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점심 메뉴 고르는 것 참 고역이지만, 주말마다 내린천에서 카약을 타는 카약커들 역시 끼니마다 "뭘 먹을까"를 고르는 것도 참 고민인데, 아무리 맛난 식당밥일지라도 자주 먹다 보면 질리게 마련이고, 요리하시는 분이 자칫 게으름 피거나 좀 알려졌다고 質과 量이 달라지게 되면 그날로 가차 없이 외면받고 맙니다.
그래서 오늘은 국내 급류카약킹의 메카, 제가 사는 인제 내린천 주변의 맛집 메뉴 리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이왕이면 송강카누학교가 위치한 지점에서부터 걸어서 혹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거리를 기준으로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까지 차례로 소개하고, OO분으로 표시한 것은 車로 이동하는 소요시간이고, 혹시 메뉴가 겹칠 경우에는 더 맛있는 집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이후 발견하는 식당과 메뉴가 있으면 여기에 더 추가하겠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먹을 때마다 사진이라도 좀 찍어놓을 걸 그랬어요.
#1. 황태국밥, 명태회막국수 - 메밀촌 (도보 70m)
메밀촌은 원대막국수집처럼 기다리지 않아도 막국수를 먹을 수 있고 저희 송강카누학교에서 옆집 가듯 걸어서 갈 수 있어서 2~3년 전부터 자주 가게 되었는데요.
몇 가지 정갈한 밑반찬을 곁들여가며 먹는 황태국밥은 콩나물과 함께 맑게 끓여내서 정말 시원하고 속이 따뜻해지며 원기가 보충되는 듯한 기분이 납니다.
이 집 비빔막국수는 명태회무침이 고명으로 들어가서 원대막국수보다는 맛있는 것 같고, 덥고 갈증 나는 날엔 물냉면도 괜찮습니다.
#2. 메기매운탕 - 내린천매운탕 (3분)
원래 내린천에서는 피아시에 있던 피아시매운탕집의 메기메운탕이 제일 유명했었는데, 그 집이 내린천공원 근처로 잠시 이전했다가 인제IC쪽으로 멀리 옮겨 간 뒤로, 고사리취수장 근처 식당의 집주인이 아예 똑같은 메뉴로 메기매운탕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해를 거듭하면서 매운탕 맛이 꽤 좋아졌습니다.
맛이나 양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데 메기매운탕 먹겠다고 30분이나 운전해서 인제IC까지 가기는 너무 멀거든요.
날이 춥고 쌀쌀할 때 특히 땡기고, 매운탕이 끓기 시작할 때 먼저 건져먹는 수제비 맛과 밑반찬도 괜찮습니다.
#3. 막국수, 수육, 감자전, 묵사발 - 옛날원대막국수 (8분)
원대막국수는 제가 처음 내린천에 왔을 때부터 막국수를 먹었던 식당으로 아주 오래전에 주인이 한번 바뀌었습니다.
인제자작나무숲이 뜨면서 덩달아 대박난 식당이라 점심때가면 한참 동안 대기줄을 서야 하는데, 점심시간 이후에 가면 그나마 좀 낫죠.
원대교에서 걸어서 1.1km니까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서 다녀올 수도 있어 푸짐하게 먹는다기보다는 카약킹 중간에 좀 쉬어가며 가볍게 먹고 싶을 때 고려해 볼 만합니다..
이 집에서는 막국수는 기본이지만 수육, 감자전, 묵사발(밥 포함) 등이 더 좋습니다.
#4. 닭갈비 - 미소숯불닭갈비 (8분)
닭갈비 맛이야 뭐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닭갈비가 익을 때까지, 밥이 볶아질 때까지 수다떠는 재미가 있겠죠?
이 집은 전체적으로 다 깔끔하고 분위기도 닭갈비집치곤 꽤 좋은 편이고, 널찍한 공용주차장이 바로 식당 옆에 있어 좋습니다.
#5. 동태탕, 짜글이 - 하추리부자네 (9분)
하추교 승선장입구 길 건너편에 있던 옛날 구닥다리 매점 자리에 2023년에 리뉴얼해서 들어선 식당입니다.
4인분 시키니까 진짜 큰 냄비에 국물 한가득 너무 맵지도 짜지도 않고 시원하게 끓여낸 동태탕은 완전 짱입니다!
저 어릴 적 부산 국제시장에서 사 먹었던 동태뚝배기 맛이 떠오를 만큼 정말 맛있습니다.
10가지 이상 나오는 맛있는 밑반찬 수준도 Good!
저는 개인적으로 두루치기類 메뉴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카약커들 사이에서는 이 집 '짜글이'도 아주 인기 있습니다.
#6. 뼈해장국 - 인제순대국 (10분)
이 집은 순대국보다는 뼈해장국이 맛도 좋고 무엇보다 양이 어마어마해서 배고픈 카약커들에게 인기 있습니다.
돼지등뼈에 붙은 살이 엄청나게 많아 저는 거의 매번 한 덩어리는 여지없이 남깁니다.
주말에도 아침 7시쯤이면 열기 때문에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아침식사 메뉴로 강추합니다.
순대국과 선지해장국도 있습니다.
#7. 등뼈찜, 감자탕, 순대국 - 초원식당 (10분)
이 집은 인제순대국집처럼 뼈해장국도 좋지만 감자탕과 순대국으로 돈 벌어서 현재의 식당 건물을 올린 인제 최고의 해장국집입니다.
하지만 초원식당의 메뉴 중에서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단연코 등뼈찜이 일품입니다.
밥과 함께 먹어보면 단짠! 환상적인 맛인데, 그리고 무엇보다 김치 맛이 정말 좋습니다.
현재 토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8. 소머리국밥 - 쌍둥이국밥/진주면옥 (10분)
이 두 집도 초원식당과 함께 인제전통시장 안에서 정말 오래된 식당으로 두 집이 가까이 있는데, 일요일 아침에는 영업하는지 전화해봐야 합니다.
청양고추와 다진 양념, 고추기름까지 다 넣고 시원하게 해장하기에 참 좋습니다.
#9. 간짜장 - 안승반점 (10분)
여럿이 함께 먹는 철판짜장은 일미반점이 유명하지만, 각자 먹고 싶은 중국음식이 먹고 싶다면 안승반점을 더 추천합니다.
이 집 간짜장은 한번 먹어보면 중독될 정도로 맛있어서 저는 읍내 나갈 때마다 출출하면 무조건 한 그릇 비우고 옵니다.
그냥 짜장면 말고 간짜장입니다.
일행이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짬뽕이 드시고 싶다면 근처 큰 길가에 있는 '띵호와'로!
'띵호와'도 오래된 중국집인데 짬뽕이 여느 중국집과 달리 맑은 편인데 칼칼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입니다.
#10. 김밥 - 방가방가/고봉민김밥 (10분)
김밥을 싸들고 하추리나 명지소에서 종일 서핑하며 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방가방가는 순대, 떡볶이, 어묵도 파는 완전 분식집인데 이 집 김밥이 평범해 보이지만 맛있습니다.
고봉민김밥은 테이크아웃 전문 김밥집으로 방가방가보다는 비싼 편이지만 밥보다 야채가 많이 들어간 김밥입니다.
#11. 햄버거 - 롯데리아, 맘스터치 (10분)
가끔 카약커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가 있을 때 간편식으로 햄버거 세트를 주문해서 먹는 것도 좋은 선택지라고 봅니다.
두 집 다 가격대비 가성비가 높은 편이라 그런지 군인들에게 인기가 있더라고요.
저는 요즘 들어 갑자기 감자튀김도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덕분에 배가 나오게 되었지만...ㅠㅠ
#12. 가정식백반 - 명동식당 (10분)
새벽부터 문을 여니까 아침 일찍 인제에 도착해서 허전한 배를 뭘로 채울까 고민되신다면 고려 대상 1순위!
반찬은 크게 유별난 것도, 딱히 내세울 것도 없지만 가끔 집밥처럼 먹고 싶을 때가 있으면 이 집 가면 됩니다.
#13. 치킨 - 노랑통닭 (10분)
노랑통닭은 오래전에 저희 송강카누학교 직원으로 근무했었던 분이 운영하는 집이기도 하고 맛도 좋아서 이왕 치킨을 사다 먹을 거면 미리 전화로 주문해 놓고 픽업해다가 먹습니다. (주문 전화 033-461-7933)
진짜 이름 그대로 노랗게 튀겨낸 후라이드 맛은 맥주와 함께 즐기는 맛이 참 좋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 메뉴 中에서도 알싸하고 바삭한 '마늘치킨'이 제일 좋은 듯! :)
#14. 황태구이정식 - 백담황태구이 (27분)
황태는 단연코 보양식이지만 태우지 않고 맛있게 굽는 게 쉽지 않습니다.
황태구이하면 백담황태구이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시원한 황태국도 양껏 드실 수 있습니다.
조금 더 가까운 원통에 있는 '송희식당'(16분)은 아침에는 늦게 열고 오후에도 워낙 일찍 닫기 때문에 시간 맞춰 가기가 참 어렵습니다.
#15. 두부구이, 두부전골 - 고향집 (27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두부구이와 전골을 같이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진동계곡 입구 쪽에 있어 그쪽 코스로 갈 때 꼭 가게 되는 고향집은 오래전부터 산악인들에게 잘 알려진 두부요리전문식당으로 저도 다닌 지 20년 정도 됩니다.
4명이 가면 두부구이 2인분, 전골 2인분 시키는 式의 주문을 강추하는데 맛나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16. 내장탕 - 매화촌 (31분)
제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내장탕을 제일 깔끔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 中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내장탕이 당기는 날엔 일부러 점심 먹으러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인제 IC에서 가까워서 미산계곡이나 진동계곡 투어를 갈 때 아침식사로 입맛 돋워가며 배를 든든하게 채우기 최고입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올 정도로 맛있는데, 방송 이후에 양이 좀 적어진 것이 아쉽지만 돈 더 내고 '특'으로 시켜 먹으면 되며, 고추기름을 살짝 뿌려 먹으면 더 맛깔납니다!
첫댓글 하추리부자네 - 지난달에는 동태탕, 지난주에는 돼지고기짜글이 먹었는데, 양도 많고 반찬도 푸짐하고 맛도 좋아 추천한표 더합니다.~^^
송강으로 배달 되는집은 없나요? ㅎㅎ
신나게 시켜 묶기~~~
래프팅 시즌중에 도미노피자 배달됩니다.
@오가피 ㅋㅋㅋ 도미노피자
@오가피 한점 드시지요~~~^^
제가 인제 오래다녔군요. 교장쌤이 위에 적어둔 곳에 최소 한 번은 다 가봤네요 ㅋㅋ 그중에 요새 자주 가는 곳 있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
크랩님의 최애(이것들 중에서)는?
맛집이 꽤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