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달 전부터 여기저기 게시되어 있던 은교의 첫 포스터를 보고 대체 저 배우가 누구지 했었다. 예사롭지않은 눈빛에
70대로 보이는 저 배우는 낯이 익은데 금방 인식이 안되어 이상하다 ... 내가 모르는 저런 눈빛의 배우는 누구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알고보니 박해일이 70대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한단다. 일단 호기심이 동했다. 무언가 떨림이 있는 영화 같아서....

이적요는 존경받는 위대한 시인이다. 특유의 서정성으로 단단한 돌을 아름다운 작품으로 조각하는듯한~
강단에서 시를 강의할 무렵 제자 서지우를 만난다. 하늘에 있는 별과 가슴속 별도 구별 못하는 단순한 공대생이었던(영화속에서 그리 묘사함 . 공대생 비하 발언 아님!) 그는 이적요를 만나 시를 알게되고, 아들도 못할 며느리도 못할 수발을 들면서 깐깐한 이적요를 보필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간다.


우연히 이적요의 집에 청소 알바를 하게 된 고등학교 학생 은교를 알게되면서 이 위대한 시인 이적요의 영혼은 그 전에 겪지못한
여러가지 떨림을 체험하게 된다.

영화 거의 내내 헐렁한 티셔츠와 팬츠도 누가 입냐에 따라서 저렇게 영화적일 수도 있구나라고 깨달음을 주는 장면이다. ㅎㅎ 은교의 싱그러움과 자연스런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그러지 않았을까싶다.

약간의 혀짧은 소리로 시인 이적요를 할아버지~ 라고 부르며 창 닦는 모습. 할아버지 저 어렸을때 무용 했어요~
눈부신 햇빛과 소녀의 싱그러움과 창 밖 나무가 한데 어우러지는 장면이다. 보는 나 40대의 이 아줌마도 그녀의 이 싱그러움이 좋은데 늘 감성 안테나를 세우고 사는 시인 이적요의 동요는 차라리 자연스럽다.!

시인 이적요는 어쩌면 은교의 여성성보다 은교의 젊음을 더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은교에 대한 혼란된 감정으로 본인도 괴로워하면서 은교의 젊음과 제자의 젊음을 동경하면서 본인도 상상속에서나마 젊은 모습으로 은교와 진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애잔하기까지 했다.
이영화를 만든 정지우 감독은 여배우의 매력을 스크린으로 뿜어나오게 하는데 한 재능한단다.
수년전 해피엔드로 전도현의 재발견을 있게 한 감독이니 그런 별명 또한 당연하다 싶다. 아직도 내 머릿속에 전도연과 그 남친이 사랑을 나누던 그 장면이 뇌리에 정지된 화면처럼 남아 있으니 나도 그런 찬사를 당연히 보내고 싶다.
그런데, 이장면은 정말 또다른 느낌이다. 난 박해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연극 할 때 영화 데뷔 전, 무수한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고 어느 해에는 무수한 상을 휩쓸었다하고 그리고 영화 데뷔~ 그의 영화를 거의 보아왔던 나지만 난 별로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정말 박해일의 재발견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인가!! 흑흑, 사랑이 꽉찬 깊은 눈망울. 아름다운 턱선.
동그란 그의 이마.... 은교에 대한 사랑을 부드럽게 표현한, 숨이 멎을 듯하게 스위트한 장면이다.

이적요를 존경하는 그의 제자 서지우는 은교에 대한 스승의 감정을 비난한다. 공대생이라 그런가 더욱 더 세상의 잣대로만 들이대는 제자. 스승을 존경하지만 그에게는 없는 천재성을 가진 스승에 대한 질투가 어긋난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은교에 대한 그의 감정은 순수하지않았다. 그저 어긋난 욕망일 뿐..

은교에 대한 감정을 원고지에 한글자 한글자 적으며 아름다운 소설을 탄생시키지만 자전적인 그의 아름다운 소설 은교는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를 질투한 서지우는 결국 스승의 작품을 도둑질하고 본인 이름으로 발표하여 명성을 얻는다.
''선생님은 늙었잖아요. 누가 70대 노인과 여고생의 섹스를 사랑이라 하겠어요? 그건 더러운 스캔들일뿐이에요..''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얘기인가봐. 은교를 사랑하면서 본인의 나이때문에 더 서글퍼지고 제자의 비아냥까지 들은 시인 이적요가 내 뱉은말이 가슴에 꽃힌다.
이 영화는 지금 노출수위때문에도 문제작이다. 하지만 단순히 노출때문에 보러간 분들은 아마 실망할 것이다.
상상속에서의 사랑씬은 차라리 아름다웠고 제자의 어긋난 욕망에서 비롯된 사랑씬은 굳이 왜 넣었을까 할정도로 아쉬웠다. 그래도 어려운 연기임에 틀림이 없는 감정연기를 섬세하게 표현한 세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신예 김고운은 정말 장한 일을 해냈다. 등이라도 두들겨 주면서 격려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 사바세계에서의 사랑과 욕망 질투는 늘 좋은 소재감이지. 매일 영성 관련 책을 읽으면서 세상속의 사랑과 욕망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노력하는 나에게 다시 한번 애욕의 실체를 일깨워 주는 영화였다. 그리고
지금껏 살은 인생중에 가장 젊은 시간인 바로 오늘! 오늘의 젊음을 매일 느끼며 살고 싶다.
첫댓글 김고은은 올드보이의 윤진서와 비슷한 눈매를 갖고 있습니다. 뭐랄까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갈 인상이라 할까요^^ 어떤 이미지 어떤 인상은 나이를 뛰어넘죠. 나는 나를 보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보고 사랑을 합니다. 그것이 젋음이건 육체적 아름다움이건. 사랑에 섹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육체적 신체적 나이가 사랑의 조건인지 사랑은 감정적인 것인지 육체적인 것인지 물어볼 만한 질문이죠 ^^ 베아트리스가 황혼에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 말입니다.
여배우를 보시는 눈매가 예사롭지 않으세요~ 맞아요 . 요즘엔 대놓고 섹쉬함보다 얌전한 여배우에게서 섹쉬함을 이끌어내려게 추세인것 같아요. 저도 맨처음 윤진서를 보고 어 의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공통점이 있었네요~
와우!~ 이런 멋진 글을 환한미래님께서! 놀랍네요!~ 새로운 발견!ㅎㅎ대단한 능력이 잠재 되어 있는 듯한!~ 환한미래님의 더욱더 환해지는 미래가 궁금해 지는군요!~^^*
시인 이적요는 어쩌면 은교의 여성성보다 은교의 젊음을 더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은교에 대한 혼란된 감정으로 본인도 괴로워하면서 은교의 젊음과 제자의 젊음을 동경하면서 본인도 상상속에서나마 젊은 모습으로 은교와 진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애잔하기까지 했다.
에니 7번 선수인 나 또한 언제 부턴인가~젊음에 대한 나의 애착도 내려놓고, 중년임을 인정하고 수용하기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언제나 청춘!! 몸가지도 가능!ㅎㅎ
의식을 높이면!!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이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묘하게 남는 한 마디네요..
본 영화도 아니고, 별로 관심을 둔 영화도 아니지만,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영화평론입니다. 사랑에 나이와 섹스는 넘나들 수 있는 한계선이 아닐까 합니다...다만, 일반적인 통념을 넘어설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이겠지요.
불가에서 깨달음이란 내 생각의 한계를 뛰어 넘는것 이라지요!~ 평생 해도 ~ 아니 몇번을 윤회해도 어렵다는!~
그래도 어렵고 복잡한것은 도가 아닌듯~! 일단 무조껀 감사부터 시작!!ㅎㅎ
하늘별님~ 정말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죠?
환한미래님 오랫만이셔요...쓰신 글 너무 재밌게 읽었답니다...이렇게 숨은 재주가 있으신 줄 이제야 알다니...그동안 끼를 감추시느라 힘드셨죠? ^^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기대할래요.....
거의 다 읽고... 누가 쓴 글 인가 싶어 스크롤을 위에 올렸더니.... 허! 환한미래!... (아직 안봤지만) 영화보다 더 재밌다... 글이... 짝짝짝!!!
저도 놀랐음!~환한 미래님 다시 봄~!!ㅎㅎ
아니 내가 그리 재미없게 보였남요? ㅋㅋ
와~~아~~ 환한미래님 ~넘 잘읽었읍니다.~
좋은글 넘 감사합니다.~
네감사해요 예스미님 어떤 분일까 궁금해요 보고싶어요^^
내일 벼룩시장에서 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