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절을 보겠습니다.
4 어떤 사람이 와서, 우리가 전하지 않은 다른 예수를 전해도, 여러분은 그러한 사람을 잘도 용납합니다. 여러분은 우리에게서 받지 않은 다른 영을 잘도 받아들이고, 우리에게서 받지 않은 다른 복음을 잘도 받아들입니다.
어떤 사람이 와서 바울이 전하지 않은 다른 예수를 전했답니다. 반대자들이 고린도교회 교우들이 아니라 다른 데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본문입니다. 율법의 준수를 요구하는 유대계 그리스도인이거나 영지주의자일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측합니다. 그들의 주장에 고린도 교인들이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본문 5절을 보겠습니다.
5 나는 저 가장 위대하다는 사도들보다 조금도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대자들은 스스로 자기들이 가장 위대한 사도라고 포장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가장 위대한 사도로 인정받는 사람의 추천장을 갖고 왔을 것입니다. 베드로나 요한 같은 사도들의 추천장을 갖고 있다면 베드로나 요한의 권위를 위임받았다는 뜻이 됩니다. 6절을 보겠습니다.
6 내가 말에는 능하지 못할는지 모르지만, 지식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모든 일에서 여러 가지로 여러분에게 나타내 보였습니다.
바울 자신이 언변이 뛰어나지 못한 사람이라는 비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7~9절을 보겠습니다.
7 나는 여러분을 높이려고 나 스스로를 낮추었고, 또 하나님의 복음을 값없이 여러분에게 전하였습니다. 그렇게 한 것이 죄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8 나는 여러분에게 봉사하려고 다른 교회들에게서 비용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내가 다른 교회에서 빼앗은 셈입니다.
9 내가 여러분과 같이 있는 동안에 빈곤하였지만, 여러분 가운데서 어느 누구에게도 폐를 끼친 일이 없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 온 형제자매들이 나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 주었습니다. 나는 모든 일에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애썼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당시 유랑전도자들은 복음전파에 전념하는 대가로 교회에서 생활비를 받았습니다. 바울도 일부 그렇게 했지만 생활비의 지원은 마케도니아의 교인들에게서 받았고 고린도교회에서는 전혀 받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린도교회에는 노예계급의 사람들이 많았고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유랑민도 많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교우들이 많았다고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마케도니아 교인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변명까지 하는 것이 유쾌할 리 없겠지만 반대자들의 공격에 돈 문제도 끼어있었기에 바울이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14~15절을 보겠습니다.
14 그러나 놀랄 것은 없습니다. 사탄도 빛의 천사로 가장합니다.
15 그러므로 사탄의 일꾼들이 의의 일꾼으로 가장한다고 해서, 조금도 놀랄 것이 없습니다. 그들의 마지막은, 그들이 한 대로 될 것입니다.
반대자들을 향한 바울의 공격이 날카롭습니다. 앞에서 강해했던 2장 5~8절을 다시 보겠습니다.
5 누가 나를 마음 아프게 한 일이 있으면, 실은 나를 마음 아프게 한 것이 아니라, 과장하지 않고 말하면, 어느 정도는 여러분 모두를 마음 아프게 한 것입니다.
6 여러분 대다수는 그러한 사람에게 이미 충분한 벌을 내렸습니다.
7 그러므로 여러분은 도리어 그를 용서해 주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지나친 슬픔에 짓눌리는 일이 없게 해야 합니다.
8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이 그에게 사랑을 나타내 보이기를 권합니다.
편지의 앞부분에서는 그들을 용서하라고 한 바울이 뒤에서는 혹독하게 비난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런 내용들 때문에 10~13장의 기록이 7장 이전의 기록들보다 앞서 쓴 글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다시 11장으로 돌아와서 18~27절을 보겠습니다.
18 많은 사람이 육신의 일을 가지고 자랑하니, 나도 자랑해 보겠습니다.
19 여러분은 어지간히 슬기로운 사람들이어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잘도 참아 주십니다.
20 누가 여러분을 종으로 부려도, 누가 여러분을 먹이로 삼아도, 누가 여러분을 골려도, 누가 여러분을 얕보아도, 누가 여러분의 뺨을 때려도, 여러분은 참아 줍니다.
21 부끄럽게도 내가 터놓고 말씀드립니다만, 우리는 너무나 약해서, 그렇게는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누가 감히 자랑을 하려고 하면, 나도 감히 자랑해 보겠습니다. 내가 어리석은 말을 해 보겠다는 말입니다.
22 그들이 히브리 사람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이스라엘 사람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아브라함의 자손입니까? 나도 그렇습니다.
23 그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입니까? 내가 정신없는 사람같이 말합니다마는, 나는 더욱 그렇습니다. 나는 수고도 더 많이 하고, 감옥살이도 더 많이 하고, 매도 더 많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습니다.
24 유대 사람들에게서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맞은 것이 다섯 번이요,
25 채찍으로 맞은 것이 세 번이요, 돌로 맞은 것이 한 번이요,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이요, 밤낮 꼬박 하루를 망망한 바다를 떠다녔습니다.
26 자주 여행하는 동안에는, 강물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 사람의 위험과 도시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자매의 위험을 당하였습니다.
27 수고와 고역에 시달리고, 여러 번 밤을 지새우고, 주리고,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추위에 떨고, 헐벗었습니다.
반대자들이 육신의 일로 자랑하며 바울과 자신들을 비교했던 것 같습니다. 바울은 글은 좀 쓰지만 언변도 없고 외모도 못생겼다는 식으로 헐뜯으면서 자신들의 스펙을 자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린도 교인들이 그런 허무한 말장난에 잘도 넘어갔다고 비꼬는 투로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응대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나도 내 스펙과 이력을 내세워보겠다며 이 본문을 기록한 것입니다. 바울의 마음의 상처가 깊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본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