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등불 김수환 추기경(1922~2009년) 추모음악회,
안토니오 비발디 작품으로 저녁기도를 노래하다.
이번 (고)김수환추기경 추모 음악회는 여느 음악회와는 격이 다른 전례음악회였다. 서울대교구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임민균 신부) 주최로 제1회 추모음악회를 고인 선종 14년만에 열 것이다. 연주단체는 명동대성당 성가대인 가톨릭합창단과 로고스합창단 그리고 기악 돔 앙상블이 출연하고 독창자로 교회 내 유명 성악가인 소프라노 신정원, 김호정, 알토 변지현, 테너 이영화, 베이스 최윤성이 독창과 중창을 맡았고 대가라고 할 수 있는 박재광 교수가 지휘를 맡았다. 박재광 교수는 80대인데 평생 교회음악에 전념했다. 로고스합창단을 오래 지휘하여 1980년대 초 헨델 메시아를 전곡 연주했고 아마뚜스합창단을 창단하여 이십년이상 지휘하고 있다. 서울 청단동 성당 등 여러 성가대를 맡아 지휘했고 '한국 세실리아성음악협회'를 창립하여 교회전례음악에 헌신하고 있다. 교회음악외에 교향악단(한국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을 창단하여 국내외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 청중은 박 지휘자의 후학, 단원도 많았다.
음악적으로보면 안토니오 비발디 신부(이태리 1678~1741년) 바로크시대의 천재 음악가였다. 작품성향은 기악 작품이 많은데 교회음악 중 'Gloria)이 애창되기도 한다. 오늘 연주곡은 저녁기도(시편 109편, 112편)와 마니피캇을 합창, 독창, 중창으로 연주하고 담당 신부와 회중이 시편(성무일도/ 시간전례)을 교송으로 바치고 나서 연주에 임했다. 노래보다 기도전례에 방점을 둔 추모 음악회였다. 더운 여름(외부 기온 34도)이었지만 시원하게 냉방 잘 된 명동대성당에서 약 100분(7시30분~9시 10분)간 거룩하고 아름다운 밤을 연출해 냈다. 명동대성당 두 성가대와 앙상블, 무엇보다 지휘자 박재광 교수의 관록있는 지휘가 빛을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