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때부터 이어져 왔다. 삼위일체 대축일이 보편 전례력에 들어온 것은 14세기, 요한 22세 교황 때이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청소년 주일’로 지낸다. 청소년들이 우정과 정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키우며 자라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을 전함으로써 교회가 그들과 함께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5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세계 젊은이의 날’을 제정하였는데,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5월의 마지막 주일을 이날로 지내 왔다. 1993년부터 ‘청소년 주일’로 이름을 바꾸어 지내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이는 미사를 시작할 때 사제가 삼위의 이름으로 교우들과 나누는 인사입니다. 은총과 사랑과 친교의 원천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본기도
하느님 아버지,
진리의 말씀이신 성자와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을 세상에 보내시어
하느님의 놀라우신 신비를 인간에게 밝혀 주셨으니
저희가 참신앙으로
영원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영광을 알고
오직 한 분이시며 전능하신 하느님을 흠숭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다. 다른 하느님은 없다.>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4,32-34.39-4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32 “이제, 하느님께서 땅 위에 사람을 창조하신 날부터
너희가 태어나기 전의 날들에게 물어보아라.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물어보아라.
과연 이처럼 큰일이 일어난 적이 있느냐?
이와 같은 일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33 불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도
너희처럼 살아남은 백성이 있느냐?
34 아니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집트에서 너희가 보는 가운데 너희를 위하여 하신 것처럼,
온갖 시험과 표징과 기적, 전쟁과 강한 손과 뻗은 팔과 큰 공포로,
한 민족을 다른 민족 가운데에서 데려오려고 애쓴 신이 있느냐?
39 그러므로 너희는 오늘, 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며,
다른 하느님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너희 마음에 새겨 두어라.
40 너희는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규정과 계명들을 지켜라.
그래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잘되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영원토록 주시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여러분은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8,14-17
형제 여러분, 14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15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
16 그리고 이 성령께서 몸소,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우리의 영에게 증언해 주십니다.
17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8,16-20
그때에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마태오 복음서의 마무리 부분입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이 장엄히 선포되는데, 예수님께서는 이 중요한 대목을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라는 수동형 문장으로 시작하십니다. 당신의 모든 일이 아버지에게서 위탁되고 주어진 것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아들에게 모든 권한을 주신 아버지께서 어떤 분이신지는 제1독서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땅 위에 사람을 창조하신 날부터” 늘 인간과 함께 계셨던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함께하시고자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가운데 보내십니다. 더욱이 제2독서에서 바오로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가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하느님의 ‘함께하심’이 ‘예수님과 우리가 공동 상속자’라는 내용으로 선언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오늘 독서와 복음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인간과 함께하시려고 어떠한 일들을 하셨는지 그 구원의 역사를 요약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구원 역사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인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는 준엄한 약속으로 마무리됩니다.
육화하신 ‘성자’께서는 구약 내내 인류와 함께하신 ‘성부’의 완전하고 결정적인 계시이시고, 이렇게 성자 안에 성부께서 온전히 드러나셨음을 깨닫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일반적으로 삼위일체를 ‘신비’라고 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애매함 때문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사랑을 통한 체험으로 인식되고 확인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삼위일체의 결정적 신비는 오늘 복음의 마지막 선언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세상 끝 날까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지금 내 삶과 주변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하지 못한다면 삼위일체의 관계적 신비는 당연히 이해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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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마음에 새겨 두어라. (신명기 4, 39)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는 것입니다.(로마서 8, 15)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오 2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