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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內篇 5 德充符(덕충부) 3 桎梏(질곡)
魯有兀者叔山無趾,踵見仲尼。
仲尼曰:「子不謹,前既犯患若是矣。雖今來,何及矣!」
無趾曰;「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吾是以亡足。
今吾來也,猶有尊足者存,吾是以務全之也。
夫天無不覆,地無不載,吾以夫子為天地,安知夫子之猶若是也!」
孔子曰:「丘則陋矣!夫子胡不入乎請講以所聞!」
無趾出。孔子曰:
「弟子勉之!夫無趾,兀者也,猶務學以復補前行之惡,而況全德之人乎!」
無趾語老聃曰:「孔丘之於至人,其未邪?彼何賓賓以學子為?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不知至人之以是為己桎梏邪?」
老聃曰:「胡不直使彼以死生為一條,以可不可為一貫者,解其桎梏,其可乎?」
無趾曰:「天刑之,安可解!」
魯有兀者叔山無趾(노유올자숙산무지) 踵見仲尼(종견중니) 仲尼曰(중니왈)
- 노나라에 발꿈치를 잘린 숙산무지라는 사람이 공구를 찾아가 뵈었더니 공자 이르기를,
子不謹(자불근) 前旣犯患若是矣(전기범환약시의) 雖今來何及矣(수금래하급의)
- 그대는 행실을 조심치 않아 이미 형벌을 받아 그 모양이 되었는데 비록 지금 나를 찾아와 어쩐다는 말인가
無趾曰(무지왈)
- 무지 말하기를,
吾唯不知務(오유부지무) 而輕用吾身(이경용오신) 吾是以亡足(오시이망족)
- 제가 비록 세상사를 알지못하고 제 몸을 함부러 굴렸으니 그것때문에 발을 상하게 하였습니다만
今吾來也(금오래야) 猶有尊足者存(유유존족자존) 吾是以務全之也(오시이무전지야)
- 지금 제가 온 것은 오히려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고로 그것을 보전하고자 함입니다
夫天無不覆(부천무불부) 地無不載(지무불재)
- 하늘은 덮어주지 아니함이 없고 땅은 실어주지 아니함이 없다고 하는데
吾以夫子爲天地(오이부자위천지) 安知夫子之猶若是也(안지부자지유약시야)
- 해서 저는 선생님을 하늘과 땅으로 여겼는데 어찌 오히려 이와 같을 줄은 몰랐습니다
孔子曰(공자왈)
- 공구 이르기를,
丘則陋矣(구즉루의) 夫子胡不入乎(부자호불입호)
- 제가 생각을 가볍게 하였으니 선생께서는 어서 들어오시지요
請講以所聞(청강이소문)
- 바라건대 제가 들은 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無趾出(무지출) 孔子曰(공자왈)
- 무지가 가버린 후에 공구 말하기를,
弟子勉之(제자면지)
- 제자들께서는 힘쓸지어다
夫無趾兀者也(부무지올자야) 猶務學以復補前行之惡(유무학이복보전행지악)
- 무지는 발꿈치가 없음에도 오히려 배움에 정진함으로써 과거에 저지른 과오를 다시금 벌충하려고 하는데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은 어떠해야겠는가
無趾語老聃曰(무지어노담왈)
- 숙산무지가 노담에게 말하기를,
孔丘之於至人(공구지어지인) 其未耶(기미야)
- 공구는 지인(至人)이 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었습니다
彼何賓賓以學子爲(피하빈빈이학자위)
- 그는 어찌하여 자꾸만 선생께 배움을 얻으려고 하는지요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피차기이숙궤환괴지명문)
- 그는 또한 알쏭달쏭한 말(諔詭)이나 속임수(幻怪)로 그 명성이 떨쳐지기를 바라는데
不知至人之以是爲(부지지인지이시위) 己桎梏邪(기질곡사)
- 지인은 그리 하는 것을 오히려 자신의 질곡(속박)으로 여긴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老聃曰(노담왈)
- 노담 이르기를,
胡不直使彼(호불직사피) 以死生爲一條(이사생위일조) 以可不可爲一貫者(이가불가위일관자)
- 그렇다면 그런 사람을 생사를 하나의 이치로 보게 하고 옳고 그른 것을 하나의 이치로 보게 하여
解其桎梏(해이질곡) 其可乎(기가호)
- 그 질곡에서 벗어나도록 함은 좋지 않겠습니까(不直)
無趾曰(무지왈)
- 무지 말하기를,
天刑之(천형지) 安可解(안가해)
- 하늘이 그에 천형을 내렸는데 어찌 벗어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叔아저씨 숙,콩 숙 1. 아저씨, 아재비 2. 시동생 3. 끝, 말세(末世) 4. 콩(콩과의 한해살이풀) 5. 젊다, 나이가 어리다 6. 줍다, 흩어져 잇는 것을 줍다
趾발 지 1. 발 2. 터
踵발꿈치 종 1. 발꿈치 2. 행동(行動)이 불편(不便)한 모양 3.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到達--) 4. 뒤밟다, 뒤따르다 5. 잇다, 계승하다(繼承--) 6. 찾다 7. 자주, 여러 번
謹삼갈 근 1.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2. 자성하다(自省--: 스스로 반성하다) 3. 금하다(禁--) 4. 엄금하다(嚴禁--: 엄하게 금지하다)
及미칠 급 1.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2. 미치게 하다, 끼치게 하다 3.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到達--) 4. 함께 하다, 더불어 하다 5. 함께, 더불어 6. 및, 와...
務힘쓸 무,업신여길 모 1. 힘쓰다 2. 권면하다(勸勉--) 3. 구하다(求--), 찾아 얻다 4. 현혹되다(眩惑--) 5. 일, 업무(業務) 6. 공무(公務), 정사(政事) 7. 직무(職務) 8. 직업(職業), 직분(職分) 9. 반드시, 모름지기(사리를...
務힘쓸 무,업신여길 모 1. 힘쓰다 2. 권면하다(勸勉--) 3. 구하다(求--), 찾아 얻다 4. 현혹되다(眩惑--) 5. 일, 업무(業務) 6. 공무(公務), 정사(政事) 7. 직무(職務) 8. 직업(職業), 직분(職分) 9. 반드시, 모름지기(사리를...
猶오히려 유,원숭이 유,움직일 요 1. 오히려 2. 가히 3. 다만 4. 이미 5. 크게, 지나치게 6. ~부터 7. 그대로 8. 마땅히 9. 원숭이(구세계원숭잇과와 신세계원숭잇과의 총칭(總稱)) 10. 태연(泰然)한 모양 11. 허물 12. 꾀하다 13. 망설이다...
覆다시 복,덮을 부 1. 다시 2. 도리어 3. 엎어지다 4. 넘어지다 5. 되풀이하다 6. 사뢰다(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다) 7. 알리다 8. 배반하다(背反ㆍ背叛--) a. 덮다 (부) b. 퍼지다 (부) c. 노리다 (부) d. 덮개 (부)
載실을 재,떠받들 대 1. 싣다 2. (머리에)이다(물건을 머리 위에 얹다)(=戴) 3. 오르다, 올라 타다 4. 행하다(行--), 시행하다(施行--) 5. 비롯하다, 개시하다(開始--) 6. 맡다 7. 진설하다(陳設--: 음식을 법식에 따라 상
安편안 안 1. 편안(便安) 2. 편안하다(便安--) 3. 편안(便安)하게 하다 4. 안존하다(安存--: 아무런 탈 없이 평안히 지내다) 5. 즐거움에 빠지다 6. 즐기다, 좋아하다 7. 어찌 8. 이에(乃), 곧 9. 어디에 10. 안으로
陋더러울 루,더러울 누 1. 더럽다, 천하다(賤--) 2. 못생기다, 추하다(醜--) 3. (신분이)낮다 4. 볼품없다 5. 작다, 왜소하다(矮小--) 6. 궁벽하다(窮僻--) 7. 좁다, 협소하다(狹小--) 8. 거칠다 9. 숨기다, 은닉하다(隱匿--)
胡되 호,오랑캐 이름 호,수염 호 1. 되(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 또는 부피의 단위) 2. 오랑캐의 이름 3. 수염, 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4. 턱밑살 5. 풀 6. 성(姓)의 하나 7. 어찌 8. 오래 살다 9. 장수하다(長壽--)...
補기울 보,도울 보 1. 깁다(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다) 2. 돕다 3. 꾸미다 4. 고치다, 개선하다(改善--) 5. 보태다 6. 맡기다 7. 채우다 8. 보탬
賓손 빈 1. 손, 손님 2. 사위(딸의 남편을 이르는 말) 3. 물가(물이 있는 곳의 가장자리)(=濱) 4. (손으로)대접하다(待接--) 5. 객지살이하다(客地----) 6. 복종하다(服從--), 따르다 7. 인도하다(引導--) 8. 따르게...
蘄풀 이름 기,재갈 기,당귀 근 1. 풀의 이름 2. 신감채(辛甘菜: 승검초. 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 3. 재갈(말을 부리기 위하여 아가리에 가로 물리는 가느다란 막대) 4. 나무의 이름 5. 구하다(求--) 6. 바라다 a. 당귀(當歸: 신감채의...
諔속일 숙 1. 속이다 2. 기이하다(奇異--) 3. 익살스럽다 4. 고요하다(조용하고 잠잠하다)
詭속일 궤 1. 속이다 2. 꾸짖다, (책임을)지우다 3. 헐뜯다 4. 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위배하다(違背--) 5. 어그러지다 6. 무너지다, 깨뜨리다 7. 다르다, 차이지다(差異--) 8. 바꾸다 9. 괴이하다(怪異--),...
幻헛보일 환,변할 환 1. 헛보이다 2. 미혹하다(迷惑--) 3. 괴이하다(怪異--), 신기하다(神奇--) 4. 어지럽히다, 현혹시키다(眩惑---) 5. 변하다(變--), 변화하다(變化--) 6. 바뀌다 7. 요술(妖術) 8. 허깨비, 환상(幻想)
怪괴이할 괴 1. 괴이하다(怪異--) 2. 기이하다(奇異--) 3. 괴상하다(怪常--) 4. 의심하다(疑心--) 5. 의심스럽다(疑心---) 6. 도깨비 7. 유령
桎차꼬 질 1. 차꼬(죄수를 가두어 둘 때 쓰던 형구(刑具)) 2. 쐐기(물건들의 사이를 벌리는 데 쓰는 물건) 3. 막히다 4. 차꼬를 채우다
梏수갑 곡,클 각 1. 수갑(手匣), 쇠고랑 2. (쇠고랑을)채우다 3. 묶다, 붙잡다 4. 꿰다 5. 어지럽히다 a. 크다 (각)
胡되 호,오랑캐 이름 호,수염 호 1. 되(분량을 헤아리는 데 쓰는 그릇 또는 부피의 단위) 2. 오랑캐의 이름 3. 수염, 구레나룻(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 4. 턱밑살 5. 풀 6. 성(姓)의 하나 7. 어찌 8. 오래 살다 9. 장수하다(長壽--)...
條가지 조 1. 가지 2. 조리(條理) 3. 맥락(脈絡) 4. 조목(條目) 5. 끈, 줄 6. 법규(法規) 7. 유자나무(柚子--) 8. 통하다(通--) 9. 길다
貫꿸 관,당길 만 1. 꿰다 2. 뚫다 3. 이루다 4. 달성하다(達成--) 5. 섬기다 6. 통과하다(通過--) 7. 익숙하다 8. 이름을 열기한 문서(文書) 9. 조리(條理) 10. 돈꿰미 11. 명적(名籍: 이름 문서) a. 당기다 (만)
梏수갑 곡,클 각 1. 수갑(手匣), 쇠고랑 2. (쇠고랑을)채우다 3. 묶다, 붙잡다 4. 꿰다 5. 어지럽히다 a. 크다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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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천형(天刑)을 받은 공자(孔子)
魯有兀者叔山無趾(노유올자숙산무지),踵見仲尼(종현중니)。 仲尼曰(중니왈): 「子不謹(자불근),前既犯患若是矣(전기범환약시의)。 雖今來(수금래),何及矣(하급의)?」 無趾曰(무지왈): 「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오유부지무이경용오신),吾是以亡足(오시이망족)。 今吾來也(금오래야),猶有尊足者存(유유존족자존), 吾是以務全之也(오시이무전지야)。 夫天無不覆(부천무불복),地無不載(지무부재), 吾以夫子為天地(오이부자위천지),安知夫子之猶若是也(안지부자지유약시야)!」 |
노(魯)나라에 절름발이인 순산무지(叔山無趾)란 사람이 있었는데 중니(仲尼)를 찾아와 뵈었다.
중니가 말했다.
“그대는 이전에 행동을 삼가지 않아 이미 죄를 범해서 이 지경이 되었네.
비록 지금 나에게 와서 배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숙산무지(叔山無趾)가 말했다.
“나는 다만 세상의 일에 힘쓸 줄 몰라 내 몸을 함부로 하였으니 내가 이 때문에 발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허나 지금 내가 온 것은 아직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니
내가 이 때문에 그것을 보존하려고 애씁니다.
하늘은 덮어주지 아니함이 없으며, 땅은 실어주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나는 선생님을 하늘과 땅이라고 여겼는데 어찌 선생님이 이 같을 줄 알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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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叔山無趾(숙산무지) : 인명(人名). 가공(架空)의 인물. 무지(無趾)는 발가락이 잘려서 없는 사람을 뜻한다. 成玄英은 叔山이 字라고 했지만 굳이 짜 맞출 필요가 없다.
○ 踵見仲尼(종현중니) : 중니를 찾아와 뵘. 이 구절은 “발걸음이 문 앞에 당도하여 중니를 뵈었다[踵門而見仲尼].”의 뜻으로 이해하고 “중니를 찾아와 뵈었다.”고 번역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 뒤에 공자가 “어째서 들어오지 않으십니까[夫子胡不入乎].”하고 말한 내용을 보면 숙산무지가 중니의 집 문 앞에 서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不謹前(불근전) : 이전에 행동을 삼가지 않음. 前은 前行. 이 구절은 子不謹에서 끊고 前을 뒷구절에 연결하여 ‘前旣犯患若是矣’로 보는 견해(成玄英, 劉武, 赤塚忠 등)도 있으나 池田知久의 지적처럼 다음 문장에 ‘前行之惡’이라는 구절이 나오므로 ‘子不謹前’으로 끊는 것이 옳다. 林希逸注의 현토본에서도 ‘子不謹前하야’로 끊고 있다.
○ 旣犯患若是矣(기범환약시의) : 이미 죄를 범해서 이 지경이 됨. 若是(약시)는 이와 같이 되다, 곧 월형(刖刑)을 받은 신세가 되었다는 뜻.
○ 不知務(부지무) : 나는 다만 세상의 일에 힘쓸 줄 모름. 임희일은 ‘세상일에 어둡다는 것과 같은 말[猶言不曉事也]’이라고 풀이했고, 宣穎은 “세상일을 잘 모른다[不知世務].”고 풀이했다.
○ 輕用吾身(경용오신) : 내 몸을 가벼이 씀. 처신을 함부로 했다는 뜻.
○ 吾是以亡足(오시이망족) : 내 이 때문에 발을 잃어버림. 是以(시이)는 앞의 유(唯)와 호응하여 ‘다만 이 때문에’의 뜻이다.
○ 猶有尊足者存(유유존족자존) : 아직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음. 尊足者(존족자)는 尊於足者의 줄임. ‘有~存’은 남은 것이[存] 있다[有]는 뜻.
○ 以夫子爲天地(이부자위천지) : 선생님을 하늘과 땅이라고 여김. 하늘과 땅이 차별없이 덮어주고 실어주는 것처럼 포용해 줄 줄 알았다는 뜻. 夫子는 孔子를 지칭.
○ 安知夫子之猶若是也(안지부자지유약시야) : 어찌 선생님이 이 같을 줄 알았겠습니까? 이 같이 박절하게 거절할 줄 몰랐다는 뜻.
孔子曰(공자왈): 「丘則陋矣(구즉루의)。夫子胡不入乎(부자호불입호)? 請講以所聞(청강이소문)!」 無趾出(무지출)。孔子曰(공자왈): 「弟子勉之(제자면지)!夫無趾(부무지),兀者也(올자야), 猶務學以復補前行之惡(유무학이부보전행지악),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공자가 말했다.
“제가 생각이 얕았습니다. 선생께서는 어찌 들어오지 않으십니까?
청컨대 제가 들은 것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숙산무지가 나가고 나자 공자가 말했다.
“제자들은 힘쓸지어다! 숙산무지는 절름발이인데도
오히려 배움에 힘을 써서 다시 이전에 저지른 과오를 보완하려 하는데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은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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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丘則陋矣(구즉루의) 夫子胡不入乎(부자호불입호) : 제가 생각이 얕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 들어오지 않으십니까. 陋(루)는 천루(賤陋)로 식견이 얕고 좁음을 의미한다(曹礎基). 이 구절의 夫子(부자)는 숙산무지에 대한 孔子의 敬語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懸吐본에서만, 夫를 앞문장에 붙여 ‘丘則陋矣夫 子胡不入乎’로 絶句하였는데, 아마도 孔子가 다른 사람에게 夫子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아서 의도적으로 絶句를 달리한 듯하다.
○ 無趾出(무지출) : 무지가 공자의 말을 듣고 난 뒤에 나감. 郭象은 “공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갔다[聞所聞而去].”고 풀이했다. 한편 成玄英은 “무지가 듣기 싫었기 때문에 아무 말 않고 나가버렸다[無趾惡聞 故黙然而出也].”고 풀이했고, 宣穎은 “곧바로 나가버린 것[徑去]”, 曹礎基는 “공자가 들어오기를 청하였지만, 무지는 들어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떠나버렸으니, 아예 공자를 상대하지 않았음을 나타낸 것이다[孔子請入 無趾不但不入 反而出 表示根本看不起孔丘].”라고 풀이했다.
○ 以復補前行之惡(이부보전행지악) : 다시 이전에 저지른 과오를 보완하려 함. 補는 결함을 보충한다는 뜻. 復는 여기서는 ‘다시 부’로 보았으나 復補(복보)로 읽는 독법도 可하다.
○ 況全德之人乎(황전덕지인호) :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이겠는가. 全德之人(전덕지인)은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아서 덕이 온전한 사람. 全德(전덕)을 全體(釋德淸) 또는 全形(張黙生)으로 보고 몸이 온전한 사람으로 해석하는 학자들이 많다. 절름발이[兀者]와 온전한 사람[全體‧全形]의 대비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간명한 해석이기는 하지만 全德之人을 ‘몸이 온전한 사람’으로만 국한시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맥락을 놓친 견해이다. 池田知久의 경우 全德을 全體(釋德淸) 또는 全形으로 보면 作者의 孔子에 대한 야유가 약해질 뿐만 아니라, 〈天地〉편과 〈田子方〉편에도 각각 ‘全德之人’과 ‘全德之君子’가 나오므로, 全德을 全體 또는 全形으로 보는 견해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는데, 이 견해를 따른다.
無趾語老聃曰(무지어노담왈): 「孔丘之於至人(공구지어지인),其未邪(기미야)! 彼何賓賓以學子為(피하빈빈이학자위)?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피차기이숙궤환괴지명문), 不知至人之以是為己桎梏邪(부지지인지이시위기질곡야)?」 老聃曰(노담왈): 「胡不直使彼以死生為一條(호부직사피이사생위일조), 以可不可為一貫者(이가불가위일관자), 解其桎梏(해기질곡),其可乎(기가호)?」 無趾曰(무지왈):「天刑之(천형지),安可解(안가해)?」 |
숙산무지가 노담(老耼)에게 말했다.
“공구(孔丘)는 지인(至人)의 경지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그는 어찌하여 자꾸만 선생에게 배우려고 하는 걸까요?
그는 또 수수께끼나 속임수 따위의 명성으로 소문나기를 바라는데,
지인은 그런 명성을 자신의 질곡(桎梏)으로 여긴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요?”
노담이 말했다.
“다만 그로 하여금 죽고 사는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며,
옳고 옳지 않은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게 하여
그 질곡(桎梏)을 풀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무지가 말했다.
“하늘이 그에게 형벌을 내렸는데,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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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孔丘之於至人(공구지어지인) 其未邪(기미야) : 공구(孔丘)는 지인(至人)에게는 아직 멀었음. 공구는 아직 지인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뜻.
○ 彼何賓賓以學子爲(피하빈빈이학자위) : 그는 어찌하여 자꾸만 선생에게 배우려고 하는 걸까요. 賓賓(빈빈)은 자주(頻頻)의 뜻(兪樾). 子는 노담(老耼)을 지칭(郭象, 成玄英). 何以~爲는 〈逍遙遊〉편에 ‘奚以之九萬里而南爲’에서 이미 나온 표현. 이때 爲는 의문형 종결사.
○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피차기이숙궤환괴지명문) : 그는 또 수수께끼나 속임수 따위의 명성으로 소문나기를 바람. 諔詭(숙궤)는 수수께끼, 幻怪(환괴)는 속임수.
○ 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부지지인지이시위기질곡사) : 지인은 그런 명성을 자신의 질곡으로 여긴다는 것을 모르고 있음. 桎梏(질곡) : 속박
桎(질)은 죄인의 발을 묶는 차꼬이고, 梏(곡)은 죄인의 손에 채우는 수갑이다.
○ 胡不(호불) : 어찌하여 ~하지 않는가. ‘其可乎’까지 연결되므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의 표현으로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 使彼以死生爲一條(사피이사생위일조) 以可不可爲一貫者(이가불가위일관자) : 그로 하여금 죽고 사는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며, 옳고 옳지 않은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게 함. 彼는 공자를 지칭한다(成玄英, 張黙生). 一條와 一貫은 條貫으로 같이 쓰이는 경우에서 보듯 모두 條理, 理致의 뜻이다.
○ 解其桎梏(해기질곡) 其可乎(기가호) : 그 질곡을 풀게 하는 것이 좋을 것임. 其~乎는 아마도 ~일 것이라는 추측을 나타내는 표현.
○ 天刑之(천형지) 安可解(안가해) : 하늘이 그에게 형벌을 내렸는데,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天刑之는 〈養生主〉편의 ‘遁天之刑(둔천지형)’과 유사한 의미이다. 之는 孔子를 가리킴.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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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德充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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魯有兀者叔山無趾,踵見仲尼。仲尼曰:「子不謹,前既犯患若是矣。雖今來,何及矣?」無趾曰:「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吾是以亡足。今吾來也,猶有尊足者存,吾是以務全之也。夫天無不覆,地無不載,吾以夫子為天地,安知夫子之猶若是也!」孔子曰:「丘則陋矣。夫子胡不入乎?請講以所聞!」無趾出。孔子曰:「弟子勉之!夫無趾,兀者也,猶務學以復補前行之惡,而況全德之人乎!」無趾語老聃曰:「孔丘之於至人,其未邪!彼何賓賓以學子為?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不知至人之以是為己桎梏邪?」老聃曰:「胡不直使彼以死生為一條,以可不可為一貫者,解其桎梏,其可乎?」無趾曰:「天刑之,安可解?」
노(魯)나라에 절름발이인 순산무지(叔山無趾)란 사람이 있었는데 중니(仲尼)를 찾아와 뵈었다.
중니가 말했다.
“그대는 이전에 행동을 삼가지 않아 이미 죄를 범해서 이 지경이 되었네. 비록 지금 나에게 와서 배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숙산무지(叔山無趾)가 말했다.
“나는 다만 세상의 일에 힘쓸 줄 몰라 내 몸을 함부로 하였으니 내가 이 때문에 발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허나 지금 내가 온 것은 아직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니 내가 이 때문에 그것을 보존하려고 애씁니다. 하늘은 덮어주지 아니함이 없으며, 땅은 실어주지 아니함이 없습니다. 나는 선생님을 하늘과 땅이라고 여겼는데 어찌 선생님이 이 같을 줄 알았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제가 생각이 얕았습니다. 선생께서는 어찌 들어오지 않으십니까? 청컨대 제가 들은 것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숙산무지가 나가고 나자 공자가 말했다.
“제자들은 힘쓸지어다! 숙산무지는 절름발이인데도 오히려 배움에 힘을 써서 다시 이전에 저지른 과오를 보완하려 하는데 하물며 덕이 온전한 사람은 어떻겠는가!”
숙산무지가 노담(老耼)에게 말했다.
“공구(孔丘)는 지인(至人)의 경지에는 아직 멀었습니다! 그는 어찌하여 자꾸만 선생에게 배우려고 하는 걸까요? 그는 또 수수께끼나 속임수 따위의 명성으로 소문나기를 바라는데, 지인은 그런 명성을 자신의 질곡(桎梏)으로 여긴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요?”
노담이 말했다.
“다만 그로 하여금 죽고 사는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며, 옳고 옳지 않은 것을 같은 이치로 여기게 하여 그 질곡(桎梏)을 풀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무지가 말했다.
“하늘이 그에게 형벌을 내렸는데,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출처] 05[장자(내편)] 第5篇 德充符(덕충부) : 05.천형(天刑)을 받은 공자(孔子)(5/9)작성자 swings81
병원에 가면 의사의 말을 잘 듣고 그대로 지켜야 병이 낫습니다. 그러나 의사가 하는 행동을 따라해서는 병이 낫질 않는다고 합니다. 의사도 사람인지라 말하는 것은 옳지만 행하는 것은 다르다는 말입니다.
천하의 공자도 실수를 합니다. 공자도 학자인지라 입으로 하는 말과 실제 행동이 달랐습니다. 말로는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라고 끊임없이 전파를 하면서도 막상 숙산무지(叔山無趾)를 만났을 때는 장애인이라고 업신여겼으니까요.
무지는 그것을 일러 공자가 하늘로부터 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무지는 공자가 받은 벌은 인간으로부터 받은 형벌보다 몇 배 더 준엄한 벌이므로 인간이 이래라 저래라 해서 고쳐질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하늘이 내리지도 않은 형벌을 스스로 자초하여 받은 형벌이 있지 않은가 살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본문 읽기>
노나라에
월형(刖刑)으로 발뒤꿈치를 베인
숙산무지(叔山無趾)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공자를 만나러 왔을 때
공자가 말을 했다.
“당신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필경은 형벌을 받아 그런 꼴이 되어 버린 것이오.
나를 찾아와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겠소”
무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비록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경솔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발을 잃는 결과를 가져오긴 했습니다.
지금 내가 찾아온 것은
발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 남아 있어,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늘은 만물을 덮지 않은 것이 없고
땅은 만물을 품지 않은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나는 선생님이 하늘과 땅처럼 품어줄 줄 알고 찾아 왔는데,
선생님께서 나를 오히려 병신이라 천대할 줄은 몰랐습니다.”
공자가 대답했다.
“내가 생각이 모자랐소. 자아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오.
내가 아는 데까지는 들려주겠소.”
무지가 뛰쳐나가 버렸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열심히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무지라는 사람은 월형을 받은 불구자인데도,
학문에 힘을 기울여 지금까지의 잘못을 보상하려 하고 있다.
너희들 또한 부족한 것이 없는 완전한 사람들이 아니다.”
무지는 노담을 찾아 가서 이렇게 말했다.
“공자란 사람은 덕을 쌓으려면 아직 멀었더군요.
그런데 어찌 제자들을 가르친다고 야단인지요.
틀림없이 아는 것이 많다는 평판을 듣고 싶겠지만
덕이 지극한 사람의 위치에서 볼 때,
그건 자기를 속박하는 질곡(桎梏)임을 모르고 있습니다.”
노담이 말했다.
“그렇게 말하지 말고 덕이 지극한 사람은 죽고 사는 것을 하나로 보고,
옳고 그른 것을 마찬가지로 안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
그 질곡에서 헤어나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무지가 말하기를,
“천형을 받은 사람을 내가 어찌 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
[출처] 장자 덕충부(德充符篇) 6. 천형(天刑)을 받은 공자(孔子)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덕충부 4 - 명성을 추구함은 자기 몸을 구속하는 것이다
노나라의 형벌로 다리가 잘린 숙산무지라는 사람이 공자를 찾아왔다.
공자가 말했다. “그대는 과거에 근신하지 않고 죄를 지어 이렇게 되어버렸다. 지금에야 나를 찾아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무지가 말했다. “저는 힘써 할 일을 알지 못하고 저의 몸을 가벼이 해왔습니다. 그래서 다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은 아직도 다리보다 귀중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온전히 지키고자 합니다.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땅은 모든 것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하늘과 땅처럼 여겼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러실 줄은 몰랐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제가 들은 것을 얘기해드리겠습니다.”
무지가 나간 뒤에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무지는 절름발이인데도 배움에 힘을 써 전날 행동의 잘못을 보충하려 하는데 하물며 온전한 몸을 가진 사람들이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느냐.”
무지가 나중에 노자에게 말했다. “공자는 아직 지인(至人)은 못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어째서 자주 선생님께 배우는 것입니까? 그는 또 특이하고 괴이한 명성이 알려지기를 바라고 있지만 지인은 그런 것은 자신을 구속하는 족쇄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노자가 말했다. “어째서 그에게 죽음과 삶을 한가지로 여기게 하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같은 것임을 깨우쳐주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그의 질곡을 풀어줄 수 있으면서도 말입니다.”
무지가 말했다. “그에 대한 하늘의 형벌인데 어찌 풀어줄 수가 있겠습니까?”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