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화가 홍종명 화백의 "과수원집 딸"이다.
인간의 사악함이 철저히 정제된 그림 속 주인공은 지극히 선하고 순수하다.
세속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태초 에덴동산의 여인과 같다.
천부께서 기르는 새가 공중을 날으고, 시절을 쫓아 과실을 맺는 흙 내음 땅은 풍요롭다.
6.25 당시 전쟁 속에서 다섯 살 된 어린 딸을 북에 두고 남하하여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던 홍종명 화백,
딸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자식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비의 무력함을 통탄하며 한없이 차오르는 눈물로 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반세기의 세월이 흘러도 기억 속에 생생한 딸, 그리고 암울한 북녘 하늘 밑,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그의 삶은 고통에 내몰리고 숨 막힐 듯한 절망감이 그의 영혼을 에워싸고 있었을 것이다.
무력한 늙은 화백은 하나님께 매달리듯 기도하며 여린 딸이 천부께서 돌보는 풍요의 낙원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였을 것이다.
그런 화백의 마음이 이 그림 속에 가득히 잘 녹아 표현된 것 같다.
현대인들은 무한 경쟁의 각박한 사회적 영향으로 철학의 빈곤과 메마른 정서, 그리고 감성을 상실한 냉혈인으로 점차 진화되고 있다.
나 또한 살육의 정글 같은 산업 전선을 누비며 오랜 세월 비바람 속을 숨차게 달려왔다.
심신이 지친 탓일까!
엄동설한의 벌판에서 따뜻한 온돌로 인도된 것처럼 이상하게도 이 그림이 자꾸만 나의 시선을 끈다.
2011년 7월 13일 열훈(洌雲)이 쓰다.
첫댓글 얼굴_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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