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저고리 먹물치마

[차연]

<무명저고리>

아이들 예절수업을 가면서 한복을 서원에 두고온터라 10년전에 茶를 공부할 때 입었던 먹물치마에 무명저고리를 다려 입었다

화려한 옷보다 수수한 이 차림새가 나는 좋았다. 키가 클 이유는 없고 먹물치마가 줄었는지 좀 달랑해보였지만 아이들은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예절" 의 분위기에 보기힘든 3.1절 독립운동할때 유열사가 입은 사진에나 보았던 옷차림새를 하고 있으니 산만하던 남자애들이 잘 집중해주었고 큰소리로 잘 따라해 주었다.

훗날 이나라의 동량이 될 아이들이 나와 함께한 짧은 한시간으로 가슴 어느 한켠이라도 터치되어서 자신을 바로세우는데 미미한 초석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에 나서야한다는 긴장감에 새벽잠을 설치고서 오후에 서실에 앉았다 파은님께서 열심히 붓질을 설명해주시는데도 마구마구 졸았다 ㅎ

금촌장날에 도라지를 사서 씻는일이 만만찮았지만 씻어 저며서 겨울 목감기약으로 설탕으로 도라지청을 만들고, 레몬도 깨끗이 씻어 얇게 저며 설탕에 재웠다

눈에 열이 나는듯 눈이 불편하던 것을 잡아준 약식동원의 좋은 차를 발견한게 이 레몬차다
요즘음 이 레몬차 덕분에 눈이 편해졌다.

12월의 첫날이 저물고 있다
이 12월이 저물면 나이를 한 살 더먹어야하는데.....

정현과 통화를 하다
정현이 재밋는 얘기를 해줬는데
재주없는 내가 친구하고 있는 문방사우에
첫째도 끈기
둘째도 끈기
세째도 끈기 라고 우린 끈기로 이겨내자고 용기를 팍팍 북돋아 줬다

진실은 사필귀정이 되고
성실도 대기만성이 되는 날이 오리란 확신으로 12월 첫날을 꼭꼭 찍어 놓는다.

[토월]

ㅎ 아름다운 풍경 멋있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