무한 경쟁으로 인하여 받는 스트레스와 근심, 걱정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잠깐 동안의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관찰해볼 수 있는 명상을 쉽고도 체계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부처님의 호흡관찰 명상법인 아나빠나사띠를 여기에 소개한다.
아나빠나사띠ānāpānasati는 날숨과 들숨을 알아차리는 선(禪)수행 방법이다. 아나āna는 들숨·흡(吸)이고, 아빠나apāna는 날숨·호(呼)이다. 그리고 사띠sati는 ‘알아차린다’는 뜻이다. 즉 아나빠나사띠는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림 하면서 호흡을 관찰하는 명상법이다. 이것은 호흡에 의식을 집중해서 호흡의 변화과정과 그 특성을 알아가는 부처님께서 닦았던 선수행 방법이다. 부처님은 <아함경>에서 아나빠나사띠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고, 부처님 제자는 이 방법으로 선(禪)을 닦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방법안내 1) 호흡관찰 명상은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림 하면서 번뇌망상을 줄이고, 마음의 집중과 안정을 증진시키며, 지혜를 계발하는 수행방법이다. 호흡에 의식을 집중해서 들숨과 날숨을 관찰해감으로써 번뇌망상으로 일컬어지는 온갖 잡념, 불안, 스트레스, 우울과 같은 산란한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마음이 고요하고도 편안하게 호흡에 머물게 된다. 이 명상을 꾸준히 많이 하면, 호흡에 대한 집중과 관찰을 통해 지혜가 계발된다.
실제 호흡을 관찰할 때는 호흡의 과정을 4단계로 나누어 관찰한다. 단순히 들숨과 날숨을 구분해서 ‘들숨’, ‘날숨’이라고 알아차리는 제1단계의 관찰로 시작해서 들숨 날숨의 시작점이나 끝점 중 어느 하나를 알아차리는 제2단계의 관찰, 들숨 날숨의 시작점과 끝점, 둘 다를 알아차리는 제3단계의 관찰, 그리고 들숨 날숨의 시작점과 중간과 끝점, 그리고 들숨과 날숨 사이에 있는 전환점까지 다 관찰해가는 제4단계의 관찰로 나누어서 한다. 제1단계의 관찰을 꾸준히 하여, 그것이 잘 되어서 너무 쉬우면 제2단계의 관찰로 넘어가는 식으로 한다.
요가나 단전호흡에서는 호흡을 인위적으로 길게 늘어뜨리거나 심호흡을 하게 하거나 숨을 들여 쉰 채 오래 멈추게 함으로써 몸에 기(氣)를 모은다. 하지만 부처님의 호흡관찰 명상법에서는 호흡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기를 모으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호흡관찰 명상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지혜를 계발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호흡관찰 명상을 할 때는 자연스럽게 호흡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들숨과 날숨에 대한 분명한 알아차림이 강조된다. 왜냐하면 집중된 상태에서 알아차림을 지속해가면 알아차리는 감각이 점점 더 예리해져서 지혜가 계발, 완성되기 때문이다.
조용히 앉아서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의 긴장을 풀고, 두 손은 무릎 위나 아랫배에 둔다. 의식을 호흡에 두고, 호흡이 진행되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면서 매순간 그 변화과정을 알아차림 해간다. 들숨, 날숨, 그리고 그 사이의 전환점에서의 잠깐 멈춤 등 호흡의 전 과정에 의식을 집중해서 알아차린다. 그것이 별 어려움 없이 잘 되면, 들숨의 첫 시작점을 알아차리고, 끝점을 알아차리며, 또 그 중간점을 알아차림 해간다. 날숨의 과정도 같은 방법으로 알아차림 해간다. 이런 식으로 잠시도 놓치지 않고 호흡의 전 과정을 계속 많이 관찰해가면, 알아차림이 점점 더 예리해져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여 온다. 지혜의 눈이 밝아져서 미세한 것들이 보여 오는 것이다.
호흡관찰 명상에서는 호흡의 길이를 변화시키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이것은 단전호흡이나 요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호흡하라. 중간에 생각이 끼어들면, 그 ‘생각 끼어듦’을 즉각 알아차려라. 그리고 생각이 사라질 때까지 그것을 지켜보면서 알아차림 해가라.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자책하거나 생각과 싸우지 말라. 중요한 것은 생각이 일어나는 즉시 그것을 알아차림 하는 것이다. 생각이 일어나는 것보다 더 안타까워해야 할 것은 그것을 즉시 알아차리지 못 한 것이다. 알아차림이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되도록 하는 것이 알아차림 명상의 핵심이다. 생각이 사라지고 나면 다시 호흡에 집중해서 들숨 날숨의 전 과정을 알아차림 해간다. 매일 최소한 15분정도의 수련이 필요하고, 30분이나 50분정도 수행해가면 더 좋다. 수행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그 효과가 배가(倍加)되기 때문이다.
방법안내 2) 좌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반가부좌 자세로 앉는다.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포개거나 그 반대로 하고, 손은 자신이 가장 편안한 상태로 두고, 허리부터 머리끝까지의 상체를 수직으로 곧게 세워서 앉은키가 최대가 되도록 한다. 가슴은 약간 들어주고, 턱은 몸 쪽으로 살짝 당겨준다. 엉덩이는 오리 엉덩이처럼 뒤로 약간 빼고, 배는 앞으로 내미는 기분으로 하면, 허리가 S자형으로 들어간다. “상체를 곧게 세우라”고 하면, 사람들은 상체에 필요 이상의 힘을 줘서 마치 사관생도와 같은 몸을 취하는데, 그렇게 하면 편안하게 이완되지 못 하고, 긴장상태가 지속되어서 피로감이 몰려오고, 어깨의 결림이 있게 되어, 오랫동안 좌선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좌선을 하더라도 깊은 선정에 들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허리를 제외한 나머지 상체부위는 힘을 빼서 무게가 조금 더 나가게 하고, 바닥 쪽으로 처진다는 기분을 느끼면, 상체의 힘이 저절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좌선하는 동안 허리에는 힘이 약간 들어가 있어야 한다. 허리가 죽으면 선정상태에서 나오는 치유효과가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눈은 감는 것이 좋지만, 떠도 좋다.
그리고 "이제 나의 모든 짐을 다 내려 놓겠다"고 다짐한다. 명상을 하는 동안 그대를 성가시게 하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두지 말라.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고요한 마음으로 앉아 있으면, 호흡이 감지된다. 이제 그 호흡에 의식을 집중해서 들이 쉬는 숨과 내어 쉬는 숨을 관찰해보라. 먼저 호흡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관찰해보라. 우선 숨이 들어오고 나갈 때, 가슴, 어깨, 배 등의 몸이 부풀었다가 꺼지는 것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처음에는 부품과 꺼짐에 따라 진행되는 몸의 움직임을 따라가면서 ‘부품’, ‘꺼짐’이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알아차림 해가라. 그러다가 그것이 너무 쉬우면, 부품의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그 중간을 알아차림 해가고, 꺼짐의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그 중간을 알아차림 해간다. 처음에는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초심자는 내어 쉬는 숨의 끝점만 알아차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을 계발할 때 의도적으로 숨을 길게 쉬거나 짧게 쉬려고 하지 마십시오. 강하거나 약하게도 하지 말고,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하지만 호흡을 관찰해가면 대부분 호흡이 좀 길어지기가 쉽습니다. 호흡이 길면 길다고 알아차리고, 거칠면 거칠다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호흡의 길이나 세기에 신경 쓰지 말고, 단지 저절로 일어나는 호흡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알아차리려고만 노력하십시오.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호흡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노력하십시오. 그 어떤 것도 생각하지 마십시오. 유일하게 해야 할 일은 들어오는 숨과 내어 쉬는 숨에 의식을 집중해서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밖에 없습니다. 명상 중에는 그것 이외에 해야 할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저절로 일어나는 들숨과 날숨에 의식을 집중해서 그것을 계속 알아차림 해 가십시오. 매 호흡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중간을 알아차림 해 가십시오. 들숨의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그 중간을 알아차림 해 가십시오. 날숨의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그 중간을 알아차림 해 가십시오. 여기서 시작점과 중간, 끝점은 코끝, 가슴, 복부 등 신체의 특정 부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작하는 순간과 끝나는 순간, 즉 호흡의 시간적인 전개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십시오. 인내심을 가지고 잘 될 때까지 꾸준히 연습하십시오. 하루 15~30분 정도 매일 연습해가면 보통 2주 내지 한 달쯤 하면 어느 정도 알아차림이 됩니다.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중간이 별 어려움 없이 잘 알아차려지면, 그 점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십시오. 수행자가 주의를 기우려서 관심을 갖고 관찰을 통하여 들숨과 날숨에 대해 매 순간 뭔가를 알아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대상이 늘 똑 같이 보여서 마음이 해태(懈怠)나 방일(放逸)또는 혼침(昏沈)에 떨어지기가 쉽습니다. 마음이 호흡에 집중된 상태에서 뭔가를 알아내려는 열의를 가지고 관찰해야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때 열의는 너무 강하면 안 됩니다. 마음이 고요히 쉬어진 상태에서 은근하게 열의를 가져야 합니다. 이 세 점에 의식을 집중해서 관찰해가면 온갖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 외에 어떤 것도 생각하지 말고, 단지 호흡에 의식을 집중하십시오. 하지만 틀림없이 중간에 생각이 끼어들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것이고, 그대를 산만하게 만들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나 생각의 내용에 관심을 두지 마십시오. 생각이 끼어드는 순간, 생각이 끼어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림 해가기만 하십시오. 하지만 알아차리려는 노력이 부족하거나 아직 알아차리는 힘이 부족하여, 즉각 알아차리지 못 하고 한참 뒤에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때 실망하거나 짜증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적어도 6개월 정도는 꾸준히 노력하여, 알아차림이 확립되어야 잘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무명(無明)에서 벗어나서 알아차림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알아차렸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해야 합니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짜증이 나거나 기분이 안 좋아진다면, 마음에 과분한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생각이 끼어들기 마련이고, 그 생각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되는데, 생각이 끼어들지 말았으면 하고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과분한 욕심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욕심, 짜증, 화, 혼침, 들뜸, 수행방법에 대한 의심 등을 ‘지혜의 계발을 가로막는 다섯 가지 장애요인[오개五蓋]’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장애요인이 있으면, 지혜가 계발되지 않습니다.
생각이 일어날 때 일어난 생각을 억지로 없애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일어난 생각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면서 관찰하기만 하면 됩니다. 관찰할 때 생각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단지 일어난 생각이 어떻게 변하는지만 주의 깊게 관찰하면 됩니다. 관찰하여,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생각이 사라졌다’고 이름을 붙이면서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에 의식을 호흡으로 되돌려서 다시 호흡을 알아차림 해가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많이 닦으면, 집중력과 알아차리는 힘이 점점 더 좋아져서 알아차림이 확립되고, 지혜가 완성됩니다.
이 호흡관찰 명상법은 필자가 초심자를 지도할 때 하는 맨트를 글로 옮긴 것이다. 명상지도자에 따라 다르게 지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