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벤치마킹의 기본은 ‘맛’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의 원조를 찾아 맛의 기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된다. 이번 호에서는 부타만, 카레난바(우동, 소바), 가츠동, 야키우동, 타코야키, 테바사키의 원조집을 소개한다.
부타만 원조집 <로쇼키> <로쇼키(老祥記)>는 고베 모토마치의 차이나타운에 오픈한 일본 최초의 부타만(豚饅) 전문점이다. 중국인 소쇼키(曹松琪)씨가 1915년 중국 텐진 지방의 천진포자(天津包子)를 일본에 알리기 위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부타만쥬(豚饅頭 ; 돼지고기 만두)’라는 이름을 붙여 오픈했다. 효모로 발효시킨 쫄깃한 만두피 안에 돼지고기, 야채, 간장만 넣고 심플하게 만든 만두소를 넣고 8분간 쪄내면 부타만쥬가 완성된다. 먹어 보면 한 입 가득 향긋한 니쿠지루(육즙)가 흐르며, 옛날 중국식 만두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고베의 로쇼키에서 하루에 판매되는 부타만의 개수는 무려 1만3000개. 주소 : 兵庫県神戸市中央区元町通2-1-14 전화번호 : 078-331-7714 영업시간 : 10:00~18:30 (재료가 다 떨어지면 영업 종료), 월요일 휴무
카레난반, 가츠동의 원조집 <산쵸안> 1892년 도쿄 와세다 대학교 근처에 오픈한 <산쵸안(三朝庵)>은 카레우동, 카레소바, 가츠동의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다. 1904년경 카레소바와 카레우동을 도입했다. 정확한 이름은 카레난반(カレー南蛮)으로 돼지고기와 아삭한 양파가 넉넉히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소바 또는 우동 위에 걸쭉한 카레를 부어서 토핑으로 함께 내주는 파를 얹어 먹는다. 가츠동(カツ丼)을 개발한 것은 1918년의 일로, 큰 연회를 위해 대량의 돈카츠(とんかつ)를 만들어 놓았는데 갑자기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남은 돈카츠를 어떻게 처리할까 궁리하다가 차가운 돈카츠에 계란과 소바 츠유(蕎麦つゆ)를 넣고 끓인 뒤 따뜻한 밥에 얹어서 돈부리로 손님에게 제공했는데, 그것이 호평을 얻어 가게의 공식적인 메뉴가 됐다. 주소 : 東京都新宿区馬場下町62 전화번호 : 03-3203-6218 영업시간 : 10:30~17:00 (재료가 다 떨어지면 영업 종료), 목요일 휴무
야키우동의 원조집 <다루마도> 코쿠라 야키우동의 원조집인 <다루마도(だるま堂)>는 1945년에 오픈한 노포로 키타큐슈 코쿠라 우오마치의 토리마치쇼쿠도가이(鳥町食道街)의 초입에 있다. 야키우동은 특히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키타큐슈 지방 부흥 기획의 일환으로 야키우동맵, 특화 거리 등으로 일본 각지에 알려지고 있는 음식이다. <다루마도>의 메뉴는 야키우동(焼うどん)과 텐마도(天まど)다. 넓은 철판에 면, 다마네기(양파), 카베츠(양배추) 등을 볶다가 쇼유(간장)와 소금을 살짝 뿌려서 만드는 야키우동은 다소 거친 질감과 맛이 특징이다. 세지 않은 간이 먹기에 좋다. 다른 메뉴인 텐마도는 야키우동에 계란을 풀고 녹말을 살짝 뿌려서 내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야키우동이다. 주소 : 福岡県北九州市小倉北区魚町1-4-17 鳥町食道街 전화번호 : 093-531-6401 영업시간 : 12:00~18:00, 목요일 휴무
타코야키의 원조집 <아이즈야>
오사카시 타마데(玉出)에 위치한 <아이즈야(会津屋)>는 오사카 명물음식인 타코야키의 원조집으로 알려져 있다. 1935년에 타코(문어)가 유명한 아카시의 ‘아카시야끼(明石焼き)’에서 힌트를 얻어 타코를 넣은 ‘타코야키(たこやき)’로 변경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가 흔히 접하고 알고 있는 타코야키와는 달리 타코 한 조각만 들어가 있다. 간장과 가츠오부시 맛의 다시를 넣은 반죽물을 사용해 따로 소스를 바르지 않고 타코야키 그대로 먹는다. 촉촉한 속살의 부드러움과 알맞은 간장, 가츠오부시 맛이 특징. 아이즈야의 타코야키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후발 타코야키 집들이 소스를 바르고, 마요네즈를 치고, 가츠오부시를 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소 : 大阪市西成区玉出西2-3-1 전화번호 : 06-6651-2311 영업시간 : 평일 10:00~20:00, 주말·공휴일 9:00~20:00, 연중무휴 (1월 1일만 휴무)
테바사키의 원조집 <후라이도>
닭날개를 튀긴 ‘테바사키 카라아게(手羽先の唐揚げ)’는 일본 나고야의 명물 음식 중 하나다. 키타큐슈시 모지(門司)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던 오츠보(大坪健庫)씨가 메뉴에 없던 토리 카라아게(鶏の唐揚げ ; 닭튀김)를 우연히 제공한 것이 시작으로 닭 반 마리를 튀긴 뒤 비법 타레를 발라서 내놓은 ‘타잔야키(ターザン焼き)’는 손님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잘 먹지 않아서 남아돌던 테바사키(닭날개)에 타잔야키의 타레를 적용하여 1963년에 후라이도 1호점을 오픈했다. 이는 바로 테바사키 카라아게의 원조가 되었다. 후라이도의 비법 타레에 소금, 후추, 참깨로 마무리해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 겉은 바삭하면서 안은 촉촉한 특유의 맛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소 : 東京都中央区銀座8-2-1 ニッタビル 8F 전화번호 : 03-6280-6689 영업시간 : 04:30~24:00, 연중 무휴
출처 : 월간외식경영 글 우승민(「후쿠오카에 반하다」 저자)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