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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월-문산회 특별산행] 문경새재 <부봉> 산행 (1)
▶ 2015년 11월 13~14일 (금·토요일, 1박1일) ◀
♣ [산행 코스] 문경읍 <고요장>→ <문경새재 주차장>→ 제1관문→ 원터→ 주막→ 제2관문→ 과거옛길의 시비(詩碑)→ 부봉 들머리→ 오름길→ 암벽 철계단→ 부봉(釜峰) 정상→ (하산길) 동화원 방향 내림길→ 새재길(대로)→ 문경새재아리랑비(碑) → 제2·1관문→ 문경현감 신길원충렬비(聞慶縣監申吉原忠烈碑)→ 주차장(원점회귀)→ 청운주막(점심식사)→ 귀경·귀향
♣ [프롤로그] — 만추의 서정, 가을비 내리고 아름다운 산하
☆…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만추(晩秋), 추수를 끝낸 빈 들판의 풍경이 허허롭지 않은 것은 풍성한 결실의 여운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계절 속으로 들어가는 길목엔 막바지 물이 곱게 든 나뭇잎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 주고 있다. 깊은 가을의 정취가 우리의 마음을 그윽하게 한다. 한결 차가워진 바람결에 낙엽이 날리기 시작하면서 곳곳에 낙엽이 수북하게 쌓이고 있다. 바람은 세월의 한 자락이다. 계절마다 이마에 와 닿는 바람의 감촉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슴에 스며드는 찬바람에, 우리는 스스로 따뜻한 마음을 풀어 옷깃을 여민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 지는 잎을 보며 가을의 서정에 젖기도 한다.
☆… 비가 내렸다. 주말의 이틀 동안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렸다. 참으로 목마르게 기다리던 반가운 단비였다. 가을비는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내린 비의 양이 지역적으로 편차가 심하기도 하지만, 전국적으로 완전히 해갈이 되기에는 태부족이다. 그래도 그 동안 메마르고 팍팍한 가슴을 적실 수 있으니 그나마 여간 다행한 게 아니다. 하늘과 대지의 조화(調和)가 모든 만물을 생육하는 근본이니 그 천지를 소통하는 것이 바로 물이 아닌가. 바다에 출렁이는 물이 투명한 정령(精靈)이 되어 대기를 타고 끊임없이 하늘에 오르고, 그것이 구름이 되어 바람을 타고 몰려다니다가 한껏 부풀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 세찬 빗줄기가가 되어 지상에 내린다. 지상에 내린 빗물은 골골이 깊은 산(山)이 머금고, 그것이 서서히 그리고 유장하게 온 대지(大地)를 적시며 흐른다. 흐르고 흘러서 너와 나의 가슴을 적시고, 수많은 목숨들을 살리며 바다를 향하여 긴 여정을 이어간다. 그래서 노자(老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하여 물을 ‘참다운 삶’의 표상으로 삼았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물과 대기의 순환은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이렇게 천지자연은 막힘이 없다. 때로 그것이 막히게 되면 그것이 바로 천재지변이다. 그래서 잠시라도 막힘이 있으면 그것은 모든 생명들에게 치명적인 아픔이 되고, 극심하면 가뭄이나 홍수와 같이 지상의 인간을 비롯하여 천하 만물에게는 엄청난 재앙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가차 없이 만물을 죽음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노자가 다시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고 했다.
한반도의 한강수계의 모든 물이 합류한 팔당호의 가을 풍경 … 수도권 2천 5백만 명 생명의 젖줄, 상수원이다
♣ [문산회 특별산행] — 문경 고요리 이정근 사장의 별저(別邸)
☆… 이번 11월 산행은 특별한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전날 문경에 내려가 1박을 한 후, 문경새재의 부봉에서 산행을 할 계획이다. 본회 부회장인 이정근 사장(제25회)이 작년에 지은 문경의 별저(別邸)에서 하룻밤을 기숙하면서 친교와 우의를 다지고, 이튿날 부봉 산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정근 부회장은 우리나라 벤처 기업을 선도하는 솔트웨어(주)의 대표인데, 첨단기술과 창조 경영을 기반으로 명실공히 전도양양한 기업을 일구어낸 기업가이다. 연전 우리 동문인 고윤환 문경시장(24회)의 권유로, 문경읍 고요리에 조성한 택지를 분양받아 새로 집을 지은 것이다. 금반 우리 문산회에서 11월 산행으로 <문경새재 부봉>을 계획함에 따라 우리 문산회 대원들에게 하룻밤 유숙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동기인 정용호 부회장과 절친이어서 그 우의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아무튼 그 따뜻한 마음이 여간 고맙지 않다.
♣ [문경으로 가는 길] — 가을비가 내리는 고속도로
☆… 11월 13일 금요일 오후 대원들이 문경으로 내려갔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으나 고속도로는 원활하게 소통되었다. 문산회 호산아 회장(15회)을 비롯하여 정용호 부회장(25회), 채홍철 총무(29회), 이정식(29회), 김명식(32회), 이동우(32) 대원이 문경 고요리 별저(別邸)에서 회동했다. 북송 이정식 대원과 봉현장 주인 정용호 부회장의 승용차에 분승하여 시차를 두고 내려간 것이다. 먼저 북송의 승용차에 호산아 회장과 김명식 대원이 탑승하여 문경에 내려가고 좀 늦은 시간에 봉현장 주인의 승용차에 채홍철, 이동우 대원이 합승하여 내려갔다. 날씨는 흐리고 하루 종일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 [고요리 별장 주인 이정근 사장] — 산뜻한 새 집, 따뜻한 환대
☆… 오후 4시, 문경읍에서 조금 떨어진, 당포 성주봉 근처의 고요리 집 앞에 당도하니 오늘의 ‘호스트 이정근 사장’이 문밖까지 달려 나와 반갑게 맞아주었다. 첫눈에 들어온 새 집은 산뜻하고 규모 있는, 단아한 2층집이었다. 한눈에 보아 정결하고 멋지게 지은 집이었다. 사방이 확 열린 너른 마당에 잘 자란 잔디가 가을비에 촉촉이 젖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집안이 아주 따뜻하다. 거실의 난로 안에 참나무로 불을 지펴 놓았다. 따뜻하다! 비오는 날 음산한 날씨에 찾아온 우리를 맞이하는 정성이었다. 집안의 구조도 짜임새 있고 실내의 분위기가 환하고 밝아서 좋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아주 정결하고 우아했다.
♣ [집안의 구조와 주변 경관] — 문경의 진산 주흘산, 그리고 성주봉과 백화산과 단산
☆… 창문도 크게 잡아 채광과 통풍을 원활하게 했고, 벽과 창문의 샷시도 열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첨단의 재료를 사용했다. 집안의 1·2층 전체를 구석구석 둘러보며 구경을 했다. 아래층의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하여 좌우로 안방과 옷걸이 방을 배치하고, 목조계단으로 올라간 2층에는 3개에 방이 있는데, 가장자리 방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오디오 시설을 해 놓은 휴식의 공간이다. 창밖의 테라스 나서면 서쪽으로 백두대간 백화산이 거대한 산체로 이어져 가고, 북쪽으로는 문경의 진산 주흘산이 돌올하게 솟아있다. 집안에 음악이 흐른다. 거기에 노래방 시설까지 해 놓았다. 동쪽의 방은 명상으로 심신을 편안히 하고 때로 사업 구상을 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창밖의 동쪽은 성주봉의 절묘한 암봉들이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백두대간 대미산에서 갈라져 나온 문경지맥 단산이 바라보였다. 집의 안산(案山)이다.
♣ [고요리 별장의 저녁] — 저녁 만찬의 모든 것을 준비해 놓은 주인의 정성
☆… 사위가 어두워지고 저녁이 되었다. 불판을 차리고 그 위에 고기를 구웠다. 오늘 <고요장> 주인은 모든 것을 준비해 놓았다. 필자 호산아는 고요리에 지은 이 별저의 이름을 <고요장>이라고 명명한다. 문경읍 고요리에 있는 집이니 보통명사처럼 편안하면서도, 그야말로 고요한 안식을 취하는 별장이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붙인 것이다. 오늘의 호스트 이정근 사장은 문경특산의 약돌돼지 목살고기에, 싱싱한 상추와 깻잎, 풋고추 등 갖가지 채소까지 준비해 놓았다. 거기에다 맥주와 소주 그리고 공평에서 생산되는 막걸리까지 각종 주류를 다 갖추어 놓았다.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드시라는 세심한 배려였다. 거기에다 묵직한 무게가 느껴지는 ‘발렌타인 30년산’ 한 병까지 내놓았다. 숙성 연수에 따라 값이 정해지는 양주로 보면 이는 아주 귀한 술 중의 하나이다. 정작 주인은 술을 잘하지 못하는데 집을 찾아온 선후배 동문들을 생각하여 그렇게 아낌없는 정성을 베푼 것이다. 그 극진한 마음에 그저 조용히 감동할 뿐이었다. 말할 수 없이 고마웠다. 미남 김명식 대원이 나서서 채소를 씻고 상을 차리고 고기를 굽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식사를 위해 미리 지어 놓은 오곡밥도 내오고 잘 익은 김치까지 준비해 놓았다. 며칠 전 부인이 함께 와서 준비해 놓은 부식들이 냉장고에 가득했다.
♣ [이정근 사장이 걸어온 길] — 일찍이 벤처사업의 기반을 닦다
☆… 다함께 잔을 들어 건배를 했다. 싱싱한 상추에 고소하게 잘 익은 고기를 곁들여 잔을 비웠다. 그리고 정담과 환담을 나누는 가운데 가을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밖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 사장의 집 짓는 이야기, 동문들의 이야기, 이 사장이 살아온 과정과 사업에 관한 이야기 등 무진한 화제가 이어져 나갔다. 이정근 사장은 대학에서 전산학과를 전공하였다. 졸업 후, 당시 대우가 좋은 은행을 마다하고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해 (주)대우자동차에 들어갔다. 본사가 있는 부평의 대우자동차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면서 자동차 생산 공정과 관리시스템을 전산화하여 운영하면서 최고의 기술력과 실무적인 업적을 쌓았다. 당시 울산의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동차산업의 쌍벽을 이루고 있었다. 전산을 담당한 팀장으로 많은 전산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에 상당한 내공을 쌓았다.10년간의 대우맨을 그만 두고 나와, 창업한 것이 지금의 회사이다.
♣ [고요장 이야기] — 스스로 연구하고 발품 팔고 그리고 부인의 조언을 귀하게 여겨
☆… 우선 이 사장의 집 지은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건축업자가 아닌 사람이 사실 손수 집을 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 자재를 선택하는 일이나 남을 시켜서 해야 하는 일이 어디 내 입에 꼭 맞는 떡이 있는가.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가며 자재를 고르고, 마침 유능하고 성실한 사람을 만나 일을 시킨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 멋과 실속을 조화시키며 집을 지었다. 그 과정이 아주 흥미로왔다. 이 사장과 부인이 직접 설계도 초안을 잡고, 젊고 책임감 있는 건축업자를 선정하여, 시공하는 과정 등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특히 좋은 자재를 구하기 위하여 직접 매장을 찾아가 확인하고 구입하는 등 번거롭고 수고로운 행보를 아끼지 않았다. 저 마당에 심은 잔디는 전라남도 장성에서 나오는 가장 좋은 잔디인데, 좋은 값에 구입하여 트럭으로 싣고 와서 심었는데 그 생태가 아주 좋다. 마당 주변을 고르고 나무를 심는 일은 거의 손수 한 것이란다. 포크레인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는 이 사장이 마성 본가의 포크레인이 싣고 와서 손수 운전하여 작업을 했다고 했다.
특히 이 집을 짓는 과정에서 부인의 의견은 금과옥조로 여겼다. 아내의 뜻을 존중하여 여러 차례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주방의 위치를 조정하고 복도를 넓히고 거실의 천정 공간을 높이고 조명 기구를 더욱 밝은 LED로 교체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더 밝은 것을 요구하는 부인의 뜻을 받들어, 크고 엄청난 무게를 지닌 거실 샹들리에까지 교체했다. 승용차에 실을 수 없어서 용달차를 불러서 운반을 했다는 일화도 들려주었다. 그런데 집안은 별다른 가구가 없이 정갈하고 산뜻했다. 이야기인즉, 이런저런 군더더기나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부인의 뜻이 작용한 것이란다. 평소 이 사장의 성품이 아주 원만하고 온유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부인을 생각하는 그 유연함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하여, 이처럼 산뜻하고 우아한 ‘고요리 별저(別邸)’가 완성된 것이다. 이 <고요장>은 이정근 사장 생애의 역사적인 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깊어가는 가을 밤, 뒤늦게 도착한 정용호, 채홍철, 이동우 대원들과 어울려 다시 잔을 건네며 환담을 했다. 각자 취향에 따라 소주잔을 비우고 시원한 막걸리잔이 오고갔지만 대부분 술을 마시는 편이라 시간이 지나도 대원들의 눈빛은 달라지지 않고 여전히 맑았다. 이 사장이 거실 난로에서 구운 고구마를 꺼내왔다. 따끈한 군고구마는 아주 달고 고소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가을밤이 깊어가고 주흥이 그윽하게 올라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이 사장이 2층의 노래방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흥겨운 기분에 노래를 부르며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 [이정근과 (주)솔트웨어] — 웹통합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고, 내일의 도약을 꿈꾸는
☆… 이정근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벤처기업을 선도하는 솔트웨어(주)의 대표이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발전협의체인 ‘SW전문기업협회 회장’으로 추대되어 활약하고 있다. 최근 우리 대한민국은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새로운 분야, 고도화된 벤처 산업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프트웨어(SW) 산업은 무한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이다. 이정근 사장은 몇 십, 몇 백 년 뒤에도 우리나라가 탄탄한 경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분야를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른바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의 국정 철학과도 그 궤(軌)를 같이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정근 대표의 솔트웨어(주)는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이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경영인(CEO)으로서의 전문성과 열정적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이정근 사장의 솔트웨어(주)는 지난 2004년에 창립되었다. e비즈니스 관련 ‘웹 통합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위즈 정보기술의 창업자이기도 한 이정근 사장은 ‘기업용 미들웨어 소프트웨어 제품의 국내 대표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의 이 같은 비전은 지난 10여 년간 외국산 제품을 취급하면서 국산제품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 [청정한 고요장의 아침] — 맑은 공기가 폐부에 스며들어
☆… 고요리 별장에서 아침을 맞았다. 이른 아침, 현관문을 나서서 잔디 마당에 내려섰다. 아직도 성긴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간밤에 마신 술의 여운이 남아있으나 맑은 아침공기를 들이 마시니 정신이 맑아지는 듯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끝낸 대원들이 2대의 차에 분승하여 오늘의 산행지 ‘새재’로 향했다. 새재 주차장에 당도하니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소강상태가 되었다.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씨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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