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차 산행을 위해 도착한 화방재는 새벽이지만 따뜻한 기온으로 바람도 없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수리봉 향하는 1.4km 구간은.. 처음엔 평탄한 길로.. 시작해 점점 가파른 오르막이 수리봉까지 이어지며 워밍업으로 오늘 산행을 준비시켜 주는 듯했습니다.
산길의 상태도 겨울 낙엽길.. 간간히 눈과 낙엽이 쌓인길… 촉감 좋은 적당하게 쌓인 눈길로
.. 운행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수리봉 지나서부터 만항재 함백산 은대봉 금대봉 가는 길은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었지만.. 며칠 전 내린 비의 영향인지.. 눈의 상태가 조금 녹은 듯 얼어 있고 단단해서.. 코스도 무난해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었습니다.
은대봉을 앞두고 날이 밝기 시작해 멋진 여명을 볼 수 있었고..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떠오르는 멋진 해를.. 하루의 시작을 보았습니다.
금대봉부터 비단봉. 오르는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눈길과 다른 눈길로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발목 무릎.. 때로는 허벅지까지.. 불규칙하게 푹푹 빠지는 눈길은
우리의 체력을 빠르게 소진시키며 피로감을 크게 했습니다.
비단봉.. 이름과 자태만 예쁠 뿐. 오르는 길은 결코 예쁘지 않았고.. 닿을 듯 도착할 듯
서너 번의 실랑이 끝에 우리에게 그 자리를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비단봉은 그냥 비단봉이 아니었습니다..
전망대옆 … 아담한 비단봉 표지석이 다소 옆으로 방향이 놓여 있었지만
비단봉 은 태백산맥의 웅장한 조망을 선사하며 지금까지의 힘듦을 잊게 하고 희열을 느끼게 했습니다.
금대봉에서 바람의 언덕.. 매봉산 가는 길은.. 여전히 힘든 눈길로 이어졌으나....
우리는 발걸음을 붙잡는 겨울 눈길에 굴하지 않고.. 목적지 피재까지 중단 없이 걸었습니다.
매봉산 직전 바람의 언덕에 펼쳐진 … 눈 덮인 광활한 언덕, 고랭지 채소밭.. 군집한 풍력 발전기 광경은… 마음의 답답함을 풀어 주는 시원한 광경이었습니다.
겨울 눈길은.. 쉽지 않고 힘든 산행이었지만… 다행히도 지난 산행에 이어 이번에도
너무나 따뜻하고 포근한 날씨 속에 처음부터 끝까지 산행을 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 겨울 산행이었지만… 겨울 산행의 즐거움도… 태백산맥의 웅장함도
마음껏 음미한..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지난 회차에 이어 백두대간 태백산맥 구간을 걸었습니다
제가 몰라 그럴 수도 있으나.. 저의 생각으로는… 이번 산행에서 태백산의 웅장한 모습을
제대로 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소설 태백산맥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내용조차 가물가물하고,, 거의 제목만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소설이지만.. 소설속의 무대.. 여수 순천 보성 벌교 지역을 여행한 기억이 있고.. 막연하게,,, 소설 제목의 태백산맥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잊고 지내왔습니다.
백두대간 걸으면서 처음으로 와본 태백산인데.. 이번 산행에서 태백산맥을 제대로 본 것 같아 기쁨이 큽니다.
태백산을 한 번만 와 본 사람이.. 태백산에 대해 할 말은 없으나.. 겨울 눈 덮인 태백산맥을 보는 것이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 울창한 숲.. 나무들로 가득 채워진 태백산도… 좋겠습니다만,,
태백산 지면을 눈이 덮고.. 거친 돌.. 바위틈새 뿌리를 내린.. 비틀린 나무들이 싸늘하고 세찬 바람 속에서 앙상하게 가지를 드러내며 빼곡하게 산을 채운 모습들이 … 눈과 나무로 구분하여 그들이 드러내는.. 마루금의 형상들이..
실루엣처럼 겹겹이.. 포갠 듯 이어진 능선들이… 태백산맥은 이런 느낌이야....
나에게… 말을 거는 듯했습니다..
비단봉 전망대에서.. 함백산 방향으로 보이는 태백산의 모습에…
허전함도.. 나는 느꼈습니다
지면에 눈이 쌓여.. 나무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이 흑백으로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산...
추운 겨울.. 마치 머리 가운데를.. 바리깡으로 민 듯.. 그런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큰 건물과 함께.. 내리막으로 넓고 길게.. 깎여져 드러난 백색의 공간은..
스키장처럼 보였으나.. 눈 내린.. 주말인데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보였습니다.
글을 쓰며 찾아보니.. 오래전부터 폐기되어 방치된 오투스키장 인 듯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던,, 개발을 할 때와..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다 하더라도…
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폐쇄를 한다면… 제대로 복원이라도 해야 하는 게 맞다 생각합니다
비단봉에서 바라본 함백산 방향의 모습들은 듬성듬성 그런 모습들이 보여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바람의 언덕.. 고랭지 채소밭에서 본 풍력 발전기,,.… 실제로 가까이 가서 보기는 처음입니다. 멀리 산 높은곳에서 돌아가는 풍력 발전기들이… 바람개비처럼… 귀엽게 느껴졌는데
옆에 다가가서 보니… 어마어마하게 컸습니다..
봉우리를 지나면서 불쑥 나타난 큰 회전 날개 모습은.. 내가 거인국에 간 걸리버처럼 느껴졌습니다,,
공상 과학 소설에 나오는.. 큰 비행기의.. 프로파일 날개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수확이 끝난 고랭지 채소밭도 인상 깊었습니다.
경사가 심한 산비탈에서.. 채소를 키우는 것도.. 수확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합니다만
모르는 내 눈에 보기엔… 이런 돌밭에서 어떻게 채소가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 덮친 채소밭 간간이 보이는.. 수확하고 남은 배추 밑동을 보고. 아 여기서 채소가 자라기는 자라는구나.. 짐작했습니다...
참 식물… 생명력의.. 끈질김과 강인함은 놀랐습니다…
백두대간.. 이것저것 생각하며.. 놀람... 배움… 느낌.. 여러 감정을 느끼며 오늘도 걸었습니다.. 다음회차도 걸을 겁니다.
첫댓글 겨울이 오면 올해는 어디에서
멋진 상고대을 볼까?
이곳 저곳을 검색하곤 했는데
올해는 눈 풍년이라 대간길 곳곳에
여지껏 경험하지 못한 눈길을 걸었네요
포근한 햇살과 탁트인 바람의언덕
풍경은 어느 계절에 와도 참 아름답습니다
이제 몇구간 안 남은 대간길 즐겁게 함께 걸어봅시다
18기 성실한 산행발자국 남겨주시는 영해님 참 고맙습니다
네 이번 겨울 눈 구경.. 추위 구경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눈 구경은 충분히 했으니… 남은 대간길은… 눈길로 인한 고생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대간길… 빠짐없이 걷는데 의미를 가지고 걷고 있습니다..
그것에 의미를 둔다면 학급마칠때..담임선생임이 격려의미로 주는 노력상 정도 되려나요,,
참여하는 우리모두가 상받을 대상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은새님은 우수상과 개근상..인가요ㅎ
남은구간 즐겁게.. 함께 걸어갑시다.
이제 18기는 진부령이 얼마남지 않았네요~
매산행 즐기시면서 안산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깜짝선물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고맙습니다~^^
백두대간 도전.. 남은..과정.. 구간 …잘 마치고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응원 감사드리고… 산이랑님의 도전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