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증언이, 모든 사실이 그를 가리키고, 마침내 자신이
신탁이 예언한 내용의 인물임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절규보다는 체념의 감정을 표현한다.
- 모든 재앙을 능가하는 재앙이 있다면
그것이 이 오이디푸스이 몫으로 주어진 것이다.
크레온
테베의 권력 순위 3위였던 크레온이 자신의 두 눈을 찌른 오이디푸스에게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잖아' 라고 하자 오이디푸스는 말한다.
- 내가 한 일이 가장 잘한 일이 아니라고
내게 가르치지도 말고 더 이상 충고하지도 말라.
테베를 떠나기로 작정한 오이디푸스에게 유일한 고민은 어린 두 딸 안티고네와 이즈메네다.
어린 두 딸이 멸시 받으며 결혼도 못하고 처녀의 몸으로 늙어갈 일을 걱정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부한다,
'너희들에게 주어진 일생은
너희들을 낳은 아비의 그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라고.
기도하라는 말은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당부이니...
비극 <오이디푸스왕>의 마지막 대사는 코러스가 한다.
코러스.
오오 조국 테바이의 시민들이여, 보시오, 저 분이 오이디푸스요.
그는 유명한 수수께끼를 풀고 권세가 당당했으니
그의 행운을 어느 시민이 선망의 눈으로 보지 않았던가.
보라, 그러한 그가 얼마나 무서운 고뇌의 풍파에 휩쓸렸는지!
그러니 우리의 두 눈이 그 마지막 날을 보고자 기다리는동안에는
필멸의 인간들은 그 누구도 행복하다고 기리지 말라
삶의 종말을 지나 고통에서 해방될 때 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