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그림책 토론> 세 번째 연수를 마치며
2023년 9월 6일 수요일 저녁 7시, 줌
김정순, 최정현 선생님
1. 두 사람은 연수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영근 샘이 그 두 사람이 아니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곁에서 볼 때는 그래요. 먼저 요즘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로 해야 할지부터 고민이었어요. 연수에서 정순 샘 말(힘들지만 희망을 생각했어요)처럼 어렵게 연 자리였어요. 또한 남들 앞에 선다는 건 늘 부담이에요. 특히 여덟 사람이 함께 쓴 책으로 시작한 연수이니 더 그래요. 혼자 하는 것과는 다른 부담이 있어요. 그러며 연 오늘 연수였어요.
2. 연수로 고민은 많았지만 준비는 많이 해요. 고민이 되기에 더 준비해야 해요. 그러니 마음 고생이 두 배였을 거 같아요. 실제 정순 샘과 정현 샘은 며칠 전에 만나서 오늘을 계획하는 모습을 보았어요. 같이 사는 정순 샘도 지난주 하루 저녁에 24시간 하는 커피숍에 가서는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있고 집에 와서도 2시를 넘기며 준비했으니까요. 오늘도 두 사람은 조금 더 좋은 환경에 제대로 집중하려 학교에 남아서 했어요. 이런 정성을 알기에 더 고마워요.
3. 저녁 7시에 연수를 시작해요. 줌을 제가 열었기에 제가 인사하며 시작해요. 아직 덜 오신 것 같아서 가볍게 인사를 나눠요. 얼굴을 보여주신 분들에게 한 문장으로 인사를 부탁드렸어요. 얼굴을 보여주시고 인사를 나눠주신 분들에게 고마워요.
(잇몸치료로 술을 못 마신다. 연수 마치고 술 한 잔 할래요, 코로나에 다시 걸렸어요, 몸이 조금 아파요, 교실에서 키우던 게 죽어 슬퍼요, 아직 학교에 있어요 …)
아프고 코로나까지 걸렸는데 와주셨다니 더 고마워요.
3. 정순 샘 연수에서 나온 내용은 아래와 같아요.
가. 들어가는 말: 6학년 부장을 한다. 학급 이름은 다사랑반이다. 참, 사랑. 땀을 가치로 산다.
나. 우리 반이 행복하기 위해 있어야 할 것을 학생들과 정했다.
다. 토론 사례
1) 스마트폰 토론 – 서약서 쓰기
2)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 ‘발표’로 토론 – 토의 – 발표 수업으로 이끔
3) <감기 걸린 물고기> - ‘소문과 진실’로 토론
4) <프레드릭> - ‘일해야 하나’로 토론 – 토론을 마친 학생들 생각
4. 정순 샘 연수를 듣고 몇 분이 든 생각을 나눠주셨다. 정순 샘은 1학기 병가로 토론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토론을 했다. 무엇보다 교과서와 연계해서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고민하는 부분(토론을 많이 하고 싶은데 교육과정과 연계가 어려운 점)을 실제 사례로 보여주었다. 6학년 학생들과 토론 시작부터 하나씩 성장(근거를 하나로 시작, 질문을 어려워하니 이야기 나눔, 토론을 마치고 든 생각을 나눔)하는 과정을 볼 수 있어 좋았다.
5. 정순 샘은 ‘학급회의’를 주마다 하고 이때 저절로 토론이 일어난다고 했다. 토론에 이어 학급회의를 준비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발표하지 못했다. 3월에 교실 문제로 힘들어하던 정순 샘이었다. 이때 찾은 길이 학급회의로 안다. 그뛰 교실에서 생기는 많은 문제를 학급회의로 풀고 있는 걸로 안다. 이 이야기를 못 들어 아쉽다. 바람이 있다면 10월에 번개 연수로 해줬으면 한다. 곁에서 계속 꼬드리기려 한다.
6. 정현 샘 연수에서 나온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가. 1학년을 스무 해가 넘는 선생으로 하며 처음이다. 토론과 함께 1학년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짧게 드리려 한다.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다.
나. 반려동물 토론 – 그림책: <나는 기다립니다>, <나는 개다> - 토론: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
다. 1학년과 이야기 나누기를 많이 한다. 토론으로 시작했는데 그것보다는 그림책 읽고 삶을 나누는 이야기가 더 나았다.
라. 읽고 이야기 나눈 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 <먹다 먹힌 호랑이>, <완벽한 아이 팔아요>
마. 아침마다 오늘 급식으로 생각 말하기를 하고 있다.
7. 정현 샘 연수를 듣고 이야기를 들었다. 1학년 아이들과 사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했다. 1학년 아이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정현 샘은 1학년을 맡고 고군분투한다고 했다. 고군분투 과정으로 내 눈에 띈 건 글씨였다. 고학년을 할 때 정현 샘 글씨와 다르게 보였다. 정자체로 바르게 쓴 게 눈에 띄었다. 이런 작은 애씀부터 시작하는 것이지 싶었다. 그러기에 정현 샘이 보여준 결과는 정말 아름다웠다. 1학년을 처음 했다고 하는데 이런 애씀과 결과라면 한두 해 더 하지 싶다.
8. 이번 연수는 줌으로 했다. 이렇게 애써 준비한 두 분과 달리 줌이 문제였다. 분명 유료이라 걱정하지 않았는데 ‘40분 제한’에 걸려 두 번이 다시 들어왔다. 그 사이 다시 로그인을 해도 안 되었다. 오늘 아침에 이 기록을 쓰며 업데이트를 하니 40분 제한이 뜨지 않는다. 결국 내 준비가 모자랐던 거다. 다들 그 정도 불편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 하지만 죄송한 마음이 크다.
9. 고마움
가. 줌을 다시 들어오는 불편함에도 끝까지 자리 지켜줘 고맙다.
나. 수업 마치고 쉬고 싶은데도 들어와 들어줘 고맙다.
다. 요즘 힘 쓸 곳이 많아 쉬고 싶을 텐데도 함께해줘 고맙다.
라. <열두 달 그림책 토론> 책을 같이 쓴 모든 이가 들어와 고맙다.
마. 준비부터 발표까지 정성을 쏟아준 두 사람에게 고맙다.
바. 교실에서 토론을 실천하는 모든 분들에게 고맙다.
10. 덧붙임
가. 마지막 연수: 11월 8일 수요일
나. 주호 헌정곡: 마치며 들은 노래(인디스쿨에서 ‘헌정곡’으로 검색)
다. <나는 기다립니다> 그림책을 보며 떠오른 시
너를 안아도 될까? - 브래드 앤더슨
너를 안아도 될까?
네가 다 자라기 전에 한 번 더.
그리고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도 될까?
네가 언제나 알 수 있게.
너의 신발끈을 한 번 더 내가 묶게 해 줘.
언젠가는 너 스스로 묶겠지.
그리고 네가 이 시기를 회상할 때
내가 보여 준 사랑을 떠올리기를.
네가 옷 입는 걸 도와줘도 될까?
내가 너의 고기를 잘라 줘도 될까?
네가 탄 수레를 끌어도 될까?
내가 선물을 골라 줘도 될까?
어느 날, 네가 나를 보살필 수 도 있겠지.
그러니까 지금은 내가 널 보살피게 해 줘.
나는 네가 하는 모든 작은 일들의
일부가 되고 싶어.
오늘 밤 내가 너의 머리를 감겨 줘도 될까?
욕조에 장난감을 넣어도 될까?
너의 작은 열 개 발가락을 세는 걸 도와줘도 될까?
너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기 전에.
네가 야구 팀에 들어가기 전에
너에게 한 번 더 공을 던져 줘도 될까?
그리고 한 번 더 너의 곁에 서도 될까.
네가 넘어지지 않게?
우리 한 번 더 우주선을 타자.
주르라는 행성까지.
골판지로 만든 우리의 로켓이
더 이상 우리 몸집에 맞지 않을 때까지.
네가 산을 오르는 걸 도와주게 해 줘.
등산하기에는 네가 아직 너무 작든은 동안만.
너에게 이야기책을 읽어 주게 해줘.
네가 어리고, 아직 시간이 있을 동안.
나는 그날이 올 걸 안다.
네가 이 모든 일들을 혼자서 할 날이.
네가 기억할까. 내 어깨에 목말 탔던 걸?
우리가 던진 모든 공들을?
그러니까 내가 널 안아도 될까?
언젠가 너는 혼자서 걷겠지.
나는 하루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
지금부터, 네가 다 자랐을 때까지.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수오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