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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許敬宗이 曰 春雨如膏나 行人은 惡其泥濘하고 秋月揚揮나 盜者는 憎其
(허경종 왈 춘우여고 행인 오기이녕 추월양휘 도자 증기
照鑑이니라
조감)
허경종이 말하기를 “봄비는 기름과 같으나 길가는 사람은 그 진창을 싫어하고, 가을 달이 빛을 휘날리나 도둑은 그 밝게 비추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였다.
⋇ 許敬宗(허경종) : 중국 당나라 때의 정치가. 자(字)는 연족(延族).
⋇ 膏(기름, 살찔 고) : 기름. 극히 중요함을 표현하는 뜻으로 사용.
⋇ 泥濘(진흙 이. 진창 녕) : 진창.
⋇ 惡(미워할 오). 憎(미워할 증) : 미워하다. 싫어하다.
⋇ 照鑑(조감) : 비추어 봄. 환히 봄.
(해설)
세상의 모든 일은 상대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길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다.”라고 극단의 말로 대변하듯 누군가는 손해를 보면 누군가는 이익을 보게 됩니다. 차면 넘치고, 비우면 채우게 되며, 달도 차면 기울고, 가뭄 끝에 내리는 비는 단비가 되듯이 최선과 최악은 극과 극으로 경계를 허물며 오간다고 말합니다. 고진감래요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 하고, 최악의 밑바닥으로 떨어지면 오르는 길만 남아 있듯이 어떻게 현 상황을 바라보고 현명하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게 된다. 즉 나에게 도움 내지는 절호에 찬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생각하면 헤쳐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고 왜 이런 일이 나에게 하면서 낙담하고 좌절하면 더 깊은 나락으로 추락하게 될 것입니다. 준비하는 자가 미래의 주역이 되듯이 늘 최악의 상태와 실패를 예측하며 대비하는 사람만이 그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으며 받게 되는 충격도 완화시키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어렵지 않게 빠른 시간 내에 구축이 가능할 것입니다.
긍정적인 사고와 부정적인 사고의 차이는 그 시작부터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부정적인 사고는 모든 것에 대한 편견과 오해 그리고 불신으로 인하여 매사에 자신감의 결여와 동료 간의 알력과 갈등을 조장하고 나아가서는 정상적인 절차 및 운영까지도 사사건건 트집과 발목을 잡음으로써 신속하고 임기응변에 대처하는 힘을 소비시켜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반면에 긍정적인 사고는 매사에 활력과 자신감을 충만 시켜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괴력을 제공함으로써 동료 간의 협동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냄으로 더욱 신속하고 활발한 활동을 조장하기에 더 높은 성과를 보장하게 됩니다. 되는 기업은 현장에 활기가 넘치고 정리정돈과 온기가 넘치는 반면에 안 되는 기업은 현장에 활기가 없고 어수선 하며 온기가 없이 삭막한 살풍경을 들어낸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실패 박물관이 있어 각 기업 등에서 실패한 사례를(기계. 기구 및 문서 등) 기증 받아 운영하는데 각 기업에서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 사전에 직원을 보내 실패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여 그 폭을 줄이고 또한 실패사례에 대한 연구를 통한 자료를 제공함으로 성세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봄비는 만물이 소생하는데 필요한 물을 제공하는 귀중한 역할을 하지요. 그러나 나들이를 하거나 먼 길을 가는 길손에게는 짜증을 내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더하여 그로 인한 감기나 몸살 등을 앓게 하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계절이 바뀌는 순환기에는 체력의 약화와 환경에 적응이 늦은 노약자들에게 건강에 치명타를 주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길고 긴 겨울을 벗어 던지고 약동하는 봄을 마음껏 누리려는 욕심에 무리를 하거나 긴장이 풀려 방심하는 순간 불상사는 일어나게 됩니다. 해동이 되면서 축대 등이 무너지거나 도로 등이 함몰하거나 얇아진 얼음 위를 무심코 걸어가다 물에 빠지는 사고 그리고 산에 오르는 길목에 도사린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얇게 차려 입은 옷차림에 가슴을 파고드는 봄바람과 꽃샘추위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합니다.
흔히 말하길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고 말하지요.” 얻는 것이 더 이익이 되고 잃는 것이 작은 것이라면 좋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상사입니다. 見利思義(견리사의)라 했습니다. 또한 나만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남의 손해와 입장도 고려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자원입니다.
膏(기름 고)는 살(月) 위에 쌓인(高) 기름기.
輝(빛날 휘)는 빛(光)으로 주위를 두르다(軍). 軍은 車와 勹(쌀 포)가 합한 자로 여러 필의 말이 끄는 전차(車)로 둘러싸고(句) 진을 친 군대.
馬虎主義(마호주의)
秦始皇(진시황)이 죽고 태자인 胡亥(호해)가 2세 황제로 앉았을 때의 일이다. 당시 조정의 실권은 權臣(권신)인 趙高(조고)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어 쿠데타를 음모하고 있었다. 어느 하루, 조고가 사슴 한 마리를 황제에게 바치면서 “폐하, 말 한 마리를 가져 왔습니다.”했다. 황제가 좌우의 신하를 둘러보며 “이게 말인가, 사슴인가.”고 물었다. 조고의 속셈을 헤아리고 말이라고 대답한 신하도 있고 사실대로 사슴이라고 대답하는 신하도 있었다. 후에 조고가 정권을 잡았을 때 말이라고 대답한 신하를 중용하고 사슴이라고 대답한 신하들을 처형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상황에 따라 말이 사슴이 될 수도 있고 사슴이 말이 될 수도 있으며 處變(처변)하여 원칙도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지, 원칙을 고수하다 보면 불리해 진다는 뜻으로 馬鹿故事(마록고사)를 자주 인용하고 있다. 마록이란 말 이외에 같은 뜻으로 馬虎(마호)란 말도 흔히 쓴다. 말이건 호랑이건 까다롭게 굴거나 따지지 말고 그렁저렁 적당히 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뜻이다.
이웃하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일상의 일이라면 馬虎處世(마호처세)가 흑백을 따지고 사는 것보다 덜 피로하고 덜 고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그 민족의 의식구조에 뿌리박고 있음을 감안할 때 정치 경제를 비롯한 각 분야의 교섭에서 감안해야 할 마호주의가 아닐 수 없다.
이를테면 우리보다 일찍 중국과 수교하여 전철을 밟았던 일본과의 갈등이나 시행착오를 감안해야 할 줄 안다. 중일 간의 획기적 대 프로젝트로 중국정부와 일본 대기업들의 합작으로 寶山製鐵所(보산제철소)를 만들고 있던 중에 갑자기 외환사정의 악화라는 이유만으로 공사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1981년 쇼크”도 그것이다.
일천 수백억 엔의 설비투자를 했는데 하루아침에 중단 통보를 받는다는 건 상식 밖에 일이지만 중국 측에서는 계약을 지키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객관적 여건이 변하여 계약이행이 안 되는 데야 별수 없지 않느냐 馬馬虎虎(마마호호) 서로 타협하여 좋은 길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당초의 자잘한 계약에 구애받지 않고 큰 원칙만 지키는 것이 大道(대도)요 大人(대인) 大器(대기)라는 사고방식이 배경에 깔려 있는 것이다.
天子(천자)도 자신이 정한 법을 범한다는 가르침이 있는데, 정세가 그만큼 쉽게 달라지니 영속된 원칙이 없다는 것이요, 거기에 배를 들이 삼키는 큰 고기는 支流(지류)에서 살지 못한다는 대인기질이 야합하여 번잡한 실무계약에 초연하려 들기에 마호의 벽에 부딪치기 일쑤다. 현대의 국교란 의식구조의 갈등 제거라는 문화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것이다.(이규태 코너 1992년)
東屯八咏(동둔팔영) - 車雲輅(차운로) -
楊花雪欲漫(양화설욕만) 버들 꽃 눈 이런 듯 부시게 흴 적에
桃花紅欲燒(도화홍욕소) 도화는 방울방울 타는 듯 붉었구나
繡作暮江圖(수작모강도) 지는 해 서산마루 반 넘어 걸려있고
天西餘落照(천서여낙조) 저무는 강 물결위에 곱게 곱게 수를 놓네.
※ 咏(읊을 영. 詠의 속자), 輅(수레 로), 漫(흩어질 만), 繡(수놓을 수).
12-7. 景行錄에 云하되 大丈夫는 見善明故로 重名節於泰山하고 用心剛故로 輕
(경행록 운 대장부 견선명고 중명절어태산 용심강고 경
死生於鴻毛니라
사생어홍모)
경행록에 이르길 “대장부는 착한 것을 보는 것이 밝으므로 명분과 절의(절의)를 태산보다 중하게 여기고, 마음 쓰기가 굳세기 때문에 죽고 사는 것을 홍모보다 가볍게 여긴다.”고 하였다.
⋇ 鴻毛(홍모) : 기러기 털. 극히 가벼운 것을 비유함.
(해설)
조선을 건국한 이태조와 무학대사의 대화가 떠 올려 진다. 그 가운데 무학대사가 한 말로 “부처의 눈에는 모두가 부처로 보입니다.”라는, 비슷한 말로 “직업은 속이지 못한다.”란 말도 있습니다. 오랜 생활 속에 자신도 모르게 몸에 익숙해지고 습관화 되어 버린 사고와 행동이 위급하거나 비슷한 환경에 노출되면 자신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정환경과 부모들의 훈육 그리고 사귀게 되는 친구와 자라면서 배운 교육으로부터 확립되는 인생관이나 가치관 등이 평생을 살아가는데 영향을 줍니다. 또한 성년이 되어 시작하는 사회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일들이 새로운 가치관이나 인생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특히나 어린 시절 전쟁이라든가, 재앙이라든가, 커다란 사고를 당한 경우에도 그 기억은 평생을 두고 따라 다니는 악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착한 사람은 착한 마음과 착한 일을 행하며, 착한 것들에게 눈을 맞추어 악한 것을 멀리합니다. 악하거나 잘못되었거나 올바르지 못한 즉 불의에 대한 생각도 행동도 타인의 행위까지도 고려하여 자신의 거울에 비추어 보며 늘 삼가고 조심하며 적극적으로 고쳐나가는 행태를 가집니다. “丈夫一言 重千金(장부일언 중천금)”이라 말 한마디도 소홀하거나 헛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한 번 입에서 나온 약속은 꼭 지키는 신의를 중시합니다.
올바른 일에 목숨을 초개처럼 던지며 비굴하거나 욕됨이 없도록 소신을 굽히지 아니하며 바른 길이라면 죽음도 가볍게 여기는 강직함을 유지한다. 그러나 정의와 명예 그리고 청정과 염치에는 작은 것일지라도 소중하게 여기며 티끌 같이 하찮아 보이는 것이라도 선을 넘어가거나 밟지 않는 신중함을 보인다. 가장 중한 보물처럼 온 신경을 집중하며 만에 하나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勞心焦思(노심초사)한다. 늘 주변을 정갈하게 하며 행동거지 또한 바르고 엄격하게 통제하며 말 한마디에도 몇 번씩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가리며 남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상처를 주지 않으려 살얼음판을 밟듯이 조심조심하며 혹여 무심코 지나치지는 않았는가? 늘 되돌아보며 반성의 끈을 놓지 아니한다.
불의는 과감히 바르게 되도록 대응하며 올바른 길이라면 한 목숨 초개처럼 여기며 온 몸을 던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진정한 용기는 꼭 필요한 때에 앞장서며 이끄는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에 많은 사람들이 따르며 호응한다. 사소하고 개인적 욕심에 좌우되어 앞장서며 말과 행동이 다르면 순간적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킬 수는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모두 등을 돌리며 돌팔매질 당하게 된다. 공명정대하며 한 곳으로 치우침이 없이 늘 꼿꼿하게 외길을 걸어야 한다. 자신을 희생하고 남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도와주는 철저한 봉사정신과 애정이야 말로 진정한 대장부가 걸어가야 하는 참된 길인 것이다.
자원입니다.
鴻(큰 기러기 홍)은 큰물(江)에 노는 새(鳥)로 큰 기러기. 작은 기러기는 안(雁).
妄言略史(망언약사)
고종 5년, 명치 1년(1868년) 12월 12일자 청나라 광동에서 발행하는 “중외신문”에 충격적인 기사가 났다. 당시 일본의 유신지도자인 八戶順叔(팔호순숙)이라는 자가 그 무렵 일본의 나라사정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망언을 한 것이 보도된 것이다.
“신라왕자 天日槍(천일창)이 일본에 來朝(내조)한 이래 삼한이 일본에 종속했었고, 풍신수길의 조선원정 후 부터는 조선의 왕이 5년마다 한번 씩 일본 에도(江戶 : 강호)에 와서 대군을 배알, 조공을 바쳐왔는데 근간에 이를 폐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조선을 토벌해야 한다는 의논이 분분하다.” ※ 槍(무기 창).
청나라 총리아문에서는 이 신문에 난 망언을 조선의 조정에다 통보하고 대책을 강구토록 했으며, 조정에서는 어전회의를 열고 당시 외교담당부서인 예조의 이윤응 참판으로 하여금 일본국에다 공식으로 이 망언에 항의 힐난토록 했다. 그 무렵 격이 낮았던 일본과의 외교문서는 지금으로 치면 국장급인 예조참의 명의로 했는데, 차관급인 참판으로 격상시킨 것은 이 망언을 그만큼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일본정부는 그와 같은 역사적 사실이 없었다는 것을 시인하고, 이 망언에 대해 특별사절을 파견하여 사죄하겠다고 통고해 왔던 것이다.
일본정계의 지도자급들의 한국에 대한 망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한 망언에 대한 사죄특사를 보내겠다는 일본의 양두구육적인 정략도 이번이 처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3.1독립운동 직후 당시 일본수상 原敬(원경)은 “조선은 일본의 속방이 아니요, 또 식민지가 아니라 일본의 연장이다.”하여 3.1운동에 기름을 부었던 망언 또한 잊을 수 없다. 곧 일본의 조선침략은 침략의식이 결여된 침략, 식민지의식이 결여된 식민지지배였다. 그것이 전통적인 풍속, 습관, 언어, 종교, 성명 말살로 구체화되었으며 이 세상의 식민지정책 가운데 가장 악랄한 것이었다.
이 악랄한 식민지정책이 일본사람들에게 한국에 관한 다음과 같은 고정관념을 형성시켰던 것이다. 곧 조선 사람을 독자적 가치 있는 민족으로 보는 의식이 결여되고, 식민지지배에 대한 죄악감, 책임감이 결여되어 오히려 은혜를 주었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한국에 대한 멸시감을 갖게 된 것이다. 그것이 “36년간 일본통치는 한국인에게 베푼 은혜”라고 말한 53년 구보다(한일회담 일본 측 대표)망언, “한국, 대만과 더불어 일본합중국을 만들면 좋겠다.”는 58년의 오노반보쿠(자민당 부총재)망언, “일본인은 아프리카 토인이나 조선인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61년의 아라키(문부상)망언, “이등박문처럼 일본은 한국에 파고들어야 한다.”는 62년 이케다(수상)망언, “일본의 조선지배는 조선을 보다 좋게 하려는 것이다. 20년만 더 조선을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는 65년의 다카스기(한일회담 대표)망언….
이어 잇따른 후지오 망언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의 망언사가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것이 일본지도층을 비롯한 다중의 한국을 둔 잠재의식이며 그것이 불쑥불쑥 분출해 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분출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정신대문제, 원폭피해자 대우관계, 문화재 반출, 독도문제 등 아직도 역사왜곡 교과서 개정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되는 한일관계다.(이규태 코너 1986년)
江東卽事(강동즉사) - 洪慶臣(홍경신) -
日落江天碧(일락강천벽) 해가 지니 강물은 하늘과 함께 푸르러 있고
烟昏山火紅(연혼산화홍) 연기 어린 어둠 속 불빛만 비쳐오네
漁舟殊未返(어주수미반) 고기잡이 떠난 배 상기 미처 못 들어오고
浦口夜多風(포구야다풍) 포구에 밤은 깊고 바람 일어 파도치네.
※ 殊(다를 수), 返(돌아올 반).
12-8. 悶人之凶하고 樂人之善하며 濟人之急하고 救人之危니라
(민심지흉 악인지선 제인지급 구인지위)
남의 흉한 것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착한 것을 즐겁게 여기며, 남의 급한 것을 건져주고, 남의 위태함을 구하여 주어야 한다.
⋇ 悶(번민할, 민망할, 어둡다 민) : 민망하게 여김.
⋇ 濟(건널, 구제하다 제) : 건져주다. 도와주다.
⋇ 救(구원할, 건질 구) : 구원하다. 구제하다.
(해설)
향약 등을 보면 救恤(구휼)에 대한 선조들의 적극성과 지혜가 남달랐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남의 불행이 자신의 행복이다.”라는 말이 유행을 하면서 反目的(반목적)이고 대립적인 시각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불우한 이웃돕기나 재난을 당한 이재민들을 돕는 성금모금에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十匙一飯(십시일반)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 우리 사회는 따뜻한 정이 넘치고 있음을 실감하곤 한다. 일본지진 피해 돕기 성금모금도 활발하다가 독도에 대한 교과서 편찬문제와 역사왜곡의 기술이 불거지며 냉각되는 현상을 보인다.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망언과 역사적 사건에 대한 피해 민족에게 반성할 줄 모르는 우익들의 목소리가 높아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웃나라로서 굴곡 된 시각의 편차를 좁히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함께 평생을 같이 살아가는 이웃과의 친밀도는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라는 말로 그 중요성을 멀리 살고 있어 왕래가 뜸한 혈족보다 우선시하는 사회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그러하니 그 이웃이 불행을 당하거나 어려운 일이 닥치거나 곤란지경에 빠졌을 때 나 몰라라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일처럼 손발 걷어 붙이고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되는 것이다. 한 이웃만이 그러는 것이 아닌 온 동네의 모든 이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서 걱정하며 작은 손길을 보태는 것이다. 좋은 일에는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이는 같이 슬퍼해주며 어려움에 빠지면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위난이 닥치면 함께 헤쳐 나아가는 등 모든 일상에서 동반자와 같은 친밀감과 한 가족과 같은 소속감도 한 몫을 한다.
옛 부자들은 대문 앞에 커다란 항아리를 놓아두고 그 속에 쌀이나 보리 등을 채워 끼니가 없는 이웃들이 자발적으로 한 끼를 해결할 만큼 가져가도록 했다고 한다. 그리고 노인 공양을 위한 경로잔치라든가 가난한 이웃을 위한 위로를 위한 식사대접도 물론이거니와 나그네 등이 언제라도 오면 대접할 수 있게 한 사람 몫의 밥을 더해 가마솥에 보관하는 관행도 있었다 한다. 이처럼 늘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사회였다. 또한 어떠한 일을 당할 때를 대비한 상조모임과 계모임을 통해 유사시에 불행을 당한 이웃을 도울 수 있게 미리 준비하는가 하면 품앗이를 통한 상호 일손을 더는 풍습도 성행하였다. 마을에 재난이나 한 사람의 힘으로 복구하기 어려운 일을 당하면 전 동리사람들이 손발을 걷어 부치고 피해복구에 앞장서서 빠른 시간 내에 정상적인 생활로 안정이 되도록 물품이면 물품 일손이면 일손 등을 나누는데 솔선하였음을 볼 수 있다. “콩 한쪽도 나눠 먹고, 떡 한조각도 이웃과 나누는 인심”이 바로 그것이다.
자원입니다.
悶(민망할 민)은 문(門)으로 들어갈까 말까 마음(心)으로 번민하다.
凶(흉할 흉)은 구덩이(凵 : 입 벌릴 감)를 파고 그물(网)를 친 다음 풀을 덮어 위장한 함정.
邯鄲之夢(한단지몽)
- 한단에서 꾼 꿈이란 뜻. 인생의 부귀영화는 일장춘몽과 같이 허무함을 이르는 말. 비슷한 것으로 南柯一夢(남가일몽), 一炊之夢(일취지몽), 黃粱之夢(황량지몽) 등이 있다. -
당나라 현종 때 呂翁(여옹)이라는 도사가 있었는데, 하루는 한단이라는 곳에 있는 주막에서 쉬고 있었다. 그때 허름한 차림의 盧生(노생)이라는 젊은이가 들어와 한참 신세타령을 하더니 여옹의 베개를 베고 잠이 들었다. 그 베개는 도자기로 된 베개로 양쪽에 구멍이 있었는데, 그 구멍이 차차 커지는 것이 아닌가! 노생이 이상히 여겨 그 속으로 들어가 보니 훌륭한 집이 있었다. 노생은 거기서 최씨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고, 진사시험에도 급제하여 京兆尹(경조윤)을 거쳐 어사대부, 이부시랑에 까지 올랐다. 그는 한때, 모함으로 좌천되기도 했으나 다시 재상으로 등용되어 천자를 보필하였다. 그러다가 모반 사건에 연루되었다 하여 포박되었다. 그때 그는 고향에서 농사나 지을 걸 하는 후회 때문에 자결하려다 아내가 말리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몇 년 뒤, 노생은 무죄로 판명되어 다시 中書令(중서령)이 되고, 燕國公(연국공)에 봉해져 천자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 후 다섯 아들과 십여 명의 손자를 두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가 노환으로 죽고 말았다. 노생이 얼핏 깨어 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다. 주모가 끓이던 粟(조)가 아직도 익지도 않은 짧은 시간이었다. 노생이 수상이 여겨 “어찌 꿈일 수 있는가?” 하자 여옹은 웃으며 “인생지사 또한 이와 같은 것이라네.”라고 말했다고 함. (邯鄲邸舍之夢 喩人生榮枯成哀 猶一場夢矣 : 한단저사지몽 유인생영고성애 유일장몽의)〔출전 沈旣濟(심기제)의 枕中記(침중기)〕
※ 邯(고을 이름 한), 鄲(조나라 서울 단), 炊(불 땔 취), 邸(집 저).
미국의 작은 투자자 모임 “투자포럼”의 기업윤리 10개 원칙 : “바르디즈” 운동
1. 하천, 바다의 오염과 지구온난화, 오존층 감소, 산성비의 원인 방출을 억제한다.
2. 재생 가능한 천연자원을 재활용한다.
3. 폐기물을 감량하고 재활용한다.
4. 태양, 풍력 등 무공해 에너지를 가급적 활용한다.
5. 환경에 영향을 극소화 시킨 상품을 생산한다.
6. 작업환경에서 인체에 주는 위험을 극소화한다.
7. 파괴환경의 원상복구와 피해자 배상을 적극적으로 한다.
8. 환경파괴나 인체에 위험을 가져왔거나 가져올 우려가 있을 때는 숨기지 말고 정보를 공개하여 대책을 세운다.
9. 환경문제의 담당 이사와 전문가를 둔다.
10. 각 기업은 환경보호를 두고 자기평가와 독자적인 환경감사백서를 매년 공표한다.
(이규태 코너 1990년)
12-9. 經目之事도 恐未皆眞이어늘 背後之言은 豈足深信이니라
(경목지사 공미개진 배후지언 기족심신)
직접 보고 경험한 일도 모두 참되지 않을까 두렵거늘 등 뒤에서 하는 말을 어찌 족히 깊게 믿으리오.
⋇ 經目(경목) : 눈을 거쳐 감. 눈으로 직접 봄을 의미함.
⋇ 恐未(공미) : ~이 아닐까 두렵다.
⋇ 豈(어찌, 그 기) : 반어(反語)의 조사. 발어(發語)의 조사. “어찌 ~하리오?”의 뜻.
(해설)
세상사가 하도 요상하여지면 별별 유언비어와 해괴한 사건 사고가 벌어지고 그에 부화뇌동한 사람들로 인하여 점점 상상하기조차 힘든 상황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졌다 사라지는 믿기 어려운 일들이 연출되곤 한다. 특히나 세상이 어수선하고 커다란 천재지변으로 재앙이나 재난이 발생하거나 전염병이 창궐하거나 전쟁이 발생한 때에 기승을 부리는 경향을 보인다.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달콤하고 유혹적인 언사로 올바른 생각을 마비시키며 종말론을 비롯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각색하여 유일한 구원자로 자처하거나 그 믿음을 바탕으로 금전적이건 육체적이건 회사를 바탕으로 하는 사기극을 벌리며 많은 순진무구한 사람들을 울린다. 자고로 “세 사람이 작당하여 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것은 쉽다.”말을 하는데 그만큼 사람의 입담은 핵폭탄 같은 위력을 지니고 있다. 말의 특성의 하나가 한 사람을 건너 뛸 때마다 새로운 말이 하나씩 첨가되기에 본의보다 뻥튀기 되어 마지막에는 최악의 상태로 변질되어 버리는 무서움을 자랑한다.
사람들은 평범하거나 일상적인 것에는 흥미를 갖지 않는 자세를 견지한다. 그래서 좀 더 흥미롭고 자극적이며 충격적인 상황처럼 보여 지도록 보태거나 상상 속에서나 일어남직한 사건사고로 위장시키거나 변질시키는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까지 사람의 이목을 붙잡으려 노력한다.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말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뜻과 근본을 파악해 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아니한다. 즉 계획적으로 의도된 상황의 연출 - 연극이나 영화처럼 각본에 의한 -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목적으로 하는 계획된 상황의 연출을 미리 알아본다는 것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그 실체를 깨달게 된다. 흔히 말하는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숨겨야 하는 비밀도 결국은 작은 실수에 의해 결국은 들통이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람이기에 겪어야 하는 실수도 무시할 수 없다. 착시라든가 비정상적 몸 상태일 때 혹은 잠시의 환상에 빠지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보지 못하는 곳에서는 천자도 욕한다. 걸리면 구족이 참사를 당한다는 봉건사회에서도 그러한데 명색이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현대의 사회에서야 오죽 하겠는가? 자신의 의견이나 사견을 발달한 매체수단을 활용하여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각종 매체는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신속성으로 여러 사람과 동시에 공유하는 파괴력을 자랑하는가 하면 오보나 잘못된 사실의 유포로 상처받는 사람들도 양산되는 어두운 면도 갖고 있다. 치명적인 약점과 빠른 전파력이란 양면성이 존재하는데 그래도 밝고 실용적인 측면으로 그 가치와 필요성은 계속 증대하며 역기능은 점차 개선되어 최소한도로 좁혀지리라.
자원입니다.
恐(두려울 공)은 심장(心)이 달구를 찧는(巩 : 굳을 공) 것처럼 쿵쿵거리는 상태. 巩는 달구(工)를 잡고(凡) 흙을 쿵쿵 찧어 바닥을 다지는 것.
肝膽相照(간담상조)
- 간과 쓸개를 서로 비춘다는 뜻으로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가까이 사귐을 이르는 말.
당나라 때 柳宗元(유종원)이 柳州刺史(유주자사)로 임명되었는데, 마침 中山(중산) 사람 柳夢得(유몽득)도 播州刺史(파주자사)로 임명되리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말을 들은 유종원이 “파주는 심히 멀고 험악한 땅으로 유몽득 같은 사람이 살 만한 곳이 못된다. 양친이 생존해 계신데 어떻게 이 일을 말씀드려야 할지 몰라 난처해하고 있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다. 그러니 내가 한번 나아가 그 대신 파주로 갈 것을 지원해야겠다.” 하고 말하자, 이 말을 전해들은 韓愈(한유)는 “사람은 곤궁에 처했을 때 비로소 참다운 節義(절의)가 나타나는 법이다. 無事安逸(무사안일)한 때는 술이나 마시며 지낸다. 흰소리 치기도 하고 억지웃음도 웃는다. 서로 양보하며 손을 마주잡고 간담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일단 털끝만한 이해관계라도 생기면 눈을 부릅뜨고 천지가 아닌 것 같은 얼굴을 한다.”고 말했다고 함.(출전 韓癒)
韓兪(한유)의 柳子厚墓誌銘(유자후묘지명)에(자후는 유종원의 자)
“嗚呼! 士窮乃見節義. 今夫平居里巷相慕悅 酒食游戱相徵逐 詡詡强笑語以相取下 握手出肺肝相示 指天日涕泣 誓生死不相背負 眞若可信 一旦臨小利害僅如毛髮比 反眼若不相識. 落陷穽不一引手救 反擠之 又下石焉者皆是也 此宜禽獸夷狄所不忍爲 而其人自視以爲得計 聞子厚之風 亦可以少愧矣.(오호! 사궁내견절의 금부평거리항상모열 주식유희상징축 후후강소어이상취하 악수출폐간상시 지천일체읍 서생사불상배부 진약가신 일단임소이해근여모발비 반안약불상식. 악함정불일인수구 반제지 우하석언자개시야 차의금수이적소불인위 이기인자시이위득계 문자후지풍 역가이소괴의.)”
- 아아! 사람은 어려운 지경에 처했을 때야 비로소 진정한 절의가 드러나는 법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안일하게 지내면서 서로 흠모하고 좋아하며 술자리나 잔치자리에서 웃고 즐기며 마치 서로 간이나 쓸개라도 내줄 것처럼 맹세를 한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터럭만큼 이해관계에 얽히면 질시하고 헐뜯고 배신하는 것이 상정입니다. 함정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기는커녕 도리어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고 또 돌까지 던지는 사람이 던지는 사람이 이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이는 마땅히 금수나 오랑캐도 못할 짓인데 그 사람들은 스스로 잘한 것인 냥 여기는바 자후의 풍격이라도 듣는다면 조금이나마 부끄러움을 알 수 있을런지.
(출처 네이버 지식in)
※ 詡(자랑할 후), 涕(눈물 체), 穽(함정 정), 僅(겨우 근), 擠(물리 칠, 떠밀 제), 狄(오랑캐 적), 愧(부끄러워 할 괴)
牧丹(목단) - 金時習(김시습) -
君不見沈香亭前(군불견심향정전) 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심향정 앞
妖木攢家貯之(요목찬가저지) 요염한 나무떨기를 양씨(양귀비 친정) 집에서
百寶欄吉祥寺前(백보란길상사전) 그 백가지 보물을 난간에 저장했었네 길상사 앞
錦千堆蘇子比之(금천퇴소자비지) 비단 모란 천 무더기는 소자(東坡 : 동파)가 그것을 瑪瑙盤(마노반) 마노반(七寶 中의 하나)에 비유했네.
國色天香古所嘆(국색천향고소탄) 나라 제일의 색 제일의 향기 예부터 감탄하던 것
桃李無顔方始看(도이무안방시간) 복사, 오얏, 얼굴 없음을 이제 비로소 보겠네.
粧鏡臺前玉眞醉(장경대전옥진취) 화장하는 경대 앞에 옥진(양귀비의 별명)이 취해있고
翠錦幄中西施戲(취금악중서시희) 푸른 비단 방장 안엔 서시가 희롱하네.
十分嬌艶噴淸香(십분교염분청향) 충분히 고우면서 맑은 향기 뿜어내니
可堪喚作花中王(가감환작화중왕) 꽃 중의 왕이라 부르기에 제격 일세
却恐明朝花易老(각공명조화이노) 내일 아침 저 꽃이 쉬이 늙을까 두렵거니
春風擺盡紅羅裳(춘풍파진홍라상) 봄바람이 붉은 비단치마를 몽땅 헤쳐 버리니
※ 攢(모일 찬), 堆(쌓을 퇴), 幄(장막 악), 堪(견딜 감), 喚(부를 환), 擺(헤칠 파).
12-10. 不恨自家汲繩短하고 只恨他家苦井深이로다
(불한자가급승단 지한타가고정심)
자기 집 두레박 짧은 것은 한탄하지 않고, 다만 남의 집 우물 깊어 고생하는 것만 탓(원망)한다.
⋇ 不恨(불한) : 한탄하지 않음.
⋇ 汲繩(물을 길 급. 새끼줄 승) : 물을 길던(뜨던) 두레박줄.
⋇ 苦井深(고정심) : 우물이 깊어 고생함.
(해설)
대체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에 인색하고 오히려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상대의 조그만 잘못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침소봉대하여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 간혹 벌어진다. 진위야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명백하게 들어나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사람을 피곤하고 곤란지경에 빠트린다고 오히려 되돌려 받게 된다. 자기 본위의 생각과 무언가에 집착하는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흔히 범하기 쉽다. 특히나 그런 소문을 듣자마자 온 동네에 광고하고 다니길 좋아하는 입빠른 사람들에 의해 순식간에 번져 버리는데 본인만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짐을 심심하지 않게 목격하게 된다.
앞에서도 예를 든 “탓”에 대한 것들이 이에 속한다. 속성상 무언가에 전가시키며 자신을 방어하고 회피하여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속셈이 그 밑에 깔려있다. 또한 평소에 상당한 반감과 고깝고 싫은 미운 존재에게 전가시킴으로써 그 동안 쌓였던 감정을 해소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직설적인 표현보다 우회적이며 우화적인 은유로 포장하면 그 효과는 더욱 빛을 발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발목을 잡히는 원인제공이 되기도 한다. 필요불가결한 상황에 처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거나 순간적으로 필요에 의해 자신이 희생당할 처지에 놓일 때 임기응변적 기지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돌고 돌아서 결국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모양새를 보인다. 누워서 하늘에 침 뱉는 식이 되고 마는 모습이 된다. 원인제공자인 동시에 피해 당사자가 되고 마는 기막힌 처지가 된다.
자신의 잣대에 맞추는 것이야 이해한다지만 매사를 그렇게 판단하면 자칫 상대의 오해와 편견으로 언성을 높이게 되어 사이가 멀어지는 불상사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실수가 일상에서 자주 벌어진다면 인간관계에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고, 자신 또한 타인과 서먹한 관계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게 된다. 왜 그럴까? 고개를 갸우뚱해 보아도 그 원인을 인정하지 못하면 알기가 요원하다. 아주 절친한 친구의 진심어린 충고를 듣게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여 회피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알지 못하고 살게 될 수도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나 행동은 완벽하고 틈새가 없다고 자찬하는 자부심이 높을수록 그런 실수를 범할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타인의 모든 것들이 약점이나 부실함이 노정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따지기 좋아하거나 논쟁을 즐기는 취향을 지닌 사람들도 빠지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소위 말하는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등 그러한 사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많은 비유가 있다. 남에게 잘못되거나 부족한 부분을 전가시키기 전에 자신의 결점이나 고칠 것이 있는지 한번쯤 살펴보는 지혜를 여유를 가져봄이 어떠할지.
자원입니다.
繩(새끼, 노, 줄 승)은 파리(蠅 = 黽)가 앞발을 비비는 것처럼 실(糸)을 비벼 꼰 노끈.
南風不競(남풍불경)
- 중국 남쪽의 음악(南風 : 남풍)은 음조가 미약하고 활기가 없다는 뜻으로, 대체로 세력이 크게 떨치지 못함을 이르는 말. -
춘추시대 말엽, 제후들은 晉(진)나라를 맹주로 强暴(강포)한 齊(제)나라를 치려고 포위하고 있었다. 이때, 鄭(정)나라의 子孔(자공)은 국권을 휘두를 욕심으로 楚(초)나라의 令尹(영윤) 子庚(자경)에게 사자를 보내 대응해 주기를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런데, 자경은 초의 康王(강왕)의 권유에 못 이겨 군사를 거느리고 정나라로 쳐들어갔다. 정나라는 鄭伯(정백)이 제나라를 정벌하러 가고 없었기 때문에 자공, 子展(자전)과 子西(자서)가 남아서 지키고 있었다. 자전과 자서는 쳐들어오는 자경의 계략을 미리 알고 방비를 튼튼하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경은 이틀간 싸우다 물러가게 되었는데 불운하게도 큰비가 내리고, 또한 한겨울이어서 얼어 죽는 말과 병사가 속출하여 전멸상태였다(於是子蟜 伯有 子張 從鄭伯伐齊 子孔 子展 子西守 二子知子孔之謀 完守入保 子孔不敢會楚師 楚師伐鄭 次於魚陵 右師城上棘 遂涉潁 次于 旃然 蔿子馮 公子格 率銳師侵費滑 胥靡 獻于 雍梁 右回梅山 侵鄭東北 至于蟲牢而反 子庚門于純門 信于城下 而還涉於魚齒之下 甚雨及之 楚師多凍 役徒幾盡 晉人聞有楚師 : 어시자교 백유 자장 종정백벌제 자공 자전 자서수 이자지자공지모 완수입보 자공불감회초사 초사벌정 차어어릉 우사성상자 수섭영 차우전연 위자풍 공자격 솔예사침비활 서비 헌우 옹량 우회매산 침정동북 지우충뢰이반 자경문우순문 신우성하 이환섭어어치지하 심우급지 초사다동 역도기진 진인문유초사). 초나라의 출병소식을 들은 진나라의 樂官(악관) 師曠(사광)은 “별로 큰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간혹 남방의 노래, 북방의 노래를 부르는데, 남방의 음조는 미약하고 조금도 생기가 없다. 초군은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 동숙은 하늘의 도는 서북에 많고 남의 초나라 군대는 때를 얻지 못하였으니 필히 공이 없을 것이다.(不害 吾驟歌北風 又歌南風 南風不競多死聲 楚泌無功. 童叔曰 天道多在西北 南師不時 必無功 : 불해 오취가북풍 우가남풍 남풍불경다사성 초필무공. 동숙왈 천도다재서북 남사불시 필무공)”라고 예언하였다 함.(출전 春秋左氏傳)
※ 蟜(독충 교), 潁(강 이름 영), 旃(깃대 전), 蔿(애기 풀 위), 牢(우뢰 뢰), 靡(쓰러질 미, 갈 마), 驟(달릴 취), 泌(샘물 흐르는 모양 필).
早行(조행) - 任叔英(임숙영) -
客子就行路(객자취행로) 나그네 일찍이 길에 오르니
早承西北風(조승서북풍) 서북 바람 쌀쌀하게도 불어오는구나.
鷄聲月落後(계성월낙후) 달 지자 닭의 울음 멀리 들리고
氷氣曉寒中(빙기효한중) 새벽녘 물소리 살얼음 지네
孤店鳴雙杵(고점명쌍저) 오막살이 맞 방아질 제법 바쁘고
空林語百蟲(공림어백충) 빈 숲 아래 떼 벌레 구슬피 우네
自憐千里外(자련천리외) 천리 밖 떠도는 외로운 이 몸
長作一飛蓬(장작일비봉) 쑥대처럼 의지 없는 가엾은 신세
※ 杵(절굿공이 저), 蓬(쑥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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