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 2(토) 봄날씨 같이 따뜻한 겨울에 대전 3대하천 탐방 제6구간 굿바이 탐방인 두계천길을 극서점~말채나무~두계1교~팥죽다리~김장생고택~두계교~무도리~원정1교~정뱅이마을~원정교 코스로 16.0km, 5시간 걸려 다녀왔다. 08:35에 서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46번 버스를 50분 정도 타고 종점에서 하차한다.
늘 있는 일이지만 달밤님이 오시면 물흐르듯 유연하게 따라만하면 어느새 온몸에 뭉친 근육이 봄눈 녹듯 스르르 풀리는 명품 체조를 해주신다.
마지막 탐방에 대한 마동님의 간단한 설명도...
극서점 표지석 설치 경위도 설명하고...
2년에 걸쳐 제작한 극서점 표지석(판) 앞에서 인증샷...
마지막인지 먹을 것도 풍부하다. 대봉을 깍아 35일만에 곶감으로 탄생시켜 60개를 가져왔다. 참석자가 29명이라 1인당 2개씩 돌아가는데 풀어놓자마자 천세가 난다.
딱 걸렸네. 다들 두개씩 집는데 어느 한 분은 세개를... 곶감을 좋아하시는 분과 무지 좋아하시는 분의 차이는 이런데서 쉽게 알 수 있다.
자연인 혹은 코리아 헌터 복장으로 짐작컨데 어느분은 방금 산속에서 산삼을 캐다 나오신 것 같다. 베낭이 듬직하여 이분만 졸졸 따라다니면 산삼 한뿌리 정도는 얻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져본다.
저멀리 보이는 송정1동 노인정의 말채나무...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이 이 곳을 떠날 때 땅에 꽂았는데, 지금까지 살고 있는 말채나무이다. 맨왼쪽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나무로, 원래 나무명은 '참빗살나무'란다. 해마다 평택에 있는 자손들이 찾아와 관리도 하고, 동네사람들에게 인사조로 금일봉을 전달하는 등 말채나무에 대한 후손들의 애정은 대단하다고 한다. 현재의 나무는 원래의 말채나무 2세이며, 평택 집성촌에는 후손들이 3세 말채나무를 채집, 마을입구에 심어 가꾸고 있다고 한다.
말채나무에 대한 설명...
많은 상상력을 떠올리게 하는 얼굴없는 벽화도 있고...
설마 얼굴없는 벽화의 주인공이 하느리님?
말채나무 벽화...
본격적인 두계천 탐방... 두계천(豆溪川)은 계룡산 쌀개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남사면으로 흐른다. 용동저수지(일명 작산저수지)에 모여 들었다가, 계룡시 신도안면 석계리, 엄사리, 금암동, 두마면 두계리를 거쳐 유성구 송정동 227번지(시경계)에서 대전광역시로 유입된다. 서구 원정동에서 용촌동까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유유히 흘러 용촌동에서 갑천에 합류된다.(마동님 글 참조)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
이름도 요상한 팥죽다리... 팥죽다리를 건너면 당연 팥죽거리... 이 동네가 예로부터 지명에 '콩 두'(豆)자가 붙어있었다. 그런데 먼 역사가 아니라, 최근현대사에 이르러 지명과 음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던 사례가 되고 있다. 신도안에 3군본부가 들어서는 사업인 일명 '620사업'이 시작되면서,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식사나 술 한잔 하러 두계리 장터로 모였었는데, 그때 상인들이 팥죽이나 팥칼국수를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장터의 팥죽이나 팥칼국수가 유명세를 탔고, 아예 지명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620사업' 시작연대가 1980년대이므로, 그 역사는 40여년에 불과하다.(마동님 글 참조)
마동님이 갑자기 깃발을 높이 쳐들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계신다. 자세히 들어보니 15대 14... 잠시후에 먹을 음식을 주문하는데, 팥죽은 15명이고 팥칼국수는 14명이란다.
팥죽을 먹으러 가는 길에 지하도도 통과해 보고...
정려각도 보고...
사계 김장생 고택도 들러보고...
내부 보수공사가 진행중인 사계 고택...
고택을 둘러보는 것은 아예 관심도 없는 듯... 양지 바르고 배경만 좋으면 자세잡고 기다리는 분도 계시고...
두 사람 곁에 또 한 사람...♪
지금부터 고택 장독대 점검 실시... "장맛이 없으면 음식맛이 없고, 음식맛이 없으면 밥맛도 없다. 밥맛이 없으면 건강도 없고, 건강이 없으면 평안(平安)도 없다" 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그 집안 장독대를 보면 가격(家格)을 알 수 있다는데, 장독대 점검 후 모두들 만족해 하시는 표정은 뭘 의미하는지...
울엄니 살아생전 하시는 말씀... 남자들이 이런데 오면 뭐(?)가 떨어지니 아니되느니라...
영당...
점심은 특식으로 이곳에서... 전화번호도 8888(팥팥팥팥)이고, 이 집은 온통 팥으로 도배를 했다.
혹시 지렁이가 지나갔나? "건강이 제1의 행복"이라는 전임 수사반장님의 명언...
승마장도 지나가고...
억새꽃의 아름다움은 혼자 피는 것이 아니라 무리를 이루는데 있고, 그 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바람이 부는데로 흔들이고 쓸리고 나부끼고 출렁이면서 하얀 꽃들의 파도를 이루는데 있었다.
억새들은 그 가늘고 긴 키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서로서로 의지해 가며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부러지거나 꺽이는 일 없이 낭창낭창한 허리로 바람결을 타며 오히려 더 환상적인 군무를 이루어냈다.(조정래의 "한강" 중에서)
위왕산을 배경으로...
쥐띠 갑장님들 사이에 왠 오투님...
건조한 날씨라 산불걱정에 애를 태우고 계신 119소방대원들...
이번에는 두계천의 좌안을 걷기 위해 횡단하는 중...
제방따라 걷는 게 싫증나면 논길도 걸어보고...
기왕 앉을라면 3:1:3 배치로 앉아야 하는디... 미인들 옆에 미남(?)...
가을이 익을대로 익어버린 누런 황금 들녁에서...
물이 심하게 휘돌아 흐르는 이 곳의 아름다움인지 지난 2003년 한국의 대표적 로맨스 영화로 평가를 받았던 손예진, 조승우 주연의 "클래식"의 촬영무대가 된 곳...
정뱅이마을 입구...
대전 3대 하천 마지막 탐방을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따뜻하고 향기 그윽한 한 잔의 커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대전의 하천을 알기 위해서, 우리 곁에 흐르고 있는 대전천, 유등천 그리고 갑천을 알기 위해서 지난 3부터 매월 한 두차례씩 쉼없이 달려 왔습니다. 봄인가 싶더니 여름이 되었고, 뙤약볕을 걷는 여름인가 싶더니 가을이 되었고, 가을 단풍에 잠시 취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엄동설한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까지 탐방에 참석해주신 총 94분의 회원님, 누적 참석 232분의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함께한 시간 정말 행복했습니다.
글 : 대전둘레산길잇기 산따라물따라
첫댓글 3대하천탐방 참가로 느림의 미학과
성장보다는 성숙을 배웠습니다
시민들의 힐링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2018년에도 대전둘레산길잇기와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잘보고 잘읽었습니다
저두 예전에 한번 동행한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평일과 연휴때도 시간을 못내서 참 많이 부럽습니다
새해에 건강하셔요