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8. 반올림 성명서]
삼성측은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에게 깊은 상처만 안겨준 실무협의 담당자들을 교체하고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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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백혈병 등 삼성의 직업병 문제가 불거진 지 5년만인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반올림 측에 공문을 통해 “백혈병 발병자와 유가족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 한다”고 했다. 그리고 올해 1월 또다시 문서를 통해 “백혈병 발병자와 유가족을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과 합당한 대표단을 구성하여 대화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상호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대화의 의제와 범위가 결정될 수 있기를 희망 한다”고 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성실한 태도로 임할 것이라는 약속과 달리, 지난 4월 4일 열린 2차 실무협의에서 삼성측 담당자들은 그 자리에 참석한 피해자가족들에게 최소한의 인사조차 하기를 꺼려하며 불손하고 진정성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로써 협의는 별다른 성과 없이 중단되었다.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이번 실무협의에 반올림측은 삼성에 2차 실무협의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통보했다. 이 명단은 삼성이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만나주지 않던 피해당사자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측 담당자들은 인사부터 나누자는 피해자 측 제안에 대하여 ‘여기 있어야 하는 사람들인지 모르는데 인사를 할 이유가 없다’며 거절하였고, 무려 5차례에 걸쳐 인사를 나누자고 요구한 끝에 그 제서야 삼성측 담당자들은 자신들의 직책과 소속을 밝히지 않는 무성의한 인사를 끝냈다.
삼성측 협의담당자들의 무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해자 측은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삼성에서 일하다 병에 걸려 먼저 죽어간 노동자들과 투병중인 분들을 생각하면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삼성은 ‘협의의 목적을 분명히 하라며 묵념을 만류하였고, 피해자 측은 동참은 못하더라도 예의는 갖추어달라고 요구하며 몇 초간의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삼성은 이 몇 초간의 묵상 중에 ‘퇴장 합시다’라고 외치며 퇴장하다가 몇 초의 묵상의 시간이 끝나자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러한 삼성측의 태도에 피해자들은 “무엇 때문에 이 자리가 마련되었는지를 생각해 달라. 삼성에서 일하다 병들어 죽은 노동자와 투병중인 분들을 위한 자리이다. 잠시 동안 피해자들을 위한 시간도 못 봐주는지’ 반문하였지만, 삼성측은 “묵념을 하고 싶으면 밖에서 따로 하고 오라”, “협상과 (협상의) 자세가 무슨 상관이 있냐?”, “미리 고지하지 않은 절차의 문제다”, “(묵상을 거부하는 것은) 회사입장이 아니라 개인의 양심과 선택의 문제” 라고 말했다. 이러한 삼성측 담당자들의 태도는 피해자 가족들의 울분을 샀고, 더 이상 협의를 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몇 년을 기다려온 공식 회의이기에 생업을 제처 두고 먼 곳에서 참관하러 온 피해자 가족들의 절실함을 무시하고 몇 초의 짧은 추모 묵상은 같이 하지 못할망정 삼성측은 피해자들을 회의의 목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취급하였다.
반올림은 6년 만에 시작된 실무협의 과정에서 직업병 환자와 가족들이 위로나 희망은커녕 깊은 상처만을 받게 된 것에 깊은 유감과 실망을 표하는 바이다. 삼성이 진심으로 피해자들과의 대화에 임하고자 한다면 그 고통에 위로는 못 할망정 이러한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이에 우리는 삼성측에 요구한다. 협의 담당자들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사람들’로, 진정성이 있는 사람들로 교체할 것과 실무협의 파행책임에 대하여 사과하라.
2013. 4. 8.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첨부] 협상 경과 요약
2012. 11. 27. 삼성전자 DS부문 김종중 사장이 대화제의 문서를 보내옴.
“...삼성전자는 백혈병 발병자와 유가족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에 조속한 시일내에 만남의 자리가 마련되어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2013. 1. 11. 삼성이 반올림 측에 보내온 공문
“...삼성전자는 백혈병 발병자와 유가족을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과 합당한 대표단을 구성하여 대화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상호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대화의 의제와 범위가 결정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에 삼성전자에서는 DS부문 인사팀 임원(심의경 상무)과 사내 변호사(이기옥)를 대화의 의제와 범위 및 원칙과 방식을 협의하기 위한 담당자로 지정하였으니, 백혈병 발병자와 유가족 측에서도 협의를 진행하기 위한 시간과 장소, 담당자나 대리인을 선정하여 빠른 시일 내에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2013. 1. 22. 삼성 대화제의에 대한 반올림 입장
황유미가 죽은지 6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백혈병뿐만 아니라 뇌종양, 유방암, 자궁경부암, 피부암, 생식독성 등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제보를 받았다. 삼성반도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LCD, 핸드폰, 삼성전기 등으로 사업장도 확대되어갔다. 사회적 관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삼성전자의 직업병 문제가 알려지고 삼성의 책임 있는 태도와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그리고 이제야, 삼성이 ‘삼성전자는 백혈병 발병자와 유가족을 직접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과 합당한 대표단을 구성하여 대화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반올림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반올림은 6년이라는 시간 동안 굴복하지 않고 싸워 온 고통의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서, 삼성의 ’대화 제의‘를 바라보고 있다.
반올림은 고 황유미의 죽음부터 160여명의 노동자의 고통에 대한 책임자인 삼성의 대화 제의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의미와 의지를 다지며 대화에 임할 것이며, 삼성전자 역시 대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책임지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을 기대한다. - (참고) 삼성 대화제의에 대한 경과 및 반올림 입장발표 기자회견자료[반올림 카페 ; 2013. 1. 22. 논평및보도자료]
2013. 3. 5. 11시 1차 실무협의
- 반올림측 : 황상기 등 피해자(유)가족2인, 반올림 담당자 2명 참관2명, 서기1명 참석
- 삼성측 : 인사팀 이00 전무(변호사), 심00 상무, 방00 부장 참석
- 논의요약 : 협의 주기, 범위 등 논의, 의견차이로 다시 실무협의 하기로 함.
2013. 4. 4. 11시 2차 실무협의
- 반올림측 참여 : 1차 실무협의 참석자 + 피해자(가족) 3인 참석.
- 삼성측 참여 : 1차 실무협의 참석자 + 인사팀 1명 추가
- 삼성측이 반올림 참석자들의 인사(소개)와 묵념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하여 내용에 대한 논의 없이 파행으로 끝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