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사 불대에 입학하다
화음반 2반 홍 보 연
부모님 젯사를 절에 모시기 위해 운수사를 처음 방문했다.
부산시내에 이런 사찰이 있다니 웅장함에 감탄이 절로나온다.
종무소에 들러 접수를 하고 또 한번 둘러보고
우와!! 좋구나!!!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부모님 젯사날 이런 웅장한 절에선 젯사도 잘 지낼거야.
스님 불경도 잘하겠지
기대가 부풀어 괜스레 어깨가 으슥 올라갔다.
아! 글쎄 근데 스님 한 분이 나오시는데 얼굴이 새까마니 ,
체구는 비쩍 마르고 불경독경을 하는데 어젯밤에 곡차를 많이 드셨는지
혀가 꼬이는 것 같고 뭔소리지도 모르겠고.. 땡중이야 뭐야 실망실망 대실망이었다.
우리 형제들은 아무 말없이 공양간에서 비빔밥만 먹고 헤어졌다.
내가 결정한 곳이라 미안해지고 내년엔 다른 사찰로 옮겨야하나 어쩌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을 때
55기 불교대학 수강생 접수 중 운수사 주시(범일) 이라고 문자가 왔다.
그래 이거야 기본교리를 한 번 배워 보자
친구랑 함께 접수를 했다.
불대 개강식날 일찍 도착했다.
내가 이런 웅장하고 신비로운 곳에서 수업을 받는다니
가슴이 설레이고 콩닥콩닥 뛰었다.
합창단 노래에 반하고 주지스님도 제사지내신 분이 아니고 멋찐 스님이라 좋았다.
모든 진행에 체계가 잘 잡혀있고
운영진의 일사천리로 착착 진행되어가는 것에 또 한번 반하고
예사롭지 않은 범일스님의 힙합실력에 반하고
수업이 거듭될수록 일상에서 놓쳐버렸던 생각과 말들 마음가짐
가슴에 와닿고 아상을 버리고 자아를 찾게 되는 법문.
너무 많은 법문 가슴에 새기며 수요일만 기다려지는 55기 불대 수강은
내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