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에서 두부를 만드는 방법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두부로 만드는 요리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신선한 상태의 두부를 최고로 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무에서는 발효시킨 두부를 미식으로 봅니다.
취두부(臭豆腐)라고 알려진 발효 두부를 말하는데요,
중국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두부요리입니다.
외국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냄새로 유명한 취두부는 지역에 따라서 만드는 방법과
발효도의 차이가 큽니다.
심하게 발효시킨 취두부의 냄새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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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에서 취두부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갓 만들어진 두부를 면 보자기로 감싸서 밀폐된 용기에 넣습니다.
빨리 익히려면 지푸라기를 넣기도 합니다.
지푸라기에 있는 고초균을 이용해서 발효를 촉진시키는 것이지요.
직사광선을 피해 여름에는 3~4일, 겨울에는 일주일 정도 지난 후 열어보면 꼼꼼한 냄새가 나는
취두부로 변해있습니다.
말린 고추, 고수, 파, 마늘을 올려 뜨거운 김이 오른 통에 넣어 쪄먹어도 좋고
민물 생선과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매운 고추, 그리고 얼얼한 맛의 초피열매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 먹어도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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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든 취두부는 그 맛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두부에 높은 함량으로 들어 있는 단백질이 발효를 통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생기는 현상인데요, 마치 크림치즈의 부드러운 맛과 비슷합니다.
한 입 베어 먹으면 입안을 끈적하게 감싸는 감칠맛, 게다가 발효 음식의
독특한 향까지 나오니 이무에서 만든 취두부 요리 맛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무의 취두부를 걸게 한 상 먹었으니 이제 이무 보이차를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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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부 설립 후에 한족이 들어와 다원을 개간하기 전에도 고차수(古茶樹) 다원은
이무 곳곳에 있었습니다.
이런 다원은 1937년 항일전쟁이 발발하면서 많은 수가 사라졌습니다.
전쟁으로 차 판매의 판로가 막히자 농민은 더 이상 차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당장 생계를 위협받으니 오래된 차나무인 고차수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옥수수는 팔리지 않더라도 굶주린 배를 채울수 있는 효과적인 작물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운남의 보이차 주 생산기지가 판로를 찾아 포랑산이 있는 맹해로 옮겨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맹해에서는 소규모 개인 차장에서 만드는 방법이 아닌 국영기업이 일괄수매하여
만드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찾는 사람도 없고 판로도 없었던 이무의 보이차는 그렇게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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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홍콩과 대만을 중심으로 오래된 보이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예전 이무에 있던 소규모 개인 차장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졌던 보이차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목을 끌었습니다.
대만의 다인들은 모임을 구성해서 자료에 남아있는 화려했던 명성의 육대차산 이무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무는 운남성의 여느 마을과 같은 가난한 마을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많은 수의 옛 차장이 문을 닫은 상태였고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보이차를 기억하는
사람도 드물었습니다.
다행스럽게 그때까지도 남아있던 옛 차장의 후손들에게 도움을 받아 예전에 만들었던
전통 방식으로 보이차를 만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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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만들었던 약 6톤의 보이차는 대만으로 건너가 전통 보이차의 재탄생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 후로 대만, 홍콩 등지의 상인들이 운남성으로 모여들었고 이무는 다시 전통 보이차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